조에를 위한 꽃
안토니아 케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책방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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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22살이 된 안토니아 케르라는 여성은 프랑스문단에 파란처럼 등장하여 이 책 <조에를 위한

꽃>으로 등단합니다. 사실 14살때 읽은 로맹 가리의 <이 한계 너머에서 당신의 티켓은 더 이상

유효하지않다>란 작품을 읽고 글을 쓰고싶은 욕망이 생겼다고 하고 이 작품또한 4년간의 탈고를

거쳐 탄생했다고해서 내심 호기심이 발동하더군요.언론에서 아멜리 노통브, 필립 로스, 나보코프,

우디 앨런 등 거장 문학가들의 오마주라는 평이 했다는 <조에를 위한 꽃>은 그러니까 정말

안 읽을 수가 없게 만들더라구요. 아, 제가 귀가 얇은가요? ^^

 

이 책 <조에를 위한 꽃> 소개를 보았을때 엄청난 나이차를 초월한 사랑이라고 해서 저는

마그리트 뒤라스를 떠올렸습니다. 기억하시죠? <연인>을 쓴 프랑스 여류소설가요.

실제로 그녀는 사랑지상주의자였는데 이제 더이상 사랑할수 없다고 느끼던 64살에 

40살이나 어린 청년과 사랑에 빠지잖아요. 저는 이 책의 첫장을 넘길

때부터 뒤라스여사의 사랑스토리와 비교하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
그렇다면 안토니아 케르의 <조에를 위한 꽃>은 실제보다 더욱 소설같을까요?????

 

이 대체적인 내용을 살짝 귀뜸하자면 이렇습니다.

금융계에서 여유있게 살던 바람둥이가 30년간 살던 (결혼식은 하지않았지만 애도 함꼐 낳은) 부인이

그의 바람에 질력이 나서 다른 남자에게 떠나자 환갑을 맞이할 즈음 은퇴를 맞이한 뉴욕의 남자.

그리고 22살의 매끈하고 자유뷴방한 바하마-쿠바혈통의 아가씨와 사랑에 빠지면서 외롭고 견디고

먼저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고 그녀의 고양이를 미워하고 질투하고 견뎌야하는 심정을 술회하는데

이게 정말로  인생이 기어코 우리의 뒷덜미를 붙잡는 거죠. 그남자는 요양원에서 우아하게 살려고

했는데 어찌했든 그 남자의 말년의 인생에서 조에란 2200년의 새로운 마리아같은 여신은 없었으니까요.

 

철저히 로드무비 형태를 띄고 있는 이 책 <조에를 위한 꽃>은 그다지 한국사람 정서에는 친절하지

않은 듯합니다. 프랑스소설을 기대한 독자들에게는 끝까지 미국에서 캐나다까지의 여정을 쫒는

미국남자와 살사를 좋아하는 쿠바여자라니요. 게다가 '아스파탐이 든 디카인 커피'나 '임스체어'를

구지 디테일하게 등장시키는 그녀는 역시 센스있는 22살 신세대의 트렌디한 여류작가가 맞아요.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60살 남자의 1인칭 싯점으로 이 여행스토리를 끌고갔다는게 신기한 모양인데

저는 그녀의 문체가 문제인지 아님 번역가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읽는 내내 불편하고

그다지 톡쏘는 관능이나 속도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슬픕니다.

 

게다가 저는 존존과의 여정길에 펄떡거리는 정어리부분에서 캐딜락이 골짜기로 들어섰는데

왜 지붕을 뚫는지 이해를 못하고 혼자서 미아가 되어버렸답니다.

 

아, 36페이지에 이런 문장이 나와요. "그 때 살아있는 참치 한 마리가  보닛위에 떨어졌고,

새 자체가 볼링공만한 크기로 함몰되었다"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제가 보기에는 

"그때 살아있는 참치 한 마리가 보닛위에 떨어졌고, 차 지붕 자체가 볼링공만한 크기로

함몰되었다"가 아닌지 살짝 물어보고싶은데..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그리고 67페이지에 '뒝벌'을 먹고 죽은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단어도 만약에

bumble bee를 번역한 거라면 고어가 아닌 '우수리뒤영별'이라는 새로운 이쁜 말로 바꾸었으면

더 좋지않았을까 싶어요.

 

재미있던 부분은 매번 나이먹어 더이상 발기가 안된다고 어쩔줄 모르는 주인공의 얘기가

반복되는데 요즘 60살이면 그다지 늙지않은게 아닌가 싶어요. 아, 뉴욕사람들은 그런가요?

그리고 남자주인공이 사귀었던 '리'라는 한국여자의 등장도 저에게는 재미있었어요.

 

욕망을 위해 만들어진, 팬티를 안입는, 그러나 동물을 사랑하는 22살 '조에'는

과거의 애인들을 상상하면 속이 상한지 아무와도 애인을 공유하고싶지않다고

울던데... 과연 남자를 사랑한 걸까요? 아니, 사랑의 의미는 아는 걸까요?  

주인공은 조에를 위하여 어떤 꽃을 준비한 것일까요?

 

또 떠오르더라구요.

뒤라스여사의 애인이었던 얀 안드레아는 그녀가 83세로 죽을때까지 그녀를 존경하고

정신적인 유대감을 지속하고 40살이라는 간극을 극복하는 육체적인 사랑까지도 아주

디테일하게 그려냈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무언가 파다가 만듯한 아쉬움이..

다시한번 얀 안드레아의 자서전을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싱겁지만 덧붙여서 제가 이 책 <조에를 위한 꽃>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은

'레나토'였다고 살짝 고백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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