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1
권지예 지음 / 민음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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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의 <유혹>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맛있는 섹스는 있어도, 맛있는 사랑은 없다. 사랑이 허기라면, 섹스는 일종의 음식이다.'

 

첫문장만 접해도 그녀가 얼마나 작정을 하고 유혹의 종결자 캐릭터를 만들어내려고 했는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홍보문구는 이 욕망의 정글이란 자본주의사회에서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한 성공과 복수의 아마조네스 여자를 그린다고 당당히 선언했으니까요.

 

사실 요즘의 한국문학은 이상하게도 루저들의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코믹하고 씁쓸하지만 아주

쿨하게 발랄한 캐릭터들의 퍼레이드인데 그녀는 대놓고 성공한 미모의 여성의 속물적 욕망이란

키워드를 선택했더군요.

 

읽을 수록 날카로운 스토리보다 자주 나오는 성묘사에 난처했던 나는 권지예작가가 진짜로

대중소설을 표방했구나 백기를 들었다. 그동안 역사소설이든 판타지, 추리물등 그동안

대중문학이나 하위장르로 평가돼왔던 작품들이 대거 순문학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적극적으로 퓨전화되어 합체현상을 보였기에 이제 누구도 대중문학과 본격문학의 경계를

가르면 촌스러운 사회가 도래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이상문학상과 동인문학상을

받은 작가라 할지라도 욕먹을 필요가 없지요.

 

오유미란 여자는 미술관련 강의도 하고 미술관에서 일도 하고 자신이 ' 맛있는' 여자라는 걸 아는

주인공이다. 실제는 안그럴수 있도 있지만 나는 한떄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던 신*아씨가 떠올랐다.

자서전이 잘 팔렸다는 그녀는 현재 모하고 있으려나..

 

하여간 오유미라는 인텔리 성공녀는 출세를 위해 방송국피디와 분기별로 날짜를 정해 감정은 없으나

멋진 섹스봉사를 하고 늙은 노교수에게는 애잔한 박애주의로 구강봉사를 하며, 친구의 남편과는

오래된 불륜관계를 유지하며 여왕대접을 받습니다.

 

권지예작가는 <유혹>이라는 작품을 통해 진짜 문학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지적 허세주의와 성에 대한 이중성 등 속물사회에 노골적으로 "욕먹을 각오로 대중소설의

끝을 보여주겠다"로 인터뷰를 했던데  이런 묘사들이 '정직한 응시'가 맞는 것인지

저로써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아직 1권만 읽은 상태이고 이 책은 3권까지 나왔으나 4,5권까지 출판할 계획이라고 하니

섣부른 판단은 금물일 것입니다. <유혹>이 새로운 여성상을 만들어내고, 욕망에 쩔은

인간군상들에게 변명꺼리를 만들어주고, 많은 족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공감을

얻는 다면 <유혹>이란 작품에는 분명 이 가지가지하는 정부와 스캔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문학적이고도 시대적인 성취’가 있으리라 생각도 됩니다.

 

정말 권지예작가가 말하는대로 이 소설<유혹>이 "순수소설이 얼마나 순수해질 수

있을까, 나 혼자 순수해져 봤자 뭐하냐 싶은."그런 의도로 바닥을 쳐보자고 작정을 했다면

꼭 성공해서 돈도 많이 버시고 여성의 정체성에 대해 좀 더 날카롭게 다가가길 바래봅니다.

그녀의 통속드라마같은 스토리의 (일상적이지도 않고 70년대식 유머를 섞은듯 유치한

대화투는 정말 참기 힘들었지요) 대중소설이 문학을 새롭게 되새김질하는 계기로도

작용하길 소박한 마음으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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