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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혼비의 노래(들) - 닉 혼비 에세이
닉 혼비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저는 PC통신시절부터 영화동호회 시삽을 했었고 영화에 대해서는 잡식성인데다가 매니아라서 한때는 "걸어다니는 영화사전"이라는 별명을 달고 살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관심사가 문화전반에까지 확장되고 덕후로써의 에티튜드를 많이 벗어났지만요.
그런 영화광일지라도 영화를 두세번 반복해 보는 일이 없던 제게 애특한 영화 하나를 꼽는다면.. 그래도 마치 소울푸드처럼 나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애장영화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라는 영화입니다. 아마 대여섯번은 본 듯 해요. 보고나면 까짓거~ 하면서 피식 웃으며 삶이 유쾌해지고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고 햇살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는 점. 그래서 저는 그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닉혼비와 주인공인 존 쿠삭을 많이도 짝사랑했던거 같습니다.
고로 저는 <닉 혼비의 노래들>을 주저없이 선택했고, <닉 혼비의 노래들>이 도착하자마자 마치 마라토너에게 주어진 단 한병의 시우너한 생수마냥 콸콸 단숨에 <닉 혼비의 노래들>을 읽어내려갔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닉 혼비의 작품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피버 피치>,<하이 피델리티(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날 미치게 하는 남자> 모두 음악과 축구등에 흠모와 존경을 마구마구 발산하는 그 '덕후심'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덕후심'이란 걸 독자들이 너무 과잉으로 받아들이거나 찌질하게 느끼거나 결핍되지않게,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하도록 적절한 안배를 해서 버무린다는 점이 꽤 쫄깃쫄깃한 매력이지요.
저는 <닉 혼비의 노래들>에 대한 소개를 읽으면서 이미 <닉 혼비의 노래들>이 내손에 쥐어지면 어떤 방식으로 읽을지 주먹 불끈 쥐고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우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골 음악감상실(이라고 쓰고 신청곡 잘 틀어주는 술집이라 읽습니다.^^)에 이 <닉 혼비의 노래들>을 들고가 탁월한 이야기꾼, 혼비가 소개하는 노래마다 다 신청해서 들으면서 그의 자랑을 들어주리라고 말이죠. 실제로 <닉 혼비의 노래들>에서 소개하는 모든 노래들을 아주 질좋은 스피커가 있는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읽어내려갔으니 저는 결심한대로 실천한 거겠죠?
무엇보다도 노래 한곡한곡에 얽힌 닉 혼비의 스토리와 헌정사는 어찌나 유쾌하던지 정말 깔깔 웃으면서 즐겁게 <닉 혼비의 노래들>을 읽다보니 어느덧 마지막장이더군요.T.T
<닉 혼비의 노래들>에서 그의 익살과 지성, 풍부한 감성을 만나고 노래 한곡한곡을 관통하는 그의 정체성과 기쁨과 고민.통찰들을 엿보다보면 여러분도 어쩔 수 없이 두손 두발 다 들고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아, 유쾌하게 즐겁게 읽었던 맘을 진정하는 의미에서 닉 혼비가 <닉 혼비의 노래들>에서 섹스할 때 BGM으로 강추(?)했던 산타나의 Samba Pa Ti 같이 한번 들어볼까요? (친절한 퍼플씨^^)
책장을 덮으면서 닉 혼비가 고른 음악들이 컴피레이션 시디로 나오면 참 좋겠다는 작은 바램이 욕심처럼 생기더군요. 진심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