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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좋아 - 요코씨의 기타가루이자와 일기, 제3회 고바야시 히데오상 수상작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사노 요코의 <백만 번 산 고양이>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어.... 하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그 책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어했던 걸까.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후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읽게 된 사노 요코의 수필들은 잔잔한 위로가 된다.
오래 기다리던 그녀의 수필집이 나왔다. 천천히 아껴 읽고 싶었다. 전의 책들과 다름 없는 내용이지만 아마 그건 그녀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거다. 한 사람의 삶이 이리저리 변주되어 원래의 그녀와 다른 모습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그냥 재미삼아 읽기에는 그녀의 노년은 삶에서 앞으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준비를 하게 한다.
예를 들면, 친구.
그녀는 혼자 살지만 늘 이야기를 나누고, 하루하루를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 서로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누기도 하고 고민을 들어주거나 헉.. 하면서 잠시 흉을 보기도 한다. 응, 그래. 친구가 필요하구나.
그녀가 대단히 요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명심해 둔다. 스스로를 위해 요리하는 것. 책 속의 삼계탕 설명은 조금, 아니 많이 이상했다. 삼계탕을 하루 종일 고는 것은 아니라고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는데 이미 그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걸 곧 생각해 내었다.
또 집.
요즘 들어 나는 나의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집,도 집이지만 오롯이 나. 내가 지내는 공간 말이다. 아이의 학교나 직장 때문에 고르게 된 동네 말고 내가 정말 원하는 장소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사노 요코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어디서 살지, 나의 공간은 어떤 물건으로 채울지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삶을 대하는 태도.
사랑하되 연연하지 말 것. 무서운 것은 무섭다고 말할 것. 사노 요코의 즐거운 책. 모양 빠지지 않게 사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