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차이
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김재희 옮김 / 이프(if)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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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 슈바르처의 <<아주 작은 차이>>를 다 읽었다. 대체로 그 책에 나오는 70년대 독일 여성들의 고통은 헤어나올 수 없는 가사, 육아 노동과 남편에게 언제나 '대줘야' 하는, 그러나 자신은 단 한번도 만족하지 못한 성적 봉사에 기인했다. 그로 인해 멀쩡한 가정에서 호사를 누리는 듯이 보이는 여성들도 스스로를 노예나 창녀로 인식하곤 했다.

여성문제를 파고들다 보니 어느덧 '성해방'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허나 이 주제에 대해서는... 내가 몸담은 개신교계에서는 대체로 함구하거나 회피하는 편이다. 여성 문제를 지적하는 분들도 '몸'에 대한 담론을 풀어가지만 일상적으로 겪는 성관계에서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려한다.

알리스 슈바이처는 자신의 책에서 킨제이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질 오르가즘 vs.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의 문제를 거론한다. 결론적으로 질 오르가즘 집착은 남성의 성욕구 충동에 한정될 뿐 여성은 후자를 통해서도 충분히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레알' 여성이 아닌 관계로 더 깊이 다루지 않더라도 성관계 안에서도 남성은 자신의 욕구를 항상 해결하는데 반해 여성은 가정에서도 성적 욕구를 억압받고 강요당하여 남편에게 성적인 '봉사'를 해야했다고 언급한 경우가 많았다. (사례들은 가사노동과 남편 음주폭력과 동반되곤 했다)

성적인 부분, 즉 가정안 섹스의 역학 관계를 규명하기어려운 이유는 자신의 배우자와의 침실을 공론장으로 끌어내야하기 때문이다. 부담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으나 바로 그런 이유로 가정안에서의 여성의 성은 은밀하게 억압받고 강요받고 왜곡되는 현실이 지속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자주 느끼는 건데, 남성은 여성문제에 관해 배워야 할 부분이 참 많은 것 같다. 일상 가운데에서 폐쇄적인 이런 성문제를 어떻게 담론화 시킬 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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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의 시대 - 강준만이 전하는 대한민국 멘토들의 이야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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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의 '멘토의 시대'를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해 '멘토'에 관한 책은 아니다. 강교수는 이 책을 통해 지금 한국의 진보세력에게 하고픈 말을, 몇몇 멘토로 각광받는 이들을 지명하여 그들의 명과 암을 통해 드러내고 싶은 듯 하다.

강준만 교수는 이 책의 서문에서 "개혁과 진보를 외치는 것 같은 몇몇 열혈 네티즌은 [강남좌파]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책이라고 비난하는 수고를 해 주셨다. 인물과사상에 실린 '박원순 현상의 명과 암'이라는 글에 대해서도 그런 수고를 아끼지 않은 네티즌이 많았다... 이 사건은 한국 정치가 갈수록 종교화돼 간다는 내 생각을 재확인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한다.
 
결국 이 책은 대중으로 하여금 진보 진영에 대한 비판적 지지, 내지는 냉정하고도 자성적인 판단을 촉구하려는 목적성을 가지고서 멘토로 치부할 만한 몇몇 진보적 인물들을 해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런 이유로 아마 이 책을 읽고 또 상당수의 사람들은 강교수의 '변절'에 실망감을 갖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강준만 교수는 자신이 처음부터 진영에 상관없이 그들의 명암을 드러내는 일을 자처해왔고 그로 인해 비판도 많이 받아왔다고 고백하지만, 내 생각에 그의 억울한 마음의 초점이 약간은 빗나가지 않았나 싶다. 사실 박원순 시장의 당선에는 나꼼수의 영향력이 있었듯,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의 일등공신은 강준만과 그의 [인물과사상]이지 않았던가.
 
강준만 교수는, 현재로서는 그런 평가로부터 벗어나길 바라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타부시 되어온 실명 비판과 양비론 비판의 효시라 할 만 하다. 특히 그는 정치에 관한 한 '도토리 키재기'가 필요하고 조금이라도 나은 놈을 골라 그를 지지하는 꼼꼼한 수고가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그 과정에서 그는 진보진영에 강한 자신의 스탠스를 유지해왔다. 그가 한국논단이나 김대중, 조갑제 같은 언론과 언론인의 진상 짓거리들을 촘촘하게 비판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진보진영 논객들이 함께 참여한 '안티조선 운동'으로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의 강준만 교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강 교수는 진보정치에 실망하고 특히 민주당에서 열우당 창당 시기에 논쟁을 하다가 정치 이슈에 대해 절필을 선언한다. 문제는 그 지점에서 그는 언로를 스스로 닫았고 그 후로 심경의 변화 내지는 -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 지평의 확장이 일어났겠지만, 그 부분이 사실상 크게 대중이나 논객들에게 각인되지는 못한 느낌이다.
 
결국 이후로 나오는 [인물과사상] 기고글들이나 [강남좌파], 이번에 출간된 [멘토의 시대]에서 취하는 그의 정치적 스탠스는 그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느끼기에 왠지 낯설고 불편한 것이 되고 있다. 강 교수는 또다시 네티즌들이 그런 불편함을 표하는 것이 불편한 악순환을 돈다.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만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멘토라고 생각하는 '강준만'의 변화에 나도 적응하지 못해 작년 초인가..한동안 그의 기고글이나 관련 기사들을 매의 눈으로 열심히 찾아서 읽어대던 기억이 난다. 그의 궤적을 훑어간 지금은 그를 이해한다. 여전히 동의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지만 대체로 그의 지적에 공감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번 책도 나는 귀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진영 구획'을 여전히 좋아할 지는 모르겠으나 진보 진영에서 여전히 그는 귀한 존재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덧글)
강준만 교수의 책을 보면서 든 생각2. 우리나라 중도진보는 노빠를 중심으로 분열된 것 같다. 문제는 노무현 전대통령 사후에 정서적으로는 국민 모두가 노빠가 되어 그 정치적 입장조차 비판할 수 없게 된 점. 둘째는 노무현을 아끼는 정서가 노무현의 세력에게는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
전자는 정치사적으로 어려운 부분이고 후자는 당장 대선에서 어려운 부분이다. 후자는 통진당 사태로 대선직전까지
장기적인 카오스 상태가 지속될 듯 하지만 전자라도 어서 빨리 노대통령을 끼고서도 합리적인 논쟁이 가능한 지점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무학의, 아니 독학의 진단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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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김용진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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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릭스 한국 관련 문건들 공개되었으나 아직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이라도 읽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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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콜트레인 - 재즈, 인종 차별, 그리고 저항
마틴 스미스 지음, 서찬석.이병준 옮김 / 책갈피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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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물을 다룰 때 그 사람의 내면의 고뇌, 즉 개인사를 넘어 시대를 조명하고 그 흐름속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가진 책이 좋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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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
에이브러햄 J. 트워스키 지음, 최한림 옮김, 찰스 M.슐츠 그림 / 미래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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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피너츠를 좋아한다면 이책을 반드시 읽는 게 좋겠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통해 우리의 어리석은 행동을 돌아보고 유쾌한 방법으로 변화를 권한다. 읽는 내내 찰리브라운 덕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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