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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줄리아 와니에 지음,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3월
평점 :
내가 그림책에 관심 갖게 된 것은 아이들 때문이었다. 많고 많은 그림책 중에서 아이에게 읽어줄 만한 것을 고르기 위해 그림책을 읽었다. 그때는 그림책을 그저 아이들 책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아이들은 다 커버렸지만 이제 나는 나를 위해 그림책을 읽는다.
그림책은 무엇보다도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이 책도 그렇다. 짧은 이야기와 수채물감으로 쓱쓱 그린 듯한 원색의 그림들. 그림은 단지 글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도 아름답고 글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들쥐, 산토끼, 여우원숭이가 길을 나선다. 세 친구는 어느 집에 도착한다. 땅에 반쯤 묻힌 물건 하나를 발견해 온 힘을 다해 잡아당긴다. 열쇠다. 세 친구는 열쇠를 들고 걸어간다. 열쇠는 문을 여는 데 쓰이니까, 당연히 세 친구는 열쇠를 들고 자물쇠 구멍을 넣고 돌린다. 문을 여니 무엇이 나타날까?
이 책은 어린 자녀를 무릎에 앉혀놓고 함께 읽거나, 옹기종기 앉은 아이들에게 천천히, 시를 읽듯 멈춰가며 읽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고 짧아서 스토리에 치중해 빨리 읽어버리면 너무 허무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을 집중하여 본다면, 빨리 책장을 넘기지 않고 다음에 일어날 일을, 장면을 상상하며 읽는다면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배가 될 것 같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어떻게 됐을까?’ ‘무엇이 나타났을까?’라고 물어보고, 아이들의 창의적인 답변을 듣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찾는 부모님들과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을 책을 고르는 선생님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