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용기를 내, 비닐장갑! ㅣ 그림책이 참 좋아 75
유설화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4월
평점 :
내가 처음 본 유설화 작가님의 그림책은 ‘슈퍼거북’이었다. 토끼와 거북의 뒷 이야기를 통해 '나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그림체가 귀엽고 섬세하고 따뜻해서 기억에 남았다. 이번 그림책의 제목은 ‘용기를 내, 비닐장갑’이다. 장갑 초등학교에 다니는 비닐장갑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교실에 다양한 아이들이 있는 것처럼 장갑 초등학교에는 고무장갑, 야구글러브, 털장갑 등 다양한 장갑이 나온다. (최근에 3학년 과학 2단원 물질의 성질, ‘서로 다른 물질로 만든 장갑’을 수업했는데 이 그림책을 미리 만났더라면 아이들에게 동기유발이나 학습정리로 읽어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갑초등학교는 한 학기에 한 번 별빛캠프를 가는데 비닐장갑은 바람에 날려 갈까 봐, 불이 날까 봐 걱정을 한다. (학급에 보면 이렇게 걱정이 많고 불안이 높은 아이들이 있는데 이걸 읽으며 공감할 것 같다.) 이야기가 예상대로 흘러가는 점은 좀 아쉬웠지만 (어떻게 보면 이야기의 원형을 따른 것이기도 하다. 어려움을 만난 아이가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는 옛이야기의 원형으로 아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기도 하니까.) 이야기의 결말은 나름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림책의 뒷부분, 어두운 밤에 빛나는 노란 색감은 그림책을 읽으며 조마조마했던 아이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위로하면서 안도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나는 무엇보다도 주인공을 많고 많은 장갑 중 ‘비닐장갑’으로 설정한 것이 좋았다. 비닐장갑은 1회용으로 많이 쓰인다. 너무 얇아 다시 사용할 수도 없고, 한번 사용하면 버려지는, 어떻게 보면 쓸모가 많지 않은 장갑이다. 그런 비닐장갑이, 더군다나 걱정과 불안이 많던 비닐장갑이 어려움을 딛고 친구들을 구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것이다. 이런 비닐장갑도 할 수 있는데 나라고 못하겠어? 그림책을 덮으며 우리 꼬마 친구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