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diohead - Pablo Honey
라디오헤드 (Radiohead) 노래 / 워너뮤직(팔로폰) / 199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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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라디오헤드를 ‘벼락스타’로 만들어준 데뷔앨범. 너바나 풍의 음산한 얼터너티브 록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사실은 강렬한 펑크 록에 기반을 둔 음반이다. 특히 ‘Anyone Can Play Guitar’에서 ‘누구나 기타를 칠 수 있다’라는 제목은 펑크의 ‘D.I.Y.(Do IT Yourself)’ 이념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라디오헤드는 세상에 대해 불만을 토해내고자 하는 욕망은 없다. 단지 자학과 자기모멸을 통해 스스로 파괴할 뿐이다.

이 앨범에서 특징적으로 쓰이는 직선적인 기타 배킹과 거칠고 노이지한 사운드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나 초창기 시절의 유투, 더 나아가 핑크 플로이드의 영향을 느끼게 한다. ‘Stop Whispering’, ‘Ripcord’, ‘Thinking About You’, ‘Prove Yourself’, ‘I Can’t’ 등을 통해 애처로운 톰 요컬의 보컬, 애수를 자아내는 멜로디, 어쿠스틱과 그런지, 펑크를 오가는 라디오헤드의 신선한 매력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범세계적 히트를 기록한 ‘Creep’는 단연 최고의 트랙이다. 패배적이고 절망적인 메시지와 무거운 사운드, 그리고 너무나 매혹적인 훅까지 겸비한 ‘Creep’은 당시 젊은이들의 불안한 내면을 완전히 헤집어 놓았다. 그 단 한 곡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는 작품. 하지만 아직 그들은 보여줄 게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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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Sacred Love
스팅 (Sting) 노래 / A&M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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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앞둔 1999년 스팅은 [Mercury Falling](1996)에 이은 3년 만의 새 앨범 [Brand New Day]를 발표했다. 그는 그룹 폴리스(Police) 해산 이후 자신이 추구해온 음악의 완성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Brand New Day]를 월드뮤직으로 장식했다. 아프리카 음악, 미국의 컨트리 음악, 라틴 음악, 재즈, 힙 합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지만 스팅이 ‘새로운 날’로 명명한 궁극의 지향점은 바로 월드뮤직이었다.

1985년 발표한 앨범 [The Dream Of The Blue Turtles]에서 이미 월드뮤직의 대중화를 선도했던 스팅은 [Mercury Falling](1996)을 거쳐 [Brand New Day]에서는 본격적으로 월드뮤직을 설파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끈 월드뮤직과의 만남은 알제리어와 영어가 차례로 흘러나오며 이국적 정취가 강하게 풍기는 ‘Desert Rose’였다. 알제리계 프랑스인인 라임 뮤직(rhyme music) 가수 셰브 마비(Cheb Mami)와 함께 부른 ‘Desert Rose’는 스팅의 고급스런 팝 센스와 중동 풍의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보사노바 넘버 ‘Big Lie Small World’와 프랑스 여가수 스테이(Ste Strausz)의 랩이 이색적인 트랙 ‘Perfect Love Gone Wrong’ 등도 눈길을 끌었다.

이후 스팅의 월드뮤직 사랑은 더 깊어졌다. 200년에는 세네갈 가수 유수 은두르의 앨범 [From Village To Town]에서 ‘Don't Walk Away’라는 곡을 듀엣으로 부르기도 했으며 최근 내놓은 ‘사랑’에 관한 정규 7번째 앨범 [Sacred Love]에서도 월드뮤직에 대한 애정의 뜻을 분명히 했다.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비센테 아미고(Vicente Amigo)의 근사한 연주와 아프리카 리듬, 인도 풍의 멜로디 등이 포함된 ‘Send Your Love’, 전설적인 시타르 연주자 라비 샹카르의 딸인 아누시카 샹카르와 협연한 ‘The Book Of Life’ 등이 그 예. 

애초에 스팅은 재즈 뮤지션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그룹 폴리스를 결성한 뒤 펑크와 뉴 웨이브 음악을 선보인 스팅은 솔로로 독립한 후에는 여러 재즈 뮤지션들을 기용하면서 다시 재즈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 후 스팅은 팝과 재즈 그리고 월드뮤직 사이를 오가는 장르 간 줄타기를 행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사실 폴리스 시절을 포함해 스팅은 계속해서 리듬에 관심을 보였고 리듬을 분할하며 재배치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리듬악기인 베이스 주자로서 그가 리듬에 집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며, 때문에 록 음악의 원류이자 리듬의 보고인 아프리카 음악에 점점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역시 당연한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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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zona Dream - O.S.T.
Various Artists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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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가운데 나무 위에 물고기가 걸려있는 포스터 만큼이나 사람들의 초현실적인 만남을 그린 영화 [아리조나 드림]. [집시의 시간], [언더그라운드] 등을 연출한 유고 슬라비아(현 보스니아)의 명감독 에밀 쿠스트리차의 작품이다. 사라예보에서 태어난 에밀 쿠스트리차는 떠들썩한 집시들의 음악과 축제, 자주 등장하는 동물, 마술주의라는 요소로 특징 지워지는 독특한 영화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영화는 그로서는 최초로 조니 뎁 같은 할리우드 배우를 기용해 만든 영화지만 할리우드에 물들지 않고 자신만의 색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중간중간에 커다란 물고기가 도시와 사막을 헤엄쳐다니는 현대미술의 한 폭 같은 장면이 근사하다.

그러나 그런 회화적인 영상 못지 않게 [아리조나 드림]이 마니아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게 된 이유는 바로 너무나도 몽환적인 영화음악 때문이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맡은 이는 에밀 쿠스트리차의 친구이자 음악 동료인 고란 브레고비치. 사라예보에서 태어나 ‘유고 슬라비아의 비틀즈’라 불렸던 록 밴드 비옐로 두그메(Bijelo Dugme)를 이끌기도 했던 그는 종교성과 발칸 반도의 지역성을 함께 느끼게 만드는 강렬한 음악을 쓴 인물이다. 유고의 민속음악을 재즈와 탱고 등과 접목시켜 새로운 월드뮤직으로 승화시킨 당사자이기도 하다. 

[집시의 시간](1989), [언더그라운드](1995) 등 쿠스트리차의 영화음악을 전담한 브레고비치는 동유럽의 집시 음악과 ‘쿵짝쿵짝’ 국내 트로트가 연상되는 유고의 민속음악, 그리고 ‘록계의 거물’이자 ‘펑크의 대부’인 이기 팝의 사운드를 이 사운드트랙에서 환상적으로 버무려놓았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극장 개봉을 하지 않았으나 영화 음악이 담긴 사운드트랙이 마니아들의 수집 대상이 될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다. 

MBC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에 삽입되어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이기 팝의 ‘In The Deathcar’나 이기 팝 특유의 건조한 보컬과 동유럽 집시들의 민속 코러스가 멋진 조화를 이루는 'TV Screen', 고란 브레고비치의 록 사랑이 담겨있는 'Get The Money' 등에서 브레고비치가 이기 팝을 초빙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한편 ‘Dreams’나 ‘Old Home Movie’ 같은  브레고비치의 스코어에서는 장엄함과 함께 가슴 뭉클한 감동이 밀려온다. [아리조나 드림] 사운드트랙은 이기 팝의 록 정신과 고란 브레고비치의 유고 민족 특유의 감성이 버무려진 인종과 음악 퓨전의 결정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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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eter Gabriel - So (Remastered)
Virgin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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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부터 1975년까지 아트 록 그룹 제네시스(Genesis)의 싱어로 활동했던 피터 가브리엘은 1986년 솔로 명반 [So]를 내놓았다. 5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대중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이 음반에는 영미차트 동반 1위곡 ‘Sledgehammer’를 비롯해, ‘In Your Eyes’(26위), ‘Big Time’(8위), 여가수 케이트 부시(Kate Bush)와의 듀엣곡 ‘Don't Give Up’(72위) 등의 명곡들이 담겨있었다.  

그 중에서 비록 차트에는 오르지 않았으나 귀를 쫑긋하고 주목해야 할 수록곡이 하나 있었으니 그 곡이 바로 ‘In Your Eyes’다. 이 곡은 피터 가브리엘이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의 음악가 유수 은두르와 함께 듀엣으로 부른 노래로, 유수 운두르를 아프리카 출신의 음악가 중 최고의 국제적 스타로 이끌게 된 곡이다. 동시에 운두르의 아프리카 산 월드뮤직을 국제적으로 알리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곡이기도 하다.  

피터 가브리엘은 [So] 앨범을 내놓기 앞서 1982년부터 '음악예술과 무용의 세계'(WOMAD)라는 페스티벌을 조직하면서 영미음악을 넘어 제3세계 음악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피지배'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고, 그 관심은 그를 월드뮤직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가브리엘의 유명한 곡 'Biko’는 아파르트헤이드 시절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젊은 흑인 운동가로서 1977년 기관원들에 의해 수사 받는 도중 잔인하게 살해당한 스티븐 비코를 노래한 곡으로, 실제 남아프리카 공화국 현지 음악인과 함께 레코딩했다.  

그리고 얼마 후 피터 가브리엘은 폴 사이먼(Paul Simon)의 [Graceland]에 참여했던 유수 은두르를 주목하게 됐고 곧 그를 자신의 앨범에 초빙했다. 그 결과물로 ‘In Your Eyes’라는 합작품이 나왔으며, 은두르는 또 ‘Shaking The Tree’를 가브리엘과 함께 공동으로 작곡했다. 궁극적으로 이 앨범을 계기로 피터 가브리엘은 폴 사이먼, 데이비드 번(David Byrne)과 함께 아프리카와 남미, 그리고 아시아의 전통음악을 서방인들에게 널리 알린 인물로 기록되었다.

한편 유수 은두르는 이후 1988년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에서 개최한 세계 순회공연에 공동 헤드라이너로 참여하는 등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개최된 대중음악의 여러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했던 유일한 아프리카 음악가가 되었다. 영미권 뮤지션들과의 파트너십은 세계적으로 히트를 기록한 네네 체리(Neneh Cherry)와 듀엣 곡 ‘7 Seconds’를 담은 1994년 앨범 [The Guide] 등으로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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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Buddha-Bar VIII (By Sam Popat) - [2CD Special Hard-Paper Box]
WAGRAM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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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첫 음반이 나온 뒤로 유럽에서만 100만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는 라운지 음악의 정수 [부다 바] 시리즈의 8번째 앨범이자 가장 최신작. 동양 음악과 서양 음악의 조화가 이루어진 음반이다. 디제이 하방과 다비드 비장에게 바통을 이어 받아 이번 작품에는 인도계 미국인이자 부다 바 뉴욕에서 디제이로 활약하는 샘 포패트(Sam Popat)가 처음으로 음반을 맡아 부다 바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샘 포패트가 직접 솜씨를 발휘한 Dil Mera, 벨라도나(Belladonna)의 Ebatule 등 두 장의 CD에 모두 30곡이 담겼다.

참여한 아티스트 이름만 봐도 동양적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리고 음악을 들어도 그 예상은 어긋남이 없다. 아시아 민속 음악이 유럽을 거쳐 다시 유럽의 사운드를 품고 아시아로 고향으로, 부처님 품으로 돌아왔다. 음악은 인생처럼 순환하고 불교의 윤회사상처럼 부다 바의 음악도 돌고 돈다. 아랍과 유럽, 아프리카를 걸쳐 아시아에 이르러 갖가지 소리를 한 데 모아서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것이 [부다 바]의 음악정신이다.

단 한가지 치명적인 약점은 수입이라 음반이 상당히 비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보스족이나 유목민이 되길 원하는 사람들은 기꺼이 그 비싼 돈을 주고 음반을 구입한다. 아니면 더 나아가 그 화려하고 비싼 부다 바 레스토랑에 직접 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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