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onna - Sexual Life - 울지마, 울지마, 울지마
앤드루 모튼 지음, 유소영 옮김 / 나무와숲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Express Yourself”

‘기존의 인습에 치열하게 도전한 전사’라는 호평도 있고 ‘성적 매력을 사업적으로 활용한 창녀’라는 악평도 있지만 마돈나는 누가 뭐래도 이 시대의 대중적 우상이다. 비틀즈, 엘비스 프레슬리보다 더 많은 차트 1위 곡과 열여섯 편의 영화 출연, 앨범 15장, 다섯 번의 세계 투어, 통산 1억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 방 하나를 꽉 채우고도 남을 골드 레코드와 플래티넘 레코드, 그래미상, 골든글로브상... 오늘날 수많은 학자들이 그 물질적인 여자를 분석한다. 노래뿐 아니라 페미니즘, 무대 의상, 동성애, 뮤직 비디오 등 모든 것이 연구와 분석 대상이다. 단순한 팝 스타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다. ‘이미지와 현실’ 속에서 마돈나는 그렇게 많은 트렌드들을 이끌어왔다.


그 중 마돈나의 위대한(?) 업적이라면 그녀가 남성 중심의 성문화를 완전히 역전시켜 놓은 주역이라는 점이다. 성 혁명을 노래로 반영했고, 반라의 혹은 가슴이 거의 비치거나 드러나는 옷으로 관객들을 유혹하면서 이른바 여성해방운동과는 반대로 페미니즘을 획득했다. 결국 소비되는 여자가 아닌,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여자임을 증명한 것이다.


이렇듯 지금까지 마돈나와 관련된 수많은 논문이 발표되었지만 그녀를 인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외적인 현상이나 업적을 다루었을 뿐 그녀의 삶을 가까이서 관찰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 황태자비였던 다이애나의 자서전 [나, 다이애나의 진실]과 클린턴의 부적절한 연인 모니카 르윈스키의 전기, 그리고 최근에는 빅토리아와 데이빗 베컴부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포시와 벡스]를 발표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전기전문작가 앤드류 모튼이 이번엔 마돈나와 그 친구들의 입을 빌어 마돈나의 전모를 밝힌다.


마돈나의 인간적인 삶에 철저히 초점을 맞춘 이 책은 1958년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마돈나 루지 베로니카 치코네의 인생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저자는 마돈나의 애정결핍이 성공비결 중 하나라고 말한다. 다섯 살때 어머니가 유방암으로 죽자 마돈나는 애정결핍을 떨쳐버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서른에 죽은 엄마처럼 자신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간을 조금도 낭비하지 않았다. 또 커가면서 반항적이라기보다는 모범적이고 똑똑한 학생 쪽에 가까웠던 마돈나는 언제나 관심의 초점이 되고자 했고, 또 그렇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섹시함은 눈길을 끌기 위한 도발적인 전략이었던 것이다.


마돈나는 팝 그룹 어 플록 오브 시걸스의 대타로 음악 평론가 닐 테넌트(펫 숍 보이스의 바로 그 사람)를 만나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었다. "난 시작부터 불량 소녀였다"고 솔직히 내뱉는 마돈나의 솔직한 인터뷰 기사가 1983년 11월 [스타 히트]지에 실리면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마돈나는 가수로, 배우로, 슈퍼스타로, 마침내 세계적인 문화적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책 속에 펼쳐진 그녀의 끊임없는 남성편력 일대기와 ‘그녀의 남자들’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다. 또 48쪽에 걸쳐 마돈나의 화보가 수록됐다는 점도 매력이다. 고교시절 치어리더의 모습이나 첫 밴드 브랙퍼스트 클럽 등 좀처럼 보기 힘든 사진을 구경할 수 있다. 책 말미에 이런 마돈나의 말이 있다.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을, 진정한 자아를 드러내는 기분이 든다. 진정한 나 자신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분이다.”


[마돈나 섹슈얼 라이프 : 울지마, 울지마, 울지마]를 읽어보면 적어도 지금까지 그녀와 관련된 그 어떤 보도나 자료들보다도 훨씬 진실에 가까운 마돈나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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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ics 2007-03-20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에 동감 ^^ 넘 두꺼워서 완독까지 좀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아주 인상적인 책이었어용. 수많은 지인들을 찾아 인터뷰한 그 집요한 취재력에 감탄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르주나 2007-03-20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지금 보면 약간 마돈나 쪽으로 기운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좋은 책입니다. :)

Mephistopheles 2007-09-1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대단한 여자에요 시작은 미비하고 다소 자극적이였을진 몰라도 지금은 대단한 성공을 거둔 그녀니까요.

아르주나 2007-09-1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확실히 매력적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