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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 ㅣ 요시키 형사 시리즈 1
시마다 소지 지음, 이연승 옮김 / 해문출판사 / 2012년 6월
평점 :
일본 추리소설 작가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시마다 소지 신간이 나왔다. 책을 받고나니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의 주인공 '요시키 형사 시리즈' 1편이라는 사실! 시마다 소지의 대표적인 시리즈가 두개 있다. #1_요시키 형사 시리즈 #2_미타라이 탐정 시리즈. 국내엔 아직 시마다 소지의 훌륭한 작품들이 거의 번역되고 있지 않아 시리즈라 부르기가 조금 뭐하긴 하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나오긴 나올테니 잠깐 정리하자면, 요시키 형사 시리즈 작품 중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미타라이 탐정 시리즈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보면 케릭터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난 그 중에 요시키 형사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사건을 맡으면 한발짝 한발짝 다가가 자신이 이해할 때까지 파고 또 파고든다. 그렇게 모은 증거는 명석한 두뇌에서 사건을 짜맞춰 결론에 이르기까지, 납득할 때까지 파고드는 그의 치밀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사실 작가의 시나리오가 뛰어나기 때문이겠지만 말이다. 시마다 소지의 시리즈물은 여기까지 얘기하고 이제 본격적인 책 내용으로 들어간다.
제목만 보면 어쩐지 3류 영화 제목같은 느낌이 진하게 풍긴다. 제목: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_+;; 제목이 이해한가기는 또 오랜만이다 싶다.^^; 어쨌든 자가가 생각이 있어 그렇게 지었을 테니 뭐.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에서는 요시키 형사는 상당히 매력적인 형사이지만 케릭터에 대한 설명이 없어 궁금했었는데 가뭄에 단비를 만나듯 첫 번째편을 읽었다. 178cm의 큰키와 부리부리한 눈, 그리고 남자가 봐도 질투할 만한 모델같은 외모의 소유자다. 어릴 적엔 이사를 자주 다녀 외톨이였으며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형사라는 직업상 내성적이라 할 순 없지만 딱히 그 반대도 아닌 것 같다. 말그대로 말 없고 멋진 그런 매력적인 사내라 할까?^^
그에게 엽기적인 첫 사건이 발생한다. 얼굴 가죽이 벗겨진 여자 살인사건. 익명의 전화로 한 여자가 욕조에 죽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다. 얼굴 가죽은 벗겨지고 나체로 욕조안에 담가 있었다. 몸에는 칼이 깊숙이 박힌 채로. 거실에는 누군가와 다툰 흔적이 있었고 그 여성은 어딘가 서둘러 여행을 떠나려던 중이었다. 기본적인 의문에서 탐문을 시작하는 요시키 형사. 옆집 사람 하나하나에게 증거를 수집, 누군가와 다투었다는 증거 확보. 그 시간 복도에서 마주친 남자를 목격했다는 옆집 남자의 증언에 따라 몽타주 작성, 곧 남성은 붙잡힌다.
죽은 그녀는 긴자(우리나라로 치면 신사동 고급 룸살롱) 의 고급 술집 호스티스. 마담과 대화를 누나며 그녀의 남자관계, 성격을 수집한다. 죽은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는 걸 중요시 한다. 전에 만났던 남자 3명의 이름을 듣고 그들을 찾아가 알리바이를 확인한다. 이렇게 용의자들을 조금씩 좁혀가는데 낯선 제보자가 등장한다. 사망 추정시간에 그녀는 침대열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뒷받침해줄 증거도 속속 감지된다. 잡지 <카메라A>에서 죽은 그녀의 사진이 올라온 것이다. 그것도 그녀의 사망 추정시간에 말이다. 그렇다면 죽은 그녀가 유령이 되어 열차를 타고 다녔다는 말이 되는데, 점점 미궁으로 치닫는 엽기적인 사건. 과연 요시키 형사는 어떻게 이 어려운 추리를 풀 수 있을까?^^
아까 이 책을 검색하다 보니 누군가 쓴 재밌는 코멘트를 봤다.
'일본의 철도 시스템은 어떻게 되있길래 매번 범죄에 써먹힌다냐'_알00 독자 A.
이것에 대해 간략하게 말하자면, 일본 철도는 천재지변이 없는 이상 정해진 시각에 운행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기에 추리소설에서 1분 1초를 다투는 알리바이 설정에 가장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만약 한국이라고 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_-; 백이면 백 전부 다 욕하고 난리치지 않을까 싶다.*_*
역시나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에 뒤지지 않은 트릭 설정, 빈틈없는 전개는 시마다 소지라는 작가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중간 중간 설정에 고전 미스터리 <환상의 여인>, 그리고 최민식 주연의 영화 <해피 엔드>가 떠오르기도 했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첫 번째편인데도 이토록 탄탄한 구성과 놀라운 트릭이라니. 중간 이후에 알 수 없는 트릭을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마지막 반전에 다시 고개가 번쩍! 비로소 마지막 페이지에 반전의 반전이 나오면서 참고 있던 숨이 터져나왔다. 이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왔길래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내 돈을 털어 한번쯤은 만나고 싶다. 그에게 추리소설은 무엇이냐고..^^
요키시 형사 시리즈 제 1편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현재 16편까지 출간됐다는데 국내엔 언제 다 소개될까?ㅜ_ㅜ 저는 마냥 기다리는 팬입니다....너무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