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자동차 - 자동차 저널리스트 신동헌의 낭만 자동차 리포트
신동헌 지음 / 세미콜론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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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남자라면, 살면서 뭐에든 하나쯤 꽂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그러나 나는 게임이든 뭐든 미친 듯 빠져본 적이 없어서 약간 자신에 대해 실망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자마자 컴퓨터만 켜면 자동차 소식부터 보기 시작했다. 자동차 관련 카페에 가입하고 어느 브랜드에서 어떤 차가 새로 나왔는지 체크부터 시작해서 직접 차를 보고 시승하기까지. 알면 알수록 묘하게 빠져들었다.

각 브랜드마다 적용되는 기술력부터 디자인까지, 매일매일 봐도 질리지도 않은 게 마냥 신기했다. 태어나서 세상을 처음 본 아기처럼 이리저리 뜯어보고 만져보고 따져보고, 이제까지 자동차라는 건 몰랐다는 듯이 그렇게 열심히 본 것 같다. 자동차 정보를 얻는 곳은 정말 다양해졌다. 굳이 돈을 주고 잡지를 사보지 않아도 검색만 해도 쭉쭉 나열된다. 나 역시 블로그를 열심히 하는데 자동차 관련 블로거들도 정말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즐겨보는 '조이라이드'라는 블로그가 있다. 현재 <레옹> 부편집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지금 소개하는 책 <그 남자의 자동차>의 저자이기도 하다. 평소 블로그를 보며 '이 양반 글이 참 찰지게 잘 쓰는구먼.ㅋㅋㅋ' 하고 혼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허허~~ <레옹> 부편집장이었다니. 암튼 나와 성격이 비슷한(?) 것 같아서 더 애착이갔다...^^ 암튼 그 책을 소개한다.

 

난 책 많이 읽었다고 똑똑하다거나 말을 잘한다거나 하는 사람을 별로 본 적이 없다. 뭐 살아가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페이퍼 지식에는 한계가 있다. 뭐든 배웠으면 바로바로 행동을 해봐야한다. 이 차는 몇 cc고 마력이 몇이고 뭐가 어쩌고~~~ 이런 거 외울 시간에 차라리 차를 타보는 게 낫다. 그런데 기본적인 지식과 행동과 센스까지? <그 남자의 자동차>의 저자가 바로 그런 양반이라는 얘기..^^

자동차에 겉보단 속을, 스펙보다 감성으로 접근한다. 자동차 브랜드마다의 특성을 조목조목 읊어주며 자신의 노하우를 슬며시 풀어 놓는다. 차량 정검, 길들이기, 자동차 선택시 주의 사항, 드라이빙에 필요한 정보들을 세세하게 설명해줘서 그런지 타고다니던 차가 달라보일 정도였다. 그동안의 잘못된 정보로 무식하게 달리기만 했던 내 자신이 너무 바보같았다는...+_+ 연비 운전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무엇을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하는지 등 잘배웠다. 혹 2시간 동안 자동차 강의를 배운 거 같았다.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게 무엇인지를 역시 잘 아는 듯했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든 마음속에 꿈꾸는 차가 있을 것이다. 나에겐 다이나믹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 빠른 스피드로 도로 위를 질주하는 그 짜릿함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시속 150이 넘자 긴장감과 짜릿함이 동시에 파팟!!!^^/

자유로에서 밟은 180이 최고치였지만 당시 핸들을 쥔 손에 전해오던 축축한 긴장감은 아직까지 생생하다. 아직은 그럴 여유가 없어서 꿈만 꾸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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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卍).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무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춘미.이호철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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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탐미주의의 대표 다니자키 준이치로. 탐미주의 문학에 자신의 한평생을 바쳤던 그는, 일본 최초 노벨문학상을 받을 뻔했지만 아쉽게도 그전에 생을 마감했다.

아름다운 여성을 숭배하는 그의 사상은 우리에게 조금 낯선 것으로 다가온다. 지금껏 이런 문학이 대중으로 많이 퍼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지 모른다. 그의 작품의 진수를 만나기에는 말이다.

절세미인을 곁에 둔 노인 구니쓰네 . 나이 차가 무려 약 60살이나 되지만 행여나 날아갈까 업어갈까 전전긍긍하며 어여쁜 부인을 모시고 있다. 잠을 잘 때도 부인의 얼굴을 보기 위해 불을 켜놓고 일어날 때까지 품에 안고 있을 정도였다.

절세미인에겐 항상 파리들이 들끓는 법. 미모의 소문을 듣고 한 사내가 호기심을 보인다. 늙은이보다 신분이 높은 시헤이. 일부러 그 노인네에게 접근해 집으로 초대받게 된다. 사내는 온갖 감언이설로 노인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늙은 자신을 높여주자 몸들 바 몰라 하며 기분이 한껏 고조돼 평소와는 다르게 대취하게 된다. 너무 기쁜 나머지 노인은 사내가 원하는 선물 하나를 말하면 주겠다고 하고, 사내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아내를 가리킨다. 순간 술이 확 깬 노인은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과연 그 사내에게 아내를 바칠 것인가? 아니면 위기를 지혜롭게 넘길 것인가? 궁금해요?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

인간의 심리를 이토록 섬세하게 표현하는 작가가 또 있을까 싶다. 자신의 예술성을 지키기 위해 일에 방해가 된다며 아내와 자식도 내친 이 파렴치한 작가. 자신의 예술적 감각과 팔팔한 본능을 유지하기 위해 미인만을 추구한 작가. 비록 그렇게 부인과 이혼을 하지만 그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문학에 정진한다. 아름다운 여성만을 존경하며 자신의 인생까지 바친 작가. 그에게 소설이란 자기 분신과도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아름답고 슬픈 이 소설을 당신이 억누르고 있는 본능에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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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포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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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부터 생각할 틈도 주지 않은 채, 사건은 빠르게 흐른다. 사건의 전개에 따른 함정이 숨어있지만 처음부터 샅샅이 훑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나에겐 추리할 수 있는 무기(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보통의 추리소설에선 빠르게 지나치려는 초반을 조심해야 한다. 그래봤자 사건의 내막을 알아내긴 힘들겠지만 말이다. (참고 <점성술 살인사건>)

 

딸(요리코)의 살인사건으로 아버지의 수기는 시작된다. 몇 년 전 사고로 죽은 자식을 가슴에 뭍기도 전에 하나밖에 없는 착한 딸이 죽음을 당한 것이다. 경찰은 단순 살인사건이라 치부하고 대충 끝내려 한다. 하지만 요리코의 아버지는 한가지 의문을 품는다. 고등학생인 딸이 왜 밤에 공원에 갔던 것일까? 누군가를 만나려 했던 것인가? 그때부터 아버지는 딸의 주변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딸의 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방안에서 문서 한 장이 발견되는데, ooo산부인과에서 발급한 문서였다. 딸아이가 임신을 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아버지는 경악했다. 아이의 아버지로서 무능함과 딸의 죽음으로서의 죄책감의 뒤섞인 분노로 무슨 짓이든 저지를 것만 같던 아버지. 과연 딸의 죽음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첫 장의 수기는 자신의 딸(요리코)의 억울함 죽음에도 경찰에서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자 자신이 직접 범인을 찾아 죽이기까지의 기록이다. 딸의 죽음, 경찰의 방치, 아버지의 복수. 이렇게 끝났다면 추리소설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리뷰를 쓸 것까지도 없을 테고. 범인을 죽이고 자살을 택한 아버지는 운 좋게도 살아나게 되고 한 작가의 의해 이 사건은 다시 파헤쳐진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수기의 내용을 토대로 다시 수사를 진행하는 작가. 여기서 본격적인 추리는 시작된다.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는 누구인지, 그녀는 그 시간에 누굴 만나려 했는지, 경찰은 왜 사건을 덮기에 급급한지, 아버지는 진범을 죽인 것인지.

더이상 얘기하면 스포일러가 될뿐더러 재미를 반감시킬 우려가 농후하기에 여기까지 쓴다..^^

 

<요리코를 위해>는 마지막 부분에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숨어 있었다. 그 전까지는 어느 선까지는 예상 가능했지만 마지막에 비로소 주인공의 모습이 드러나다니.....추리소설의 묘미는 아무래도 반전이 크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여운은 뭐니 뭐니 해도 인간의 보여 지지 않는 본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검은집>의 기시 유스케의 말이 생각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바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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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 요시키 형사 시리즈 1
시마다 소지 지음, 이연승 옮김 / 해문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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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 작가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시마다 소지 신간이 나왔다. 책을 받고나니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의 주인공 '요시키 형사 시리즈' 1편이라는 사실! 시마다 소지의 대표적인 시리즈가 두개 있다. #1_요시키 형사 시리즈 #2_미타라이 탐정 시리즈. 국내엔 아직 시마다 소지의 훌륭한 작품들이 거의 번역되고 있지 않아 시리즈라 부르기가 조금 뭐하긴 하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나오긴 나올테니 잠깐 정리하자면, 요시키 형사 시리즈 작품 중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미타라이 탐정 시리즈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보면 케릭터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난 그 중에 요시키 형사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사건을 맡으면 한발짝 한발짝 다가가 자신이 이해할 때까지 파고 또 파고든다. 그렇게 모은 증거는 명석한 두뇌에서 사건을 짜맞춰 결론에 이르기까지, 납득할 때까지 파고드는 그의 치밀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사실 작가의 시나리오가 뛰어나기 때문이겠지만 말이다. 시마다 소지의 시리즈물은 여기까지 얘기하고 이제 본격적인 책 내용으로 들어간다.

 

제목만 보면 어쩐지 3류 영화 제목같은 느낌이 진하게 풍긴다. 제목: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_+;; 제목이 이해한가기는 또 오랜만이다 싶다.^^; 어쨌든 자가가 생각이 있어 그렇게 지었을 테니 뭐.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에서는 요시키 형사는 상당히 매력적인 형사이지만 케릭터에 대한 설명이 없어 궁금했었는데 가뭄에 단비를 만나듯 첫 번째편을 읽었다. 178cm의 큰키와 부리부리한 눈, 그리고 남자가 봐도 질투할 만한 모델같은 외모의 소유자다. 어릴 적엔 이사를 자주 다녀 외톨이였으며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형사라는 직업상 내성적이라 할 순 없지만 딱히 그 반대도 아닌 것 같다. 말그대로 말 없고 멋진 그런 매력적인 사내라 할까?^^

 

그에게 엽기적인 첫 사건이 발생한다. 얼굴 가죽이 벗겨진 여자 살인사건. 익명의 전화로 한 여자가 욕조에 죽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다. 얼굴 가죽은 벗겨지고 나체로 욕조안에 담가 있었다. 몸에는 칼이 깊숙이 박힌 채로. 거실에는 누군가와 다툰 흔적이 있었고 그 여성은 어딘가 서둘러 여행을 떠나려던 중이었다. 기본적인 의문에서 탐문을 시작하는 요시키 형사. 옆집 사람 하나하나에게 증거를 수집, 누군가와 다투었다는 증거 확보. 그 시간 복도에서 마주친 남자를 목격했다는 옆집 남자의 증언에 따라 몽타주 작성, 곧 남성은 붙잡힌다.

죽은 그녀는 긴자(우리나라로 치면 신사동 고급 룸살롱) 의 고급 술집 호스티스. 마담과 대화를 누나며 그녀의 남자관계, 성격을 수집한다. 죽은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는 걸 중요시 한다. 전에 만났던 남자 3명의 이름을 듣고 그들을 찾아가 알리바이를 확인한다. 이렇게 용의자들을 조금씩 좁혀가는데 낯선 제보자가 등장한다. 사망 추정시간에 그녀는 침대열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뒷받침해줄 증거도 속속 감지된다. 잡지 <카메라A>에서 죽은 그녀의 사진이 올라온 것이다. 그것도 그녀의 사망 추정시간에 말이다. 그렇다면 죽은 그녀가 유령이 되어 열차를 타고 다녔다는 말이 되는데, 점점 미궁으로 치닫는 엽기적인 사건. 과연 요시키 형사는 어떻게 이 어려운 추리를 풀 수 있을까?^^

 

아까 이 책을 검색하다 보니 누군가 쓴 재밌는 코멘트를 봤다.

'일본의 철도 시스템은 어떻게 되있길래 매번 범죄에 써먹힌다냐'_알00 독자 A.

이것에 대해 간략하게 말하자면, 일본 철도는 천재지변이 없는 이상 정해진 시각에 운행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기에 추리소설에서 1분 1초를 다투는 알리바이 설정에 가장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만약 한국이라고 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_-; 백이면 백 전부 다 욕하고 난리치지 않을까 싶다.*_*

역시나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에 뒤지지 않은 트릭 설정, 빈틈없는 전개는 시마다 소지라는 작가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중간 중간 설정에 고전 미스터리 <환상의 여인>, 그리고 최민식 주연의 영화 <해피 엔드>가 떠오르기도 했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첫 번째편인데도 이토록 탄탄한 구성과 놀라운 트릭이라니. 중간 이후에 알 수 없는 트릭을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마지막 반전에 다시 고개가 번쩍! 비로소 마지막 페이지에 반전의 반전이 나오면서 참고 있던 숨이 터져나왔다. 이 작가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왔길래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들었는데 내 돈을 털어 한번쯤은 만나고 싶다. 그에게 추리소설은 무엇이냐고..^^

 

요키시 형사 시리즈 제 1편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현재 16편까지 출간됐다는데 국내엔 언제 다 소개될까?ㅜ_ㅜ 저는 마냥 기다리는 팬입니다....너무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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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이은선 옮김 / 엘릭시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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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인>은 추리소설팬이라면 기본적으로 읽어야 할 리스트 중 단연 첫 번째가 아닐까?

세계 3대 추리소설이라 불리는 <환상의 여인>은 추리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의 집합체다. 반전, 트릭, 범인, 구성 등 어떤 요소 하나 이유 없이 들어간 것은 없었다. 예전 책으로 보긴 봤지만 정독은 하지 못했다. 번역의 직역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편집도 엉성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같은 책이라도 10년에 한 번씩은 다시 번역을 해서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흔히 쓰는 언어도 영향을 받는다. 같은 말이라도 뉘앙스라는 게 천지차란 얘기다. 고전 추리소설이지만 오랜만에 술술 읽혔다.

 

<환상의 여인>은  처음부터 주인공의 알리바이가 되는 사건 시간대의 행동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떤 낯선 여인과 공연을 보고 밥을 먹고 택시를 탄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부인은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유력한 용의자는 남편. 왜냐하면 우리가 본 알리바이와 그의 행동을 뒷받침해 줄 증언들이 하나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밥을 먹은 레스토랑에서 동행한 여인을 보지 못했다고 하고 공연에서도, 택시에서도 마찬가지로 증언이 나왔다. 분명 함께한 여인이 있었음에도 모두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에 보여준 주인공의 행동들은 작가의 의도적인 거짓이었단 말인가? 그게 아니라면 주인공에 대해 증언했던 사람들이 마치 짜맞춘 듯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여기서 독자라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럴 때 하는 말이 '미치고 환장하겠네!'라고 밖에 딱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_@;;

주인공은 사형을 선고 받고 항소도 기각 당한다. 그날 데이트했던 낯선 여인만 나타나 준다면 협의를 벗을 수 있지만 그 증거는 어디에도 남지 않았다. 심지어 주인공까지 그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단, 큰 오렌지색 모자를 쓴 기억만 남아 있다. 이런 아이러니 한 상황에서 사형날만 다가오는 주인공은 어떤 선택권이 남아 있을까? 

 

사형을 선고 받고 귀신에 홀린 주인공에 기분은 어떨까? 자신의 알리바이가 증명되지 못해 살인자가 된 말도 안 되는 상황. 추리소설이 그렇듯 이토록 알 수 없는 일이 터져야 뭔가 돌파구가 나오기 마련이다. 읽는 나도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작가는 사형 날짜에 맞춰 서서히 끈을 풀기 시작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느슨하게. 조금씩 조금씩 빛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페이지 속도는 빨라진다. 그리고 마지막 쿵!!!! 그 반전은 고전이지만 기가 막혔다. 시시할 것만 같던 그 사건이 사실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추리소설의 특징! 어떤 사건이든 다 그만한 이유가 명확하게 제시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상황,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납뜩하지 못한다면 시시한 3류 추리소설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했던 반전도 상당히 탁월했다. 역시 세계적인 추리소설은 기본기는 물론 마지막 반전까지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흠...역시.....^^

 

사라진 여인, 아내를 죽이고 싶은 남편, 양심있는 경찰, 사랑의 장난, 배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 이 책.  <환상의 여인> 정말 마음에 든다! 추리소설의 맛을 모르겠다는 분에게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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