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많은 것을 발명했고 개발했다. 그런데 인류가 발명하고 개발한 것 중에 인간에게 진짜 행복을 더해준 게 뭘까. 많은 발명들이 인간에게 행복 더해준 게 있으면 또 그만한 위험과 부담을 안겨줬다. 지금은 생태계 파괴라는 문제에 직면해있다. 세계 문명을 누가 주도했느냐고 했을 때 에게해에서 지중해로,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그리고 미국을 넘어서 태평양으로 간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사의 주도권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른 거다. 물질 풍요와 힘에 의해 남을 지배할 수 있던 힘이 어디에 있었냐는 것이죠. 태평양 건너 이제 한반도에서 때가 온다고 얘기하고 있다. 저는 그 기준을 좀 다르게 생각했다. 역사에서 인류가 발명한 가장 훌륭했던 게 저는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 혁명. 왜냐하면 그 많은 것 중에서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고 복종하고 수탈하는 관계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인간이 부닥쳐 있는 문제 가운데 오늘날은 생태계 문제가 새롭게 대두하고 있지만 적어도 환경과 생태계 문제가 대두하기 전까지 인간에게 가장 본질적 문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였다. 모든 불행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거다. 지배와 복종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그 나머지는 수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근본적으로 신분제 질서의 사회에서 적어도 명분으로라도 실질적으로 그 당시 제3계급이라는 것이, 진정한 인간평등을 실현할 의지가 있었느냐는 별개로 하더라도, 적어도 인류역사상 명분에 있어서 자유, 평등, 박애를 내세우고 성공했던 혁명이다.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인간은 충분히 프랑스 혁명의 이상을 충분히 다 성취하지 않지만 어떻든 우리 인류역사 속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발명이 필요하다. 지금 세계질서 속에서 강대국과 약소국 있고 힘의 질서가 지배하고 아직도 곳곳에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를 해결할만한 국제적인 역량은 부족하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국가 간 질서에서 정복과 지배의 질서, 요즘에는 간섭을 통한 간접적 지배의 질서, 이 질서가 해소되고 여기에도 상호 존중과 협력에 의한 공존의 질서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앞으로 인간이 또 뭘 맞이하게 될지 알 수 없다. 결국 국가 간의 힘겨루기, 그것이 지난 세기에 엄청난 세계적인 전쟁들을 가져왔고 인간을 불행으로 몰고 갔으나 아직 완전히 극복되지 않았다. 우리가 성공할 수 있다면 성공의 사례는 역시 EU에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EU가 완벽하게 성공하면 그게 새로운 세계질서로, 전 세계에 받아들여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됐을 때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을 것 아닌가. 또 긴 세월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거다. 만일 EU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다음에 우리에게 닥쳐올, 우리 후손들이 부딪혀야 할 역사가 어떤 것일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인간이 스스로 과학기술 문명을 인간의 평화 공존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소위 도덕적 통제력이 시험대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EU를 굉장히 의미 있게 보고 있고, 제 개인적으로는 이미 결론을 내리고 우리도 저리로 가자고 국민들에게도, 이웃나라에게도 말하고 있다. 전 이번 유럽방문을 계기로 꼭 확인하고 싶은 게 EU의 미래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는다면 이것을 우리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도 한번 실현해보는 거다. 아마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민들 마음속에 이를 희망으로 담으면 그것은 실현될 거다. 오늘날 아무리 큰 소리 치는 정치인도 국민들이 싫어하는 일 못한다. 결국 국민들 원하는 대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은 세상을 바꾸려면 위대한 지도자 한사람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국민들 마음속에 새로운 시대를 향한 올바른 생각이 자리잡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파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이런 다짐을 하고 싶고, 이곳에 살고 있는 여러분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파리를 방문해서 여러분에게 방문목적과 하고 갈 일 등 몇 가지 보고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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