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3
강풀 지음 / 재미주의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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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26년은 어찌 보면 현재진행형의 이야기이기에

몇 글자로 감상을 적기도, 감회를 말하기도 어려웠다.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흥미롭게 읽었지만

'재미있다'라고 말하기는 마음이 무겁다.

 

되려 작품 외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한결 마음이 편해지려나?

이런 묵직하고,

뜨거운 소재를 솜씨좋게 다룬 강풀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인간문화재 감인듯.

창작자로서 몹시 질투나지만 결국 내가 갈고닦아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할 몫이라는 건 안다.

원작을 영화하하기까지 힘들었다던데, 그것만 보아도

아직 '그분'의 일족과 세력은 지독하게 영향력을 갖고 있는 듯하다.

마치 친일파 후손들이 아직도 그들의 조상들이 부정하게 축적한 재력과

세도를 당연한 것인양 누리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감상평을 한줄로 압축하기 힘든 작품이었지만,

<26년>에서 내가 구한 메시지는,

역사는 우리가 만든다는 것이다.

흔히 '잘못된 역사'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은, 과거에 어떤 잘못된 일이 있어났(었)다는 사실을 설명할 뿐이다.

이 말은 그러한 잘못이 '과거'에 한정되어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 '잘못된 역사'의 현재성을 가려 버린다.

그 잘못이 현재까지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그 잘못 때문에 지금 이순간도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그냥 덮어 버린다.

'역사'는 시간이다.

시간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나아가 미래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진다. 역사도 그와 같이 과거부터 지금을 관통한다.

역사를 모르고 살 수는 있어도, 역사와 무관하게 살 수는 없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은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숙제다.

그 숙제를 마냥 미룰 것인가?

그 숙제를 모른 척 하고 안 보이는 것처럼 행동할 것인가?

나 자신이 그 숙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 그것이 역사다.

동시대, 같은 시간을 사는 사람들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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