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야스 도서관 이야기
다케우치 노리요시 지음, 도서관운동연구회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물도 아니고 센세이셔널한 논픽션 소재도 아닌데 이런 책이 번역되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우리나라도 이제 시민의 손에 의한 '도서관 운동'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증거라 볼 수 있다.

이 책은, 우라야스 시립 도서관 건립을 준비하고 일궈낸 초대 관장 타케우치 노리요시라는 분이 몇년간의 일들을 들려주고 있다. 책 날개에 사진이 나온, 일본에 한번 가본적 없는 나같은 사람 눈에 정말 일본인답게 생겼다고 느껴지는 남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솔직히 글맛이 훌륭하다거나 감성적으로 읽히는 책은 아니다. 철저하고 성실한 어느 공무원의 업무기록이 오히려 이 책을 더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내가 배워야 겠다고 생각한 것 두가지 중 첫번째는, 바로 그 기록정신이다.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지 그 과정과 성과물을 자료로 남기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자기 일을 기록하는 사람에게는 거짓이 있을 수 없으며 다른 이에게 그것을 전하겠다는 의지는, 그 일에 대한 정열없이는 생길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이 도시의 인구와 도시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서 도서관 서비스를 준비하고 도시의 어린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는 10년뒤의 모습까지 고려하는 관장이었기에 이런 책이 만들어질 수 있었으리라.

또 하나 배울 것은 시민으로부터 나오는 시정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도서관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런 것을 요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내는 시민, 그 조직력이 부럽다. 우라야스의 도서관, 우라야스의 열정적인 도서관장을 부러워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 우라야스의 시민처럼 되어야 된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해서 하나마나 한 소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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