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3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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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 자주꽃 한가득 피었어도

어쩌면 모두가 무너진 담장 밑 우물가에 피었나?

좋은 시절 아름다운 경치는 어느 하늘 밑에 있으며

마음을 기쁘게 하는 즐거움은 ‡ 집 담안에 있는냐?

그대의 꽃 같은 모습 앞에서

세월은 물같이 흘러만 가거니

그대는 규방 속에서 홀로 슬퍼하도다

대옥이 이향원을 지나다 들은 이 연극대사는 나에게도 텅 하고 와닿았다.

꼭 같은 부분, " 꽃 같은 모습앞에서 세월은 물같이 흘러만 간다"는 요즘의 내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 흘러만 가는 세월을 어찌할런지.....

시대가 현격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감정을 공감할수 있다는 것. 쓴웃음이 나면서도 인간은 별 다를 바가 없구나 싶어 혼자 싸매고 있던 우물안 개구리같은 고민에서 헤어나오려 움직일수 있었다.

 보옥은 철 좀 드나 싶더니만, 할머니와 시녀들의 치마폭에 쌓인채 변함이 없어 나에게 실망을 안겨다 주었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그와 보채의 혼인. 보아하니 4권과 5권쯤엔 그들의 결혼이 (싫던 좋던간에--이미 보옥은 보채에게 마음이 열린듯 하지만)이루어질테고 대옥은 또 혼자 남겨졌다는 설움에 소매자락을 흠뻑 적시리라.

 12권이나 되는 분량덕에 고전 특유의 쉬엄쉬엄 에돌아가는 맛이 이야기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1권,주인공들의 운명을 보여주는 부분에서의 꽤 많은 이야기가 벌써 다루어진듯해서 이대로 나가다간 후반기에 대체 무슨 이야기로 꾸려나갈지 벌써 걱정이 된다.

 빨리 보옥의 성장하는 (혹은 성숙) 모습을 보고싶은데 4권에서는 가능할런지. 다시한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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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2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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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권의 중심인물은 단연코 가보옥이었다.

아버지 가정과 함께 대관원을 돌며 편액과 시를 짓는데 왜 가정이 겉으로 그를 나무라는데 내가 다 초조하고 떨리던지. 아버지들은 시대가 변해도 비슷한 것 같다. 속으론 흐믓하고 마음에 들어도 겉에선 어찌나 냉정하게 혼을 내던지. 부러 보옥에게 짓게하고선 나름 잘 짓는것 같은데도 '틀렸다 틀렸어'를 연발하는데 가정의 심사를 알듯하면서도 '그래도 그렇게 아들 기를 꺽을 것 까지야 뭐 있어! 아들이 잘하면 잘한다고 솔직하게 속 시원히 하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어려서 아버지가 엄해서 매번 주눅이 들어 말도 잘 못하고 얼버무리고 모든 것이든 아버지가 알면 안될까봐 전전긍긍해 했던 기억들이 있어서 더 그랬으리라. 앞으론 습인과 한 약속대로 공부에 치중하지 않을까 하여 그가 성장할 모습에 기대가 높다.

 귀비가 된 원춘의 성친을 위해 지은 대관원을 묘사하는데 어찌나 규모가 크던지.처음엔 그냥 좀 넓은 정원에 누각하나를 짓는 줄로만 알았는데 뚜껑을 열고보니 왠만한 촌 규모. .역시 지체높은 대감댁(게다가 왕족) 인데다 뭐든 크고 웅대하게 만드는 중국인의 면모를 엿볼수 있었다. 직접보지 않고선 상상만으로는 너무도 부족했기에 '이쯤에서 대돈방의 삽화가 하나 둘쯤은 있었으면 좋으련만.'하고 생각지 않을수 없었다.

또, 이번권엔 유난히 시가 많았는데, 수업시간에 배운 오언절구와 칠언절구는 아련하기만하고 이런 문을 보면 척척 해석할줄 아는 친구를 보려니 너무도 얕은 나의 공부가 간절해졌다. 

이젠 캐릭터가 잡히기 시작한다. 만인에게 사랑받는 보옥, 새침떼기 대옥, 콧대높은 희봉...진가경과 진종이 초반에 죽어서 좀 의외였지만 3권에서 보여질 이야기들. 특히 보옥과 대옥의 이야기가 점점  궁금해진다. 지금도 사랑싸움과 다를바 없지만 말이다 ㅎㅎ

이제 다음권을 펼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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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1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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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을 향한 시작. 정말 순식간에 휘리릭 늘어나는 등장인물들과 비슷비슷한 이름들덕에 가계도에 책갈피를 꽂아넣고 몇번이나 들여다보았는지 모른다. 가계도를 삽화처럼 넣어놓는 센스에 완전 감동 ^^ 홍루몽은 중국문학수업에 몇번 거론되어 이름외엔 알고있는게 거의 없었다. 책표지에 가보옥와 임태옥의 사랑이야기라고 써있는데 소설은 진사은과 가우촌으로 시작되기에 이들의 자식인가 하였더니 그들에게서 시작되어 얽히고 섥혀 거미줄처럼 뻗어 들어가게 되어있었다. 초반 1/3 은 묘사가 많아 지루한 감이 좀 있었는데( 특히 건물을 묘사하는 부분은 그 단어들이 싹 와닿는게 아니라 더욱) 이야기가 풀리면서는 눈이 빠질듯 아파도 책을 놓지 않고있는 나를 볼수 있었다. 궁금한점은 진사은과 가우촌이 그들의 운명에 어떤 역활을 더 하게되는 것이냐다. 진사은은 그들 연의 시작을 꿈에서 보았고 가우촌은 둘을 간접적이나마 둘을 연결짓는 고리가 되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것이기에 그들이 이 방대한 이야기의 시작을 맡게되었는지.... 이제 겨우 한걸음 떼었을 뿐인데,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여정이 기대돼서 벌써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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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의 법칙
존 마에다 지음, 윤송이 옮김 / 럭스미디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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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하철을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이가 지긋하신 아저씨와 아줌마가 mp3를 갖고 대화를 나눈다.

아줌마: 이건 어떻게 작동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아저씨: 내가 지난번에 그거 쓰다가 요번에 이걸로 바꿨잖아요.

아줌마: 왜요?

아저씨: 이게 더 단순하니까.

 

단순함.

요즘 세상의 화두.

 

최신을 달린다고 자부하는 모든 것의 제1원칙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여백의 미'라는 말로 단순함을 말했고, 우리는 'SIMPLE IS BEST'라는 말로 정의한다. 이렇게 긴 역사를 자랑하는 단순함이건만ㅡ 단순함을 지켜내기란 참 쉽지 않다. 뭐 하나만 욕심내도 복잡해지는게 세상사라 그럴까. 동전의 양면 같고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하는 문제다. 어려서 (사실은 지금도) 공사중인 아파트를 보면 머리가 뱅뱅 도는 느낌을 받곤했다. 아파트를 보자. 겉모습은 진짜 단순하다. 성냥각같은 네모난 사각형이 서있지않은가? 하지만 그 안을 잠시 들여다보기라도 할라치면 그 길죽한 사각형안에 어쩜 그리많은 방들이 나뉘어져 있는지. 기둥들 창문들 그리고 전기, 가스배선 등을 생각하다보면  처음에는 간단한 1줄짜리 실을 풀듯 쉽게 나아가다가도 어느새 너무얽히고 설켜서 끊어내지않고는 정리할수없는 엉킨 실타래를 만난듯한 느낌에 휩싸여 얼른 그만두곤했다. 물론... 그쪽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더 그렇겠지만. 생각해보면 모든것이 이와 같아보인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같은 모습을 다시보면, 그 안은 단순히 빈것이 아니라 바깥과 동색이라 혹은 입자가 너무 작아 우리눈에 안보였을 뿐었다는 것. 이것이 단순하다는 것의 본질 아닐까.

나름 단순한 인생을 살고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의 나는 그러지 못했던 것같다. 나의 속마음에

매일 매일 쏟아지는 걱정과 근심거리들이 산으로 쌓여가는 것을 보니 말이다.

 

이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만들려는 노력은 각종 매체와 수단등을 통해 계속 되어질 것이다.

나를 포함한 모두를 통해서.

책은...단순함을 공식으로써 정리해보려는 노력은 좋았다고 생각되지만, 단순하게 만드려던 것이 내게는 오히려 점점 더 복잡해져만 가서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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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이여, 가장 큰 소리로 웃어라 - 니키 드 생팔 전기
슈테파니 슈뢰더 지음, 조원규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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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21세기에 가장 주목할만한 여류예술가임에도 이벤트가 열리기 전까지 니키 드 생팔이라는 예술가에 대해 아는것이 전혀 없었고 응모를 하면서도 잘 와닿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무섭게 빨려들어갔다.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 예술가가 될사람들은 무언가 다르긴 다르구나."

같은 것을 보고 같은 동기를 가져도, 예술가들은 그들만의 재능과 능력으로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무언가를 창조해낸다. 그래서 언제나 예술가들이 부럽다. 그들만의 발상과,손놀림과 개성, 이야기로 가득찬 사람들. 내게있어 그들은 작품이나 수업 혹은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간접적으로 알게되는, 바라보기만 할 수 있는 이차원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 중에서도 니키는 3차원에서 온 사람 같았다.

 예술가가 만든 공원이라니.. 난 듣도보도 못했는데! 첫페이지에 나오는 타로공원 사진을 보자마자 '이탈리아 토스카나. 이탈리아 토스카나' 라고 읇조리게 만들고, 작품의 구성이나 그녀의 사랑도  내가 아는 보통의 것과는 다르다. 반짝반짝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별에서 니키는 온 것 같았다. 왠지 마구 상상이 된다. 알록달록한 왕관을 쓰고 약간 늘어지는 스웨터를 입고 행복한 나나 옆에 선 무표정한 여왕. 하지만 그녀를 만날수 있다면 지금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달려가리라.

 

간만에 별 다섯개 짜리를 주고 싶은 책을 만나 기쁘다. 하지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삽화가 부족하다는 것.

난 그녀의 작품을 제대로 접해본 적도 없는데, 알록달록 화려하기로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을 글과 상상으로만 읽으려니 좀이 쑤신다.

그래서 별하나 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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