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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라부,매스컴타다.
이번권의 소제목으로 삼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워낙에 유명하신 분들이 각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나오고 그들과 함께 이라부가 신문, 방송등에 노출되니 말이다. 그덕에 이라부의 비중이 줄어들은것 같지만 그래도 이라부와 함께 즐거운 시간들은 여전히 즐겁다. 이번에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악다구니하는 사람들에게 빗장을 열게하고, 장막을 걷어내게끔 자연스레 이끌어냈다. 정말 천재인지 바보인지. 얼핏 하는 행동이나 말은 정말 서른일곱이나 먹은 의사 맞는지 의심스럽지만 그런 그이기에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서 마음을 열어준다.
너무 거창할지 모르지만, 이라부가 왜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말 전문의? 흠...)인지 알 것 같다. 정신과라는 그닥 어감이 좋지 않은-그래서 왠만하면 가고싶지 않을 것 같은- 이름이 붙은 신경정신과는 만능과 첨단으로 무장했지만 고립과 단절의 덫에 빠진 인간들의 소통의 장이 되고 이라부는 그 안에서 그들을 무장해제시키고 무의식적으로 문제해결의 열쇠를 건네는 연결고리 같은 역활을 한다.
특히 면장선거에서 이라부의 이런면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첨여하게 대립하며 한치의 양보도없이 싸우던 두 진영이 이라부의 한마디로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던 선거전에서 장대눕히기라는 단발 승부로 사실상의 선거를 치르며 승부를 가르기로 하고 섬은 추억에 잠기며 즐거워한다. 한 섬의 미래를 결정짓는 투표로 대신하기엔 장대눕히기는 너무 가벼워보이기도 하지만, 같은 무게를 지닌 양편이 있고 선거라는 이름의 운동회가 약간 거칠지만 화합과 친목도모의 도구로 기능하는 센주시마 특유의 민주주의 변주곡인 것이다.
이로써 오쿠다 히데오의 이라부 시리즈를 모두 읽은 셈이 되었는데, 구관이 명관이라고 나와 코드가 가장 잘 맞는건 공중그네인것 같다. 인더풀은 소금을 덜 쳤거나, 좀 더 끓었으면 좋았겠다 싶었고, 면장선거는 일본 사회의 유명인들이 철저히 패러디 되었다는데 난 그들을 전혀 알지 못하니 그 재미가 심하게 반감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오쿠다 히데오가 이영애, 이건희, 노무현(이상 존칭 생략)을 패러디하여 면장선거를 냈다치면...... 꽤나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키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