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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 인 더 시티
신윤동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역시 기자라는 직업은 좀 다르다며 새삼스런 감탄사를 날린다. 그의 비꼼과 꼬집음은 적당히 날카롭고 빛나는 표현-특히! 부시와 알카에다는 '근본주의'라는 같은 신앙을 지니고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동업자라는 말-이 여러군데 눈에 띄며, 내가 머리아프다고 고개를 휙 돌린채 관심조차 두려하지 않았던 문제를 친근하게 혹은 주책맞게 자신의 일상사를 엮어 솔직하게 적어내어 가볍게 읽을수 있게하였다.
하지만 서평을 쓰려고 주억거린게 몇번인지 모르겠다. 평소 빠릿빠릿한 편도 아니었지만 점점 더 굳어만 가는 나의 머리는 기자님의 논리에 옳소! 하며 순응할뿐 이렇다할 의견이나 반박을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했다.  소비로 제 3세계를 구원한다며 애정의 대동아공영권을 강조하는 그는 엉뚱하지만 그의 시선은 늘 이주노동자, 성소수자들, 단일민족이라는 한국사회의 치부를 향해 정조준되어있었고 다만 가벼움으로 포장해 신선하게 발칙하게 다가가고 있을뿐이었다. 덕분에 호불호만 표현하고 나에게 피해를 주지않으면 그만인 철저한 방관주의자로서,  '내가 너무 단편적으로 단순하게 살았구나' 라고 처절하게 느꼈다. 세상사에 무관심하며 남의 의견에 따라가기만 하고 아무런 비판도 딴지도 걸지 않는다는 것에 반성했다. 그리고 그의 말에 참 많이 공감했다.
그가 너무 속속들이 자기속을 내비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그만큼 더 즐겁게 읽을수 있었고 특히나 내가 가려운 곳만을 골라 시원하게 긁어주는 그의 포지셔닝이 참 돋보이니, 삐딱함을 즐기는 분들에겐 꽤나 재밌는 책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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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의 그림자 2
매튜 펄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어려서 서점에 가면 추리소설코너에 자리잡고 앉아 홈즈 시리즈만 줄창 읽어댔었다. 그외엔 아무도 몰랐다. 애거서 크리스티도 애드거 앨런 포도, 오직 코난 도일 뿐이었다. 그래서 일까? 책을 펼칠수록 혼란스러워졌다.
포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길 원하는 주인공은 자신을 도와줄 진짜 뒤팽을 찾으려고 했고 두명의 뒤팽의 공방전(혹은 일방전)이 이어졌다. 더듬더듬 앞으로 나아가는데, 한사람의 뒤팽은 죽고 다른 한사람은 실종되고 한 나라의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뻗어나갔다.  게다가 차례로 나타난 증거들로 이리저리 퍼즐을 맞추며 읽다보면 뒤퐁트는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며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고 맹목적이기까지한 주인공의 갈팡질팡한 심리와 전혀 그 속을 알 수없는 뒤팽은 마음을 뒤집어 놓았다. 포의 다른 소설들을 읽어보고 난 뒤라면, 애드가 앨런 포나 그의 소설에, 특히 뒤팽에 대해 습득한 정보가 있었을테니 이리저리 레이더망을 펼쳐 조합 할 수도 있었겠지만, 백지 상태에서 그 주변에 대해 파헤치는 내용을 쉽사리 따라 갈 수가 없었다. 단순하게도 난 이 소설이 정말 죽음에 관한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것이라 곧이 곧대로 여겼고 끝까지 그 믿음을 유지했다.(2권을 읽으면서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진행이 너무 느리다고만 생각했다 ㅡㅡ;)  결국, 모든 것이 마무리될 때 쯤에서야 비로소 내가 책을 잘 못 읽고 있었단 것을 알았다. 선입견에 사로잡혀 엉뚱한 마음으로 책을 읽고 있었으니, 그 내용이 제대로 들어올리 만무했다.  


포의 소설들을 망라하며 짜 맞혀져 들어가는 전개와 사실 위에 가감되는 상상력(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상상인지 아리송하지만..)을 보며 매튜 펄의 치밀함과 광범위함에 놀랐고 한편으론 진실과 추리의 거리는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해졌다.  사건정황이나, 감정등 사건을 겪은 본인만이 정확히 알수 있는 사실을 전혀 직접적 관계없던 사람이 이런 저런 관련단서들를 조합하고 파헤쳐 그것에 다가간다는 것이 감탄스러우면서도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생각하니 으슬으슬하다.
내용에서도 뒤팽과 뒤퐁트가 전혀 다른가설을 내놓지 않았던가.
 추리소설이 너무 읽고싶었던 사람치고 이번은 내가 너무 어리숙했지만 추리소설에 대한 색다른 접근방식은 내가 아직 고전에 더 친숙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함과 동시에 현대추리소설의 매력(물론 매튜 펄도 포함해서 ㅋㅋ)에 흥미를 갖게하기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포의 소설들을 좀 더 읽어본 뒤에 다시 제대로 음미할수 있는 두번째 기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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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밴드왜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4
쇼지 유키야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간단히 말하면, 키리하라가의 사람들을 연상케하는 대가족 홋타 집안의 일상-보통의 일상이 아니지만 그들에겐 일상일껄? ^^-을 담아낸 책.

몇년전에 키리하라가의 사람들을 너무 재미있게 읽은데다, 이렇게 사람이 북적거려서 하루도 조용할 때 없고 정신없어도 늘 웃음이 넘치는 대가족이야기를 좋아해서 책만 받아들은 상태에서도 헤벌쭉 입이 벌어졌다.
 사실 우리집도 명절때마다- 혹은 더 자주- 4대가 모이곤하지만 즐거웠던 일보다 불쾌했던 기억이 더 많아 이젠 다 같이 모이는게 조마조마해서 더 애착이 가는걸지도 모르겠다.
자꾸 키리하라가의 사람들과 비교하게 되지만, 세대를 초월하여 모두 한 개성하는 열린마음의 소유자들이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이 둘은 색이 전혀 다르다. 키리하라가 캐릭터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반면, 도쿄밴드왜건은 중심사건을 축으로 캐릭터의 이야기가 빨려들어간다.  

3대째 헌책방을 운영하는 홋타가족은 좀 독특하다. 전혀 의미를 모르겠지만 의외의 전통과 뼈대를 지닌 정체모를 책방이름(도쿄시?음악밴드? 자동차?라고 처음에 생각했다),내겐 현실감이 전혀 없는 가족구성원(헌책방주인할아버지의 록가수아들과 국민여배우 사이의 아들이 대표적일수있다.), 꼭 그들에게 벌어지는 사건들(이건 예를들기 힘들다 전부 비범해서...) 그리고 화자(헌책방주인할머니)까지. 하지만  전혀 연과성없어보이는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엮여나가고 기름처럼 겉도는 것같은 인물이 사건을 해결해낸다 아니 마무리짓는걸보면 겉은 다르지만 알맹이는 꽉찬 옥수수 같달까.

왁자지껄하면서 깔끔하고 질서정연한 느낌, 무언가 터질듯한 일촉즉발의 두근거림과 이 세상에 이해 못할게 없을 듯한 평정심 그리고 오래된 책장냄새와 따뜻한 사람냄새 물씬나는 그곳. 홋타 가족의 도쿄밴드왜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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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lizabeth Gilbert 지음, 노진선 옮김 / 솟을북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요즈음 유행하는 사진과 삽화가 가득한 그런 여행기라기보다 차라리 짧은 자서전이라 하는게 더 어울린다.
투명해 사라질락 말락하던 모습에서 마침내 무지개빛 오라를 내뿜으며 양손 가득 행복과 사랑을 쥐고서 웃음이 가득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리즈의 여정엔 고뇌와 슬픔과 환희,즐거움이 가득차 있다.
 
매우 강한 목적의식이 없으면 힘들테지만, 체류기간동안 그 곳의 사람이 되어버린 리즈의 방식은 언젠가 모든것을 멈추고 훌훌 떠나고싶은 생각이 간절한 내게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사랑스러운 문체는 마치 그녀와 한 침대에 누워 베개를 껴안은채 속닥속닥 밤새는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는듯하다. 까르르 웃기도 하고 가슴이 미어져라 울고 심장이 터질듯 아파하고, 함께 나폴리의 피자를 먹고, 명상을하고 자전거를 타면서...
 
 
위대한 그분을 믿는다는 리즈에게 그분은 절망을 경험케하고 이탈리아와 인도와 발리라는 약간 엉뚱한 조합을, 그러나 최상의 처방전을 내려주었다.
리즈는 흘러가는 강물처럼 그분의 흐름에 충실하였고 결국 그녀는 나무를 버리고 더 크고 원대한 숲을 얻었다. 갖은 어둠이 몰려와도 휩쓸리거나 동요치않고 굳건히 자신을 지키며 평생 행복할 수 있는 자신의 성을. 리즈의 모습을 보고 나 자신도 믿음에 대해 이분법적으로만 생각해 온 것을 알았다. 믿음이 굳이 종교이거나 신의 이름이어야 한다기보단 나 자신의 의지와 힘이 되는 것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어떤 모습이나 느낌으로 나의 그분을 찾아야 할지 아직은 어둠속이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다보면 어느순간 미명의 새벽빛을 맞을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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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라부,매스컴타다.

이번권의 소제목으로 삼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워낙에 유명하신 분들이 각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나오고 그들과 함께 이라부가 신문, 방송등에 노출되니 말이다. 그덕에 이라부의 비중이 줄어들은것 같지만 그래도 이라부와 함께 즐거운 시간들은 여전히 즐겁다. 이번에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악다구니하는 사람들에게 빗장을 열게하고, 장막을 걷어내게끔 자연스레 이끌어냈다.  정말 천재인지 바보인지. 얼핏 하는 행동이나 말은 정말 서른일곱이나 먹은 의사 맞는지 의심스럽지만 그런 그이기에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서 마음을 열어준다.

너무 거창할지 모르지만, 이라부가 왜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말 전문의? 흠...)인지 알 것 같다. 정신과라는 그닥 어감이 좋지 않은-그래서 왠만하면 가고싶지 않을 것 같은- 이름이 붙은 신경정신과는 만능과 첨단으로 무장했지만 고립과 단절의 덫에 빠진 인간들의 소통의 장이 되고 이라부는 그 안에서 그들을 무장해제시키고 무의식적으로 문제해결의 열쇠를 건네는 연결고리 같은 역활을 한다. 

특히 면장선거에서 이라부의 이런면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첨여하게 대립하며 한치의 양보도없이 싸우던 두 진영이 이라부의 한마디로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던 선거전에서 장대눕히기라는 단발 승부로 사실상의 선거를 치르며 승부를 가르기로 하고 섬은 추억에 잠기며 즐거워한다. 한 섬의 미래를 결정짓는 투표로 대신하기엔 장대눕히기는 너무 가벼워보이기도 하지만, 같은 무게를 지닌 양편이 있고 선거라는 이름의 운동회가 약간 거칠지만 화합과 친목도모의 도구로 기능하는 센주시마 특유의 민주주의 변주곡인 것이다.

 

이로써 오쿠다 히데오의 이라부 시리즈를 모두 읽은 셈이 되었는데, 구관이 명관이라고 나와 코드가 가장 잘 맞는건 공중그네인것 같다. 인더풀은 소금을 덜 쳤거나, 좀 더 끓었으면 좋았겠다 싶었고, 면장선거는 일본 사회의 유명인들이 철저히 패러디 되었다는데 난 그들을 전혀 알지 못하니 그 재미가 심하게 반감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오쿠다 히데오가 이영애, 이건희, 노무현(이상 존칭 생략)을 패러디하여 면장선거를 냈다치면...... 꽤나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에 웃음이 난다. 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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