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 100년, 옷 - 방일영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총서 14
고부자 지음 / 현암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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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복식사 관련 책들은 그리 다양하지 않다. 그 작업의 범위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그런 모양이다. 소수의 복식사 관련 책들 역시 대부분 왕조의 역사를 따라서 복식의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쓰여져 있어서 커다란 줄기를 이해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계층성'이라는 측면에서 항상 상류층에 한정되어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이 책은 우선 ~복식사로 이름 지어진 책들과 달리, 우리생활 100년이라는 커다란 주제가 앞서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생활을 먼저 보고, 그 안에서 옷을 찾겠다는 의도인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100년이라는 문구가 보여주듯, 흔히 복식사에서 말하는 개화기 이후의 의생활이 주된 소재로 등장하고 있었다. 저자 역시 그 동안 복식사의 연구 범위에서 소외되었던 '민'들의 의생활을 조명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서양의 책들을 보면, 옷에 대한 글들이 복식사라는 '역사'탐구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회 전반과 옷, 패션이 얽힌 고리를 살피는 움직임이 많은 까닭이다. 그런 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인 듯싶다. 여전히 중심은 '생활'이 아니라 '옷'에 맞춰져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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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의례와 생활, 궁중 문화 테마 한국문화사 2
신명호 지음 / 돌베개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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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문화라.. 지배층의 문화는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기록과 자료들이 모두 당대의 역사로 남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모르는 왕실의 문화가 더 남아 있는가에 대한 의심과 함께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왕의 하루 일과에서 시작하여, 그들의 삶이 마감되는 순간까지 책의 전반적인 구성은 왕의 일생과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하나의 일가로서의 왕실 의례와 국가의 대표적인 가족으로서의 의례에 대한 대비도 흥미로웠고, 각각의 항목을 해설하는 가운데 자료로 사용된 도판 역시 매우 충실하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의례의 기물들과, 의복의 문양 등을 보여주기 위해 배치한 도판자료는 이 책을 왕실문화 도록으로 보이도록 만들기에 손색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뒤에 함께 수록된 궁궐의 배치도나 왕실의 가계도, 각 능의 위치에 대한 정보 또한 그에 관심이 있는 독자나, 학생들이 보기에도 매우 유용할 듯싶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궁중의 문화를 보여주는 저자의 설명이 매우 정적이라는 것이다. 스페셜 박스라는 코너까지 준비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자 애쓴 흔적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서술은 여전히 국사 교과서의 그것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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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세의 영조, 15세 신부를 맞이하다 - <가례도감의궤>로 본 왕실의 혼례문화
신병주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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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한국 사람들은 기록에 약하다는 평가를 자주 듣게 된다. 딱히 절대치로 제시할 수는 없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남긴 우리 문화에 대한 기록의 양과 질을 보면, 그 말에 일면 수긍하게 되기도 한다. 민족성 운운하는 것도 그와 비슷한 맥락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혹시 알고 있는지? 우리가 비록 사소한 일상까지 꼼꼼하게 기록하지는 않았을지언정, 나름대로 체계잡힌 기록의 방식이 있었다는 것을..

<66세의 영조, 15세 신부를 맞이하다>는 영조 때의 <가례도감의궤>에 대한 꼼꼼한 고찰과 고증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듯싶다. 의궤는 왕실에서 행한 각종 의례와 행사에 관련된 기록물이다. 사용된 물품의 종류는 물론 언제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 그리고 얼마만큼의 재화가 소용되었는지가 매우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다. 의궤 속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반차도이다. 반차도는 행사를 치르기 위해 움직인 사람들의 수와 계급, 행렬의 순서가 그대로 그려진 그림이다. 오늘날 행사 때에 비디오를 촬영하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그림 자체가 매우 길기 때문에 10여 미터 이상 되는 것이 허다하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의궤의 내용을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반차도까지 사진으로 담아두었다. 또한 각 그림의 부분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의궤를 보면, 비록 왕실의 행사에 그치고는 있으나 그 기록의 열정이 얼마나 대단하였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의궤를 통해 당대의 물품들과, 용도 또한 행사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으니 마치 한편의 보고서를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들곤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의궤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대부분 서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불타거나, 외세 침입 때 약탈당해 몇 차례의 경매를 거쳐 프랑스와 영국 등지에 보관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런 아쉬움 속에서 영조 때의 가례도감의궤를 통해 의궤의 의미와 당대의 문화적 단면을 함께 살핀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로 보여진다.

다만 이 책의 내용 가운데서 아쉬움이 드는 것은, 의궤가 한편의 종합보고서인 까닭에 의생활은 물론 식생활과 건축의 기법, 그리고 다양한 의장용 물품과 행사 순서 등에 대해 살피느라 몹시 분주한 발걸음을 떼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참고한 지은이의 노력은 높이 살만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전문적인 설명을 요하는 부분에서는 역시 미진함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그 범위가 매우 넓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조 때의 혼례 행렬 속으로 우리를 초대해준 지은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진연의궤>나 <진찬의궤> 등 다양한 의궤 연구서가 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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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심리
스에나가 타미오 지음, 박필임 옮김 / 예경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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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를 통해 드러나는 다양한 심리 현상과 해석, 그리고 체계적인 분석을 원한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제목이 의도하는 만큼의 체계적인 분석도, 특별한 사례도 담고 있지 않다. 오히려 지극히 일상적이며, 이미 알려져 있는 색채 사용례가 집약되어 있을 뿐이다. 우리가 흔히 인터넷에서 하게 되는 색채 심리 테스트와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것을 조금 더 길게 풀어서 전달하려는 것 뿐이다. 색채심리치료 사례집이라든가, 혹은 색채가 갖는 의미와 특징 정도의 제목이라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이 미술의 분류에 속해 있는 것도 조금은 의아하다. 심리치료라든가, 색채치료의 분류하면 모를까, 사실 이 책에서 여러 가지 색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훑어볼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구태여 미술의 분류에 들어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오히려 임상치료의 분류에 넣어서 미술치료나 색채치료를 하는 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책 안에 들어 있는 예제나 사례 역시 일본에 한정해본 것이기 때문에 객관화, 또는 일반화시키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저자가 혹은 역자가 본래 의도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다 읽은 지금까지도 내내 궁금한 점이다. 객관적인 사실의 나열이나 자료의 체계적인 정리도 아니고, 반쯤은 일본의 색채치료 사례집이며 또 나머지 반은 기존의 이론을 정리한 것이 전부인 듯싶은 느낌이 든다. 마치 한 색채심리학자의 수필집을 읽은 것 같다. 전문 서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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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독일인 의사 분쉬 학고재 산문선 8
김종대 / 학고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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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의사 분쉬가 조선 땅에 와서 고종의 의사가 된 후 집으로 써보낸 편지와 짧막한 일기를 모아 엮은 책이다. 조선을 다녀간 많은 선교사와 의사, 그리고 외교관들의 기록들은 대다수가 번역되어 있고, 우리는 언제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그들의 시선을 만날 수가 있다. 외국인들에 의한 기록들은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보는 것을 묘사하고 일종의 '정보'로서 엮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르다. 분쉬는 조선인과 조선 사회에 대해 별달리 묘사하는 것이 없다. 이방인의 눈으로 적극적인 관찰을 하고 그 안에서 얻은 기록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편지 속에서는 비슷한 위치의 외국 공사관 사람들이나, 그들의 집을 방문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조선인들이나 조선에 대한 기록은 오직 그와 관련되어 있는 부분, 예를 들자면, 마지못해 한 의료행위나, 조선인들이 그의 병원 근처를 지나다 저지른 실수 등을 묘사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그러니 분쉬의 편지를 통해 조선인들의 삶을 엿보기란 그다지 녹록한 일이 아니다.

그 당시 조선을 둘러싸고 이루어진 열강들의 이해관계와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 나라의 복잡다단한 정세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것 외에 조선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면모라든가, 생활 방식의 특이성을 읽어내기는 어렵다. 그의 시선 속에서는 타문화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어린 애정을 찾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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