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유혹 - 욕망의 문화사
조안 핑켈슈타인 지음, 김여경 외 옮김 / 청년사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복식사 또는 의류학 중심의 우리나라 의복 연구사에 일침을 놓을 수 있는 책.

내용이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패션을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인식하고 종합적인 분석을 시도하는

'시각의 문제'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옷에 대해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접근을 배제하고 오로히 옷 자체가 가진 물리적 속성에 매달리는

우리 학계의 풍토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각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패션에 대한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책이다.

지은이가 사회학자인 탓에 사회학적인 이론이 자주 언급되는데

아쉽게도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해설은 없으니, 필요하다면 다른 이론 책을 참고하면서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존의 의상사회심리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학자들은 물론 짐멜처럼,

사회학 내에서도 그다지 입지가 넓지 않은 학자들의 시각까지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소개받는 느낌 역시 나쁘지 않다.

옷이 가진 사회적 속성, 그리고 옷을 통해 나타나는 사회 반영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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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한켤레 2006-04-1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대는 하나의 기호이며 패션은 그 상징이다"
장보들리야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국내패션의 현주소는 말 그대로 철학의 빈곤인듯 합니다.
마켓size가 작은것은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패션이 가장 쉬운말로 자기정체성의 표현이라고 한다면
최소한의 철학적 정체성은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학'의로서의 이론적 틀이 전무한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다양한 측면에서 보는 패션의 정체성,
대중문화로서의 패션이라든가 철학으로서의 패션, 혹은 시각으로 보는 패션등

번역서들만 간혹 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결과물들은 많지 않을것을 보면...

질 리포베츠키의 패션의제국
다이애너 크레인의 패션의 문화와 사회사가
패션의 유혹보다는 정리가 잘 된듯 합니다

패션업계에 종사하시는 분이라면,,,,















모야모야 2006-04-18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한켤레님께서 추천해주신 패션의 문화와 사회사, 패션의 제국은 이미 제가 탐독한 책입니다. 공통의 관심사를 나눌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 조선시대 생활사 3
한국고문서학회 엮음 / 역사비평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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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서학회라는 집필진과 의식주에 대한 접근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껴 선택한 책..

그러나 역시.. 기대에 부응할 정도는 아니었다.

의식주를 통합해서 한 책에 묶어 다루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별 매력이 없다.

오히려 의생활, 식생활, 주생활을 각각 전문가들이 다루어 쓴 내용을 희석해서

적절히 조합해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든다.

직접적인 책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최근 2~3년 사이에 발간된 조선시대의 생활사에 관한 미시서의 저자들은 

자신들이 주목한 주제와 소재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그림과 고문서의 글,

그리고 문집이나 실록 등의 자료를 활용하였고  이미 다양한 자료들이 그들로부터 대중에게로 소개되었다.

관련된 이야깃거리와 관심사, 소재를 엮어 전달하는 방식 역시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책이 고문서를 통한 삶의 실체에의 접근이라고 특성화하고 강조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고문서에서 인용한 자료의 신선함이 떨어지고 시각의 다양화 역시 두드러지지 않는다.

내용 또한 기존 연구나 조선시대에 대한 미시사적 접근과 별다른 차별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연구서들이 간과한 부분을 짚어내는  탁월함이 엿보이는 것도 아니다.

50%로 희석된 주스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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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그늘 2006-04-1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 같습니다만, 저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책이던걸요.

모야모야 2006-04-18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는 독자층은 매우 다양하니까 똑같은 책이라고 해도 독자의 성향이나 시각, 분석의 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읽힐 수 있는 것이겠지요.
 
마르탱 게르의 귀향
내털리 데이비스 지음, 양희영 옮김 / 지식의풍경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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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있는 미시사 도서 중 대표적인 책이다. 고양이 대학살, 치즈와 구더기 등과 함께 읽히는 도서이나 내용은 그에 비해 매우 간단하고 심도깊지 못한 듯하다. 한 남자가 자신의 가족을 두고 떠나 전쟁에 참전하고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몇년 후 그임을 자처하는 남자가 나타나 가족들과 함께 살지만 어느 순간 그임을 의심하는 가족들에 의해 고발당하고 결정적인 순간 마르탱 게르 본인이 나타나 결국 화형을 당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줄거리이다. 그러나 그 초점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에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전혀 다른 인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실상 그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당연히 따르는 것이다. 문제는 가짜 마르탱 게르의 '사기'에 암묵적으로 동조한 사람들의 이해관계이다. 당시의 사회적인 규율이나 그들이 살던 지방의 상속제도, 재산 관리 방법 등의 전통과 한 사람의 부재 이후 드러난 주변인들의 이해관계 등이 이러한 사기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그러한 내용이 조금 더 부각되었더라면 보다 더 미시사의 모범으로 읽힐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아쉬움은 원작 자체에 대한 것이지, 번역자에 대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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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원판으로 보는 풍물 1891-1930
국립중앙박물관한국사진박물관 / 포토라인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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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진은, 기록이다. 문자와는 달리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명확한 자료이다. 문자가, 해석에 따라 간혹 이해의 폭을 달리하는 것과는 달리 사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해보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유리원판 필름에 남은 1891년에서 1930년까지의 모습은 유교사회 조선에서 개화의 길로 나아가는 시점의 풍물과 사람살이를 보여준다. 사진을 찍는 이로 인한 작위적인 모습은 간혹 이 안에 어느 정도의 진실이 담겨 있는가 의문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왕실과 서민, 무녀와 기생 등 계급과 대상이 다양한 사진들을 통해 당대의 다원화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 속에 남은 그들의 옷차림과 그들이 지은 집, 시장 속에서의 분주한 모습은 모두 하나의 다큐멘터리처럼 연속성을 갖는다. 이 책을 통해, 사진의 기록성과 그 안에 담긴 사실들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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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 어린이 복식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엮음 / 단국대학교출판부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복식사 연구의 과제 가운데서 연구의 대상은 되었으되, 그다지 많지 않은 실물자료 때문에 언제나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 바로 어린이 옷이다. 살기 어려웠던 시대에 어린이들의 옷이란, 어른의 옷을 재활용하는 것에서부터, 내내 물려 입는 소모품이었다. 그래서 남아 있는 조선시대의 어린이 옷이란 대개 반가의 자제들이 입었던 옷나 왕실의 유품들 뿐이다. 그러니 실물을 구경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닌가.

이 책, 한국 전통 어린이 복식 안에는 다양한 어린이 복식 사진이 담겨 있다. 글자를 수놓고, 고름 하나하나마다 매듭을 엮어 둔 정성스러운 모양새의 옷은 물론, 쓰개에서부터 버선, 댕기 등의 소품까지 소개되는 것마다 찬탄을 자아내게 한다. 뒷부분에는 어린이 옷의 실측도가 마련되어 있고, 전문적인 논문 한편까지 실려 있어 어린이 옷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개화기 무렵의 흑백사진과 원판사진을 통해 옷의 활용상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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