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깨달았다. 결국 살아낸 만큼의 시간이 다시 꿈이 된다는걸. 내가 보고 들은 모습만큼 나는 꿈꿀 수 있다는 걸. 그러므로 치마에 대한 나의 꿈은 나보다 먼저 치열하게 살아내고 삶을 기어코 고스란히 물려준 여성들에게 빚진 것이다. - P8
보아주는 이 없어도 여자들은 어울려 노래했다. 글로 다 담지 못해도 삶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다고. 아름다운 건 저만치 피어난 꽃뿐 아니라 지금 웃으며 곁에 건네는 상처 입은 손, 그 손들이 모여 일궈낸 꿈같은 세월이라고. 그 세월의 힘으로 꽃이 진 자리에 잎은 피고 열매가 열리며 다시 꽃이 피어난다. 그러니 괜찮다고,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꽃은 없다고. - P218
균근 형성은 나무와 균의 우연한 만남이 이끄는 결실이 아니다. 이들의 상리 공생은 잠재적 파트너 상에서 이루어낸 오랜 진화의 결과물이자 경우에 따라서는 공진화의 결실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균근의 상호작용은 5천만 년도 더 전의 균류와 나무가 맺었던 최초의 공생 관계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다. - P134
수령이 백 년이나 되는 참나무 한 그루의 잔뿌리는 수백만 개에 달하고 잔뿌리에 연결된 균근균은 수백여 종에 이른다. 이렇게나 많은 뿌리와 균류가 끊임없이 소통을 하고 있으니 그 대화의 양을 상상해보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공생을 맺는 것은 간단치않다. 서로 다른 계에 속하는 나무와 버섯이 소통하려면 공통된 언어를 찾아야 할 것이다. - P120
존재의 뿌리를 담그며 한없이 뻗어나가고자 하는 우주적이고 식물적인 힘이, 개인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 P115
랑그(코끼리)는 몸을 움츠리고 죽은 듯 서 있었다 랑그의 늑골 사이로 바람이 빠져나가 가닥가닥 쓸쓸한 겨울의 음계를 만들어냈다. - P33
파촐리는 흙냄새, 숲 냄새, 젊음과 자유의 냄새를 상징했고, 19세기에 탄생한 낭만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 P60
인도에서는 여름에 베티베르의 뿌리를 말려서 축축하게 적신 후 창가에 걸어 커튼처럼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뿌리 사이로 들어온 공기의 향이 배고 방안을 시원하게 해준다. 그외에도 베티베르는 부채와 테이블 매트를 만들때도 사용한다. - P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