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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거울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정란 옮김 / 북라인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생각의 거울>을 읽는 두 가지 키워드
#1 이곳과 그곳
장소를 가리키는 말로 이곳, 저곳, 그곳이 있지만, 이곳의 반대는 저곳이 아니라 그곳이다. 왜냐면 저곳은 이곳에서도 알 수 있지만, 그곳은 이곳에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이곳에 맞게 적용된다. 이곳 사람들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이곳의 일들을 잘 이해한다. 마찬가지로 그곳에서는 그곳에 맞게 적용된다.
이 궁극적인 차이점 때문에 생각의 거울은 아쉬움이 남게 되어있다. 그곳(프랑스)에 사는 사람이 그곳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 글이기 때문에, 그곳의 사정을 잘 모르는 이곳(한국)의 독자들은, 번역가의 눈에 보이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곳의 독자들보다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곳과 그곳의 공통점은 모두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보편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다시금 생각을 해볼 수 있게끔 우리에게 조그만 거울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이 책은 그 장점이 있다.
#2 온라인과 오프라인
당신은 서점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당신은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오프라인에서 책을 직접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 이유는 책을 고르는데 있어서 자신의 느낌을 중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감촉, 디자인, 향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용까지.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그런 것들이 가능하지 않다. 내용이야 조금 보여주기는 하지만, 감촉이나 향기 등은 느낄 수 없다. 대신 온라인에서는 당신을 위한 서평들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적 구매자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신의 느낌만을 믿느냐 아니면 타인에 대한 신뢰를 가지느냐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또한 타인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읽고 있는 게 아닌가!
하여 나는 이 책을 온라인에서 처음 만나게 될 당신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당신 자신의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직접 서점에 나가서 이 책을 살펴본 후 결정하고, 그렇지 않고 타인의 글을 신뢰할 수 있다면 이제 장바구니 버튼을 클릭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