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죽이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강준만 교수의 이름을 들은 후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를 보면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큰 호의를 가지고 대하는 사람, 하나는 큰 적의를 가지고 대하는 사람, 나머지 하나는 호의나 적의는 있지만 무관심한 사람.

이렇게 사람들마다 반응이 다르겠지만 하나의 점에서는 공통적인 반응을 나타낼 지도 모른다. 그것은 무엇이냐면 바로 '지겹다'라는 것이다. 그렇다. 강준만 교수는 지겨울 정도로 왜곡된 언론관계와 그에 따라 왜곡된 정치관계에 대해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부류인 무관심한 사람들은 아마도 몇 번 글을 읽어본 후에 같은 주제가 반복되는 것이 식상해서 무관심해 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볼 일이다.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오는 것을 글을 읽는 사람이 지겨워할 정도라면, 대체 그 문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말인가! 문제는 강준만 교수가 지겹도록 같은 주제의 글을 쓴다는 것이 아니라 지겹도록 그런 문제들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바로 문제인 것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연스레 문제제기는 사그라 들 수가 없는 것이다. 여성문제, 인권문제가 사그라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강준만 교수의 글은 지지자도 아니요, 적대자도 아닌 무관심한 자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지자들은 충분히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적대자들은 충만한 적대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무관심한 자들은 그저 뉴스나 신문을 보며 그속에서 중심을 잃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그들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을 욕하는 것이 과연 내 생각인가, 아님 그들의 생각인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강준만 교수는 다시 이렇게 글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단언할 수 있다. 강준만 교수가 이와 같은 주제의 글을 더 이상 쓸 수 없는 시기가 오는 날이 바로 오늘날의 문제들이 서서히 사라지는 시기일 것이고, 그날이 앞당겨지는 것은, 바로 당신의 손에 달려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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