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서돌 CEO 인사이트 시리즈
츠카코시 히로시 지음, 양영철 옮김 / 서돌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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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지은이 츠카코시 히로시는 세계 한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나식품공업을 50여 년 동안 이끌어오고 있다. 한천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 듯 싶은데, 위키백과에는 "한천은 우뭇가사리의 점장을 동결 건조한 젤라틴 투명막이다. 여름에 물에 녹여 식용 또는 공업 재료로 쓴다. 물에 잘녹고 투명하며 말랑말랑하다. 또한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많이 이용된다"라고 나와있다. 그리고 두산백과를 보면 한천은 우무라고도 부르는데, "우무는 여름에 얼음을 띄운 콩국에 말아 먹는 청량음식으로 또는 우무채 ·우무장아찌 등의 반찬에 쓰이며, 단팥묵(양갱) 등의 과자원료, 의약품 원료나 미생물 배양의 한천 배양기로 쓰이는 등 이용범위가 넓다"고 한다. 아마 이쯤이면 한천이 무엇인지는 감이 올 것이다.

하나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것도 주식시장에 상장도 하지 않은 중소기업이 세계 한천 시장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츠카코시 히로시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결과는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츠카코시 히로시가 이 책의 전반에 걸쳐 주장하는 바가 바로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이다. 빨리 먹는 밥이 채하는 법이다. 느리지만 천천히 꾸준히 가면 결국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츠카코시 히로시는 책의 첫머리에서 이런 말을 한다.

경영 기법과 전술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경영 철학만큼은 결코 달라져서는 안 된다. 나는 회사의 목적과 가치는 영원히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것은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회사가 끊임없이 성장한다면 회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것이다. 지속적인 성장이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것은 회사를 유지하는 수단이자 경영의 결과이지만, 경영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올바른 이념과 철학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다. 올바른 경영 이념이 회사를 존속시킨다.

<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츠카코시 히로시 지음, 양영철 옮김, 서돌, 2010년 1월, 9쪽.

이런 생각을 가지고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회사에 다니면 행복하지 않을까. 오로지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것이 회사를 경영하는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널려있는 이 세상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 있으며, 이런 생각을 50년 동안 지켜오며 회사를 경영하는 분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아마 이런 분들이 많이 있기는 할 것이다. 요즘은 오로지 많이 벌고 많이 키워야 뉴스거리가 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오히려 묵묵히 자신의 소신에 따라 일을 하고 계실 것이다.

츠카코시 히로시는 지난 1970년대부터 10년마다 경영자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고민하고 정리한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작성한 "경영자의 마음가짐"은 다음과 같다.

21세기를 살아가는 경영자의 마음가짐

  1.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더라도 폭넓게 알려고 노력한다. 세계 정세를 폭넓은 관점에서 파악한다.
  2.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만이 살아남는 자연의 법칙이 회사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모든 일에 균형을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변혁을 추구한다.
  3. 회사의 가치는 영원히 존속하는 데 있다. 급성장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연구 개발 등을 통해 미래를 위한 기반을 다진다.
  4. 회사의 진정한 목적은 고용 기회를 늘리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회사의 성장도, 이익을 내는 일도, 모두 이를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5. 직원들이 행복해져야 그들의 의욕과 사기도 높아진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6. 구매자와 판매자가 대등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거래처를 소중히 여기고, 지속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7. 회사와 제품을 사랑해주는 '우리 편'을 만들어야만 회사는 영원히 존속할 수 있다. 적을 만들지 않도록 유념한다.
  8. 전문 지식은 직원들보다 부족하더라도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9. 문명은 절대 퇴보하지 않는다. 문명의 이기를 다른 회사보다 한 발 앞서 100페센트 활용한다.
  10. 풍요롭고 쾌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츠카코시 히로시 지음, 양영철 옮김, 서돌, 2010년 1월, 12쪽.

어떤가? 혹시 주위에 이런 생각을 가진 경영자를 본 적이 있는가?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책의 모든 내용이 인상적이었지만 그 중에서 특히 생각을 많이 하게 한 구절들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인건비는 '비용'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인건비와 복리후생비는 '비용'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회사가 사정이 안 좋을 때는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하에 인건비부터 줄인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는 매출을 올리라고 닦달한다. 요즘에는 이런 비상식적인 경영이 당연한 것처럼 이루어진다.

그런데 정말 인건비는 '비용'일까? 인건비는 행복을 얻고자 회사에 들어와 열심히 일한 직원의 노동에 대한 대가다. 회사의 목적은 직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그런 의미에서 직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인건비를 지불하는 일은 기업 활동의 진정한 목적이기도 하다.

<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츠카코시 히로시 지음, 양영철 옮김, 서돌, 2010년 1월, 46쪽.

인건비는 회사 지출 항목 중에 큰 비중이 차지하는 비용이다. 그러다보니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으면 가장 먼저 인건비 줄일 생각을 한다. 이렇게 직원들의 공감 없이 인건비를 줄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그걸 기분 좋게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해 회사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충성심은 줄어든다. 그게 회사에 득이 되는 것인가? 물론 쉽지 않은 문제임에는 분명하다. 인건비를 줄임으로 인해 회사 자금 흐름에 숨통이 트인다면 이건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건비를 줄이는 건 가장 나중에 시도할 일이라고 본다. 일단 다른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이런 공감대를 직원들과 함께 갖는다면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급성장의 위험

급한 오르막은 급한 내리막을 만들어내듯 빠른 성장은 빠른 몰락을 가져온다. 자본의 논리에 사로잡혀 급성장을 추구하지만 이건 분명 자연의 섭리에 따라 빠른 몰락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성장을 하지 않으면 정체되어 붕괴되기 마련이기 때문에 적당한 속도의 성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에서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하는 것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츠카코시 히로시는 말한다.

또한 급성장하는 회사는 내부에도 많은 문제점을 갖는다. 빠른 성장을 위주로 경영을 했기 때문에 몸집이 커졌을 때 어떻게 회사 경영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짧은 시간에 몸집이 커졌기 때문에 내부 의사소통은 힘들어질 수 밖에 없고 이건 여러 문제점을 낳을 것이다. 의사소통이 힘들어지면 직원 간의 불평 불만이 생겨나고 반목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업무 효율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그로 인해 목표로 했던 성장속도를 맞추기 힘들어질테고 결국 이는 급격한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츠카코시 히로시는 이런 급성장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급성장은 회사 뿐만 아니라 주위의 관계된 다른 회사들과 지역경제에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니, 급성장을 추구하지도 말아야 하고 급성장의 조짐이 보일 때는 이걸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주식 상장에 연연하지 마라

현재의 주식 시장은 '회사는 주주의 이익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는 미국적 사고방식으로 인해 모든 시스템이 주주의 이익을 우선하도록 되어 있다. 요즘은 경영자가 직원의 행복을 고려할 여유가 없고, 직원보다는 주주가 더 중요하며, 급여보다는 배당금이 더 중요하게 되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경영 방식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츠카코시 히로시가 주장하는 회사의 목적과 수단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진정한 '혁신'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요즘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외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혁신이란 무엇인가? 오로지 수익 창출을 위한 혁신을 생각한다. 하지만, 츠카코스 히로시는 진정한 혁신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을 도구로 생각하지 않고 사람이 모든 기업활동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 수익과 업무 효율을 위한다는 이유로 만들어지는 회사의 편의를 위한 업무방식보다는 직원의 행복을 위한 업무방식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고객을 돈을 가진 물주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들을 기쁘게 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이런 것들이 진정한 혁신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혁신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츠카코스 히로시의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다. 아니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이런 내용들을 깊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직원과 함께 하는 경영

요즘은 직원들을 성과 위주로 평가하는 경향이 심하다. 연봉제 도입 이후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연봉을 책정하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도 직원들은 서로 협력하기보다는 경쟁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옆자리 직원이 일을 잘 해내면 나에 대한 평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

직원들은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이다. 누군가 좋은 성과를 냈다 해도 그것은 혼자 해낸 것이 아니다. 동료가 있어야 비로서 달성할 수 있는 일이고, 동료와 함께였기에 얻어낸 성과다. 그러므로 좋은 평가를 혼자서만 독점해서는 안 된다. 운명공동체는 책임질 일이 있을 때는 모두 함께 책임을 진다. 그러므로 성과에 대한 보상도 함께 나누어야 한다.

<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츠카코시 히로시 지음, 양영철 옮김, 서돌, 2010년 1월, 163쪽.

세상에 독불장군이 어디에 있는가. 아무리 혼자 잘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하더라도 그건 결코 혼자서 한 일이 아니다. 회사에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협조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협조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낸 것이다. 따라서 좋은 성과에 대한 보상은 모든 직원들이 함께 받는 것이 타당하다.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 경쟁을 통해 서로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회사는 오래 가지 못한다. 직원들 간에 서로 믿지 못하는 일이 잦아지면 경쟁과 불신이 회사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런 환경 속에서 일을 하고 싶겠는가. 당장은 이를 통해 이익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이런 현상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

또한 사람마다 가진 능력이 다르다. 회사의 목적을 돈 버는 것에만 맞출 때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회사에서 쫓아내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회사의 목적을 직원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개인의 능력 차이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직책과 업무를 줘야 한다. 또한 사람마다 잘 할 수 있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직원이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 판단하는 일은 경영자의 몫이다. 그래서 직원들의 교육이 중요하고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이건 전적으로 경영자의 책임이다.

돌담은 큰 돌만으로는 만들 수 없다. 작은 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돌도 꼭 필요한 자리에 놓이면 큰 힘을 발휘한다. 작은 돌도 큰 돌도 모두 돌담의 일부로서 균형을 유지해야 견고한 돌담이 완성되는 것이다.

<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츠카코시 히로시 지음, 양영철 옮김, 서돌, 2010년 1월, 165쪽.

회사를 경영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 분량이 많은 책도 아니니 휴일에 한 나절만 시간을 가지고 이 책을 읽으며 곰곰히 생각해보면 분명 좋은 생각들을 많이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천천히 하지만 오래 가는 경영, 그리고 함께 사는 경영을 추구하는 츠카코시 히로시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책 덕분에 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상적인 생각이지만 이를 직접 실천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가 있으니 결코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우리는 주로 현실을 선택하는데 이렇게 이상을 선택하고 이를 실천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면 분명 이 세상은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물질은 풍족하지만 정신은 빈약한 세상, 이런 세상을 우리가 원한 건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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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경영의 기본!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30 
    이 책의 지은이 츠카코시 히로시는 세계 한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나식품공업을 50여 년 동안 이끌어오고 있다. 한천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 듯 싶은데, 위키백과에는 "한천은 우뭇가사리의 점장을 동결 건조한 젤라틴 투명막이다. 여름에 물에 녹여 식용 또는 공업 재료로 쓴다. 물에 잘녹고 투명하며 말랑말랑하다. 또한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많이 이용된다"라고 나와있다. 그리고 두산백과를 보면 한천은 우무라고도 부르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