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를 일고 리뷰해 주세요.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 스타를 부탁해
박성혜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은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상에 대해 알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세상과 삶들은 우리가 평생 가도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많기에 더욱 소중하다. 책이 아니라면 이렇게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게 쉽겠는가. TV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가능하겠지만, 그 깊이에서는 분명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이래서 책이 좋다.

이 책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는 김혜수, 전도연, 지진희, 황정민 등 여러 연예인의 매니저를 한 박성혜님이 매니저로서 그 동안 경험한 일과 생각들을 적어놓은 책이다. 책의 분류를 나누자면 자서전 혹은 에세이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 <글쓰기 생각쓰기>를 읽고 자서전이나 에세이를 쓰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이 책의 구성이 딱 내가 생각하던 것이라 반가웠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다. 그 수많은 직업들 중에 매니저라는 직업을 택해 많은 연예인들과 함께 생활해 온 박성혜님. 그 생활 속에서 경험한 희로애락들이 이 책에 잘 나와있다.  흔히 우리는 매니저라는 직업을 연예인 곁에서 연예인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멋지다고 생각한다. 요즘이야 이런 전문직업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들을 자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야 이들의 실제 생활을 좀더 많이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들의 세계는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미지의 세계이다. 그렇다 보니 막연한 동경이나 의구심을 갖기 마련인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이들도 힘들게 사는구나 싶었다.

물론 매니저의 삶에 대한 모든 것들을 이 책에서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을 대하는 직업인 매니저라는 직업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 것인지는 책에 나온 것들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을 듯 싶다. 역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 일 자체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매니저라는 직업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 이렇게 사람을 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을 대하는 것 자체가 매니저의 일인 건가?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법이라고 한다. 신인 배우들과 배우 지망생들은 누구나 오디션과 미팅에서 캐스팅의 영광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미팅의 요령과 기술은 분명 중요한 하나의 참고 요소다. 하지만 근본은 바로 나란 사람이 지향하는 인생의 목표와 삶의 방향을 분명히 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며 하나 둘씩 실천적으로 경험하면서 얻는 깨우침과 성찰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탕이 될 때,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은 솔직하고 담대한 나'의 모습을 자신감 있게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야말로 나의 가장 아름다운 최고의 모습이자, 최상의 미팅의 기술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박성혜 지음, 씨네21, 2010년 1월, 112쪽.

이 글은 단순히 신인 배우나 배우 지망생들만을 위한 글은 아니라고 본다. 옳은 이야기는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법이다. 기본적인 역량을 키우는 것과 포장하는 것의 차이는 결국 시간이 흐름에 따라 드러나기 마련이다. 한두 번은 통할 지 모르겠지만 세상은 결국 기본에 충실하면 언제인가는 인정해주지 않을까.

배우들도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고, 피부 노화도 진행되며, 신체의 균형도 깨진다. 안드로이드처럼 변해버린 마이클 잭슨의 얼굴과 비참한 최후를 기억한다면, '나이가 들수록 성품과 살아온 삶이 얼굴에 자연스레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배우들과 이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팬들이 좀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가끔 TV에 나온 배우의 얼굴이 평소 상태와 영 달라 보이더라도 그저 새벽부터 촬영하거나 밤을 새서 그러려니 하면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넘어가주면서 말이다.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박성혜 지음, 씨네21, 2010년 1월, 275쪽.

배우들의 컨디션과 성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맞는 말이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물론 성형 중독에 걸려 시즌마다 얼굴이 바뀌는 것은 문제가 있겠지만, 연예인들이 성형을 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이겠는가. 다 그걸 바라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더 예쁘게, 더 멋있게, 우리들은 연예인들에게 이런 것들을 바라면서 연예인들이 성형하면 또 그런다고 뭐라고 한다. 박성혜님 말대로 그들은 누구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

가뜩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개인 의견 피력하는 것이 연기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던 우리들의 스타, 이제 더 말이 없어지게 생겼다.

연예인이 '공적 책임을 가진' 공인이냐, 아니냐를 두고 말들이 분분하고, 연예인의 말 한마디가 정치인 공약 하나보다 더 강한 사회적 파급력을 지녔다고 공언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분명한데, 중요한 것은 이렇듯 강한 대중성을 가진 우리의 연예인들이 계속 '발언할 힘'을 잃는다는 것이다.

'중간만 가라는 엄마 말씀'대로 살다 보니 방송에서도 과묵해지는 것은 기본이고, '없는 말도 만들어내는 재주'를 지닌 인터넷 매체 때문에 그나마 있던 말수가 더 줄어들고, 개인 홈피나 블로그에서 그나마 솔직한 심경 올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외쳐보지만, 그마저도 손해배상 소송에 걸리고, 악플에 시달린다. 그리고 이제는 '일주일에 최소한 두세 권의 사회과학서 읽을 자신과 시간'도 없으니 그냥 아예 입 닥치고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스타 아닌가?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박성혜 지음, 씨네21, 2010년 1월, 354쪽.

책을 읽으며 깜짝 놀랐다.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괜찮은 걸까? 박성혜님의 소신 있는 이야기를 책에 적어놓은 것은 박수를 보낼 만하지만, 이 이야기 때문에 나중에 무슨 해코지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책에 이런 내용이 나왔다고 해서 놀라고, 또 걱정해야 한다는 현실이 참 서글프다.

난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말에 절대 반대이다. 어떻게 해서 연예인이 공인인가? 물론 다수의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책임이 있다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연예인이 공인이라고 연예인들의 발언을 문제 삼고 걸고 넘어지는 사람들을 보면 참 어이가 없다. 더군다나 일주일에 최소한 두세 권의 사회과학서를 읽지 않으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자유조차도 없는 것인가?


책의 내용이 그리 어렵지도 않고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책을 들고는 순식간에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박성혜님 개인의 경험과 생각들을 차근차근 풀어나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인생의 멘토에서부터 매니저가 생각하는 배우란 어떤 것인가, 그리고 매니저가 되기까지의 인생 로드맵과 매니저로 살면서 겪게 되는 성공과 실패, 매니저가 하게 되는 삶과 직업에 대한 고민들, 매니저로서 생각해봐야 할 연예 매니지먼트의 원리와 마케팅 … 박성혜님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적어놓은 것이지만, 그 안에서 우리 시대의 연예 매니지먼트의 실상과 가능성, 그리고 나가야 할 방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신 박성혜님에게 응원을 보내며 그 앞길에도 지금까지의 경험들이 밑바탕이 되어 좋은 결과가 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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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연예인 매니저의 자전적 에세이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32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즐거움은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상에 대해 알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세상과 삶들은 우리가 평생 가도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많기에 더욱 소중하다. 책이 아니라면 이렇게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게 쉽겠는가. TV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가능하겠지만, 그 깊이에서는 분명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이래서 책이 좋다. 이 책 는 김혜수, 전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