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한창 기욤 뮈소의 소설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었을 때, 저도 잘생긴 외모를 가진 프랑스인 작가와 그가 그려내는 로맨스 코미디에 푸욱 빠져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구해줘>를 시작으로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 등을 읽어 나가다가 어느 순간 이 작가의 작품들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어요. 모든 작품들의 분위기가 비슷해서 나중엔 작품들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엉키고 말았지요.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한 이후로 기욤 뮈소는 제 관심 밖으로 사라졌었어요.

 

이 <내일>이라는 책도 선물 받지 않았더라면 읽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저번 포스팅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제가 요즘 에세이나 자기계발서에 지쳐있던 참이라 간단히 읽을 소설을 책장에서 찾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기욤 뮈소의 소설은 집중해서 읽으면 몇 시간 안에 완독할 수 있을 정도로 술술 읽히는 작품들이지요. 이번 작품도 역시나,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답니다.

 

 

 

 

모든 작가들이 자기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기욤 뮈소 작품의 특징은 각 장을 시작할 때마다 좋은 글귀가 쓰여 있다는 점이겠지요. 이번 책을 여는 글귀는 셰익스피어의 ‘사랑은 걸음을 떼어놓을 수 없을 때는 기어서라도 온다.’라는 말. 이런 한 문장으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다니, 정말 멋지지요.

 

이 책을 읽고나서 얼마 전 보았던 영화 <어바웃 타임>이 떠올랐어요. ‘타임슬립’이라는 공통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요? 어바웃 타임은 주인공이 직접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고 이 책은 두 사람이 ‘맥북’을 통해 시간을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달랐지만 어떤 방식이든 타임슬립은 참 매력적인 주제라고 생각되어요.

 

저처럼 기욤 뮈소의 전 작품들에 실망하고 계셨던 많은 독자분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그 매력에 빠질 수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하니까. 과거는 이미 지나갔어. 죽은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자기들끼리 살게 내버려둬.”

매튜는 고개를 푹 떨어뜨렸다. 에이프릴의 말이 옳았기 때문이다.

“케이트를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의심을 거둬. 괜한 의심으로 당신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괴롭히지 마. 사람들은 흔히 겉모습만 보고 상대를 판단하지. 케이트의 진실이 뭐였건 이미 죽은 목숨이라 돌이킬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친자 확인 검사를 해서 뭐하게? 케이트의 과거를 뒤지고 다녀봐야 고통과 불신만 가중될 뿐이야. 당신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야. 이쯤에서 인생의 페이지를 내일로 넘겨.” -p, 272

사랑의 이름으로, 사랑을 위해서라면 사람들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멀리.

아주 멀리.

그렇지만 분명 경계가 있고, 그 경계를 넘어서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케이트는 그 경계를 넘어섰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을까? 그렇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 -p, 382

 

우리는 언제까지 운명의 계획을 거스를 수 있을까? 감히 시간의 법에 도전장을 내밀고 운명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했다는 이유만으로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걸까? -p, 443

 

타임슬립은 영화나 소설 등에서 꾸준하게 다루어지는 낯익은 소재다. 일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그렇고, 할리우드 영화 <이프 온리>도 그랬다. 프랑스 작가 마르크 레비도 얼마 전 비슷한 글감으로 쓴 소설을 발표했다.

 

과거의 어느 특정 시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지난 잘못을 바로 잡고 싶다는 내용이 이런 종류 작품들의 주된 내용이고 보면 아마도 자책이나 후회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후회를 할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했던가?

 

1년 전, 성탄절을 앞둔 저녁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내 케이트를 잃은 매튜는 보스턴에서 혼자 어린 딸 에밀리를 돌보며 살아간다. 매튜는 하버드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철학교수다. 어쩐 일인지 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에만 매달리는 정서불안의 30대 독신 커리어우먼 엠마는 잘 나가는 뉴욕 최고급 식당에서 일하는 와인감정사이다.

 

매튜는 어느 날 이웃 동네 벼룩시장에서 중고 노트북을 한 대 구입하고, 그 안에 저장되어 있던 몇 장의 사진 때문에 예전 노트북의 주인인 엠마에게 메일을 보낸다. 우연히 엮이게 된 두 사람은 메일 몇 통을 주고받는 사이 급속도로 친밀감을 느끼고, 급기야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계획한다.

 

자, 문제는 이 대목에서 발생한다. 두 사람은 각자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약속한 식당으로 가지만 서로를 만나는데 실패한다.

 

왜? 두 사람 사이에는 1년이라는 시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 매튜가 구입한 중고 노트북에는 1년 전 시간이 입력되어 있었고, 따라서 매튜는 1년 전의 엠마와 메일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사실은 엠마가 자살을 하자 동생의 유품 정리에 나선 오빠가 노트북을 팔았던 것. 그러니까 매튜가 중고 노트북을 구입할 당시 엠마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일들이 과연 과학적으로 가능할까? 더구나 매튜는 엠마가 과거에 사는 사람임을 이용해 1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앗아간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아내가 죽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엠마에게 사정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엠마는 케이트가 매튜가 생각하듯 남편만 사랑하던 여자가 아니었다는 사실, 그녀는 거짓 사랑을 연기하며 살았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된다. -p, 445, 446 <옮긴이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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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밥상 - 건강.젊음.활력을 되찾는
방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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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전 먹거리에 대해서는 ‘맛있으면 장땡!’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이런게 몸에 안좋대.’라는 말을 들어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먹거리 X파일> 같은 프로그램을 봐도 그렇게 놀라지 않구요. 몸에 좋지 않은 음식보다 몸에 좋은 음식을 더 담아두는 편이지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제 머릿속에 절대 먹으면 안되는 식품으로 세뇌 되어버린 네 가지,

‘고기, 생선, 우유, 계란’

 

오늘 삼겹살 1인분을 먹었다면 돼지 칵테일 154밀리리터를 들이마신 것이나 다름없다. 삼겹살 1인분(220그램) 중 154그램은 돼지의 수분이기 때문이다.

 

“우유 한 컵에는 눈에 넣는 악얄 한 통의 고름이 들어 있습니다. 이제 우유를 마시는 것은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이렇게 자극적인 글을 봐서인지 삼겹살을 보면 돼지 칵테일이 생각나고 우유를 보면 고름이 생각이 나요. 큰일이에요..

 

이 책을 읽고난 후에도 고기, 생선, 우유, 계란을 섭취하긴 했지만 찝찝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저도 그 날 제가 어떤 걸 먹었느냐에 따라 컨디션 변화가 큰 편이라 먹는 게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누구나 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것들이 되도록 섭취를 금했으면 하는 것들이라니. 아직까지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어요.

 

이건 남자들 뿐만이 아니라 여자들에게도 알려주어야 하는 사실들이에요.

 

 

 

 

 

 

고기, 계란, 우유의 지방은 비누로나 만들어 사용하라. 수은이 들어 있는 등푸른 생선은 바다로 돌려보내라. 바코드가 찍힌 정제 기름 역시 가공식품일 뿐이다. 정말로 좋은 기름은 푸른잎 채소와 견과류에 꼭꼭 숨어 있다. 여전히 등푸른 생선에 들어 있는 오메가3가 아쉬운가? 당신은 섬유질이 들어 있다고 대마초를 씹어 먹을 것인가? -p, 21

 

우리가 육식동물인지 채식동물인지는 우리의 자아가 사자를 닮았는지 사슴을 닮았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만약 누군가가 돼지의 피와 오줌, 땀, 호르몬 154밀리리터를 컵에 담아 ‘돼지 칵테일’이라고 이름을 짓고 당신에게 권한다면 당신은 이를 들이킬 것인가? 삼겹살을 먹는 일이 바로 이런 행위이다. 오늘 삼겹살 1인분을 먹었다면 돼지 칵테일 154밀리리터를 들이마신 것이나 다름없다. 삼겹살 1인분(220그램) 중 154그램은 돼지의 수분이기 때문이다. -p, 32

 

생선 기름으로 만든 오메가3 캡슐은 중금속의 문제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또한 추출 과정에서 열을 가하면 트랜스지방으로 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생선 기름 캡슐을 고를 때는 자연 추출된 제품을 먹어야 한다. 유럽인증이나 환경마크, 또는 미국농무부 인증마크가 있는 제품을 먹는 것이 좋다.

 

현재 생선 섭취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위험성은 바닷물 오염이다. 특히 등푸른 생선인 참치나 큰 고등어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식품 중 수은 함량이 최고로 높다.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생선을 오염 가능한 가장 위험한 식품으로 경고하고 있다.

 

굳이 생선을 먹으려면 꽁치나 정어리, 멸치와 같은 작은 생선이 좋다. 이러한 작은 생선은 중금속으로부터 훨씬 안전하다. 또한 아이러니하지만 자연산 연어는 통조림을 고르는 것이 좋다. 수은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알래스카산 연어는 대부분 통조림으로 판매된다. -p, 63

 

세계적 동물권리운동가인 게리 유로프스키는 하버드대학교 강연에서 우유에 들어 있는 이러한 고름에 대하여 명확히 말하고 있다. “우유 한 컵에는 눈에 넣는 악얄 한 통의 고름이 들어 있습니다. 이제 우유를 마시는 것은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p, 101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도 진한 커피 향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커피는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로서 생활 속의 여유와 멋을 주는 데는 다른 음료에 비길 수가 없다. 갑자기 웬 커피예찬론이냐고? 커피를 마실 때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명심하라.

 

“무엇이든 잘 먹으면 약이 되고 잘못 먹으면 독이 된다. 그러니 당신이 먹는 것이 약이 되게 하라.” -p,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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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열에 아홉은 묻고 싶은 질문들 - SERI CEO 최고 강사 신상훈이 전하는 직장 처세술
신상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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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매일 점심, 무엇을 먹을지 고민입니다.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고민을 합니다. 주문 시간이 길어지니까 중국집 주방장이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짬짜면’이죠. 당신이 뭘 먹을까 고민할 때 어떤 사람은 그 고민을 해결해 주면서 돈을 법니다. 그런데도 고민만 하실 겁니까? 그러고도 밥이 입에 들어가요? 더 이상 뭘 먹을까 고민하지 말고 진짜 고민을, 진짜 바른 선택을 해보세요.

지금 점심을 뭑 먹을지 고민하기보다 나의 의지, 나의 결정력의 문제를 더 고민해 보세요. 점심 한 끼 안 먹는다고 죽지 않아요. 굶으면서 고민해 보세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선택하면서 살 것인가? 선택이 곧 인생이며, 그 선택하는 재미를 알 때 인생의 참맛을 느끼는 것입니다.

 

 

 

 

 

 

전 책을 읽을 때 한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독서에 있어선 ‘완벽주의자’에요. 그래서 매번 서평을 작성해야 하는 기한을 맞추느라 애를 먹지요.

 

이 책은 여느 책과는 다르게 Q&A 형식의 책이라 책을 받자마자 깊은 고민에 빠졌어요.

내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해야 하느냐, 아니면 이 책의 머리말에 있는 말처럼 목차를 보고 궁금한 질문만 골라서 읽어야 하느냐.

 

우리 일반적으로 인터넷 사이트 고객센터에 있는 Q&A를 하나하나 다 읽진 않잖아요..? 그렇게 생각하고 제가 목차를 보고 관심이 가거나 궁금했던 질문만 골라 읽었어요.

 

<직장인 열에 아홉은 묻고 싶은 질문들>이라는 제목을 보고 직장생활에 관련된 질문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그 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 후회없는 삶에 대한 Q&A도 있었어요.

 

이 책은 이제 막 직장에 들어가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상사에게 묻기도 애매하고 부모님, 선생님도 알려주지 않은 사항들에 대해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책이 될거에요.

 

 

이 책이 직장인들의 고민을 모두 해결해 주지는 못할 겁입니다. 그러나 다른 각도의 해결방법을 제시해 줄 수는 있겠죠. 그러니까 한 번에 읽어버리지 말고 답답하고 고민될 때 비슷한 카테고리의 글들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얻기 바랍니다. -p, 5,6

 

Q. 퇴근 시간이 지나도 일하는 상사, 기다려야 할까요?

 

상사가 퇴근을 안 하고 있다면 당신도 안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내 할 일 했으니 내가 퇴근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 퇴근 시간은 퇴근하라고 주어진 시간이다’라며 당당하게 퇴근하는 신참 직원의 모습이 좋아 보이던가요? ‘식사 시간에 내가 밥을 먹겠다는데 아빠 엄마가 뭔 상관이야’ 하면서 숟가락 드는 동생이 예뻐 보이지는 않죠? 그러니까 기다릴 때는 기다리세요. 그러나 무한정 기다리라는 것이 아니라 센스있는 말로 상사의 마음을 움직여 보세요.

“부장님 남은 일 있으세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그러면 “어이쿠, 시간이 이렇게 됐나? 퇴근들 하지”라는 말이 나옺 않을까요?

‘칼’퇴근 좋아하다가 단칼에 잘리는 수가 있습니다. 너무 고리타분한 생각이라고요?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직장 상사는 안 바뀐다는 걸 명심하세요.

 

Q. 술자리를 자주 가져야 직장생활이 편해질까요?

 

결정적으로 술자리는 회사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술로 진급하는 사람은 ‘술상무’밖에 없습니다. 술을 잘 마신다며 술에 절어 사는 선배들은 좋아할지 모르지만, 당신을 판단하는 사람은 그런 선배들이 아니라 더 윗사람들입니다. 단지 주변 사람들과 편해지려고 술자리를 계속한다면, 당신의 회사생활은 점점 당신의 간처럼 썩어가는 것입니다.

술자리에서 술 잘 마신다고 편해지는 직장은 룸살롱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룸살롱 마담이나 5번 아가씨가 아니라면 술로 회사생활 편하게 할 생각은 처음부터 접으세요. 가급적 술은 자기 주량의 절반만 마시세요. 그래야 상사 앞에서 실수하지 않는 법입니다.

 

Q. 회사에 꼭 필요한 존재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최대한 길게 휴가를 다녀오세요. 15일 정도. 그래도 회사가 돌아간다면 당신은 회사에서 꼭 필요한 존재는 아닙니다. 만약 휴가를 다녀왔는데 책상이 없다! 그러면 당신은 회사에서 불필요한 존재입니다.

자, 휴가를 다녀오세요. 만약 휴가를 안 주면 어떻게 하냐고요? 당신은 회사에서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열심히 일이나 하세요.

 

Q. 매일 점심, 무엇을 먹을지 고민입니다.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고민을 합니다. 주문 시간이 길어지니까 중국집 주방장이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짬짜면’이죠. 당신이 뭘 먹을까 고민할 때 어떤 사람은 그 고민을 해결해 주면서 돈을 법니다. 그런데도 고민만 하실 겁니까? 그러고도 밥이 입에 들어가요? 더 이상 뭘 먹을까 고민하지 말고 진짜 고민을, 진짜 바른 선택을 해보세요.

지금 점심을 뭑 먹을지 고민하기보다 나의 의지, 나의 결정력의 문제를 더 고민해 보세요. 점심 한 끼 안 먹는다고 죽지 않아요. 굶으면서 고민해 보세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선택하면서 살 것인가? 선택이 곧 인생이며, 그 선택하는 재미를 알 때 인생의 참맛을 느끼는 것입니다.

 

Q. 가족 행사와 회식이 겹쳤을 때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가족 행사와 회사 회식 중에서 하나를 포기해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가족 모임을 회식과 같은 장소에서 갖는 겁니다. 아니면 가족 행사에 직장 동료들을 초대해 보세요.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가족과 직장 동료들 중에 누가 더 나를 사랑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덜 사랑하는 쪽 모임에 참석하세요. 왜냐고요? 사랑하는 사람은 참석을 못 하더라도 이해하고 용서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족 행사와 회식이 겹쳤을 때는 당연히 회사 쪽에 참석해야 하는 것입니다.

 

Q. 미지근해진 연애, 어떻게 하면 처음처럼 설렐 수 있을까요?

 

데이트를 하면서 항상 설렐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데이트 상대를 매번 바꾸는 것입니다. 정말로 이런 노력을 하라는 게 아니라 같은 상대에게 항상 다른 느낌을 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3P' 법칙을 기억하세요. “Place, Performance, Peep"

 

Place. 장소를 바꿔보세요.

데이트 코스가 항상 똑같지 않나요?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고, 항상 먹는 밥이지만 새로운 식당을 찾는다든지, 영화보다 때로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감상한다든지, 차를 마시더라도 때로는 전통찻집이나 지하철 자판기를 이용해 보세요. 초창기 때는 남자들이 데이트 코스에 신경 쓰다가 “어디 갈까?”라는 소리가 나온다면 권태기에 접어든 것입니다. 장소만 바꿔도 설렘을 느낍니다. 부부간에는 침대 자리만 바꿔도 설렌다고 하잖아요.

 

Performance. 데이트도 일종의 공연입니다.

매일 똑같은 등장인물이 같은 대사만 한다면 당연히 질리겠죠. 영화배우가 다음 작품에서는 연기 변신을 하는 것처럼 연인들도 매번 데이트에서 새로운 공연을 보여줘야 합니다. 하루는 로맨틱한 모습이었다면 다음은 터프한 모습으로, 때로는 코믹한 모습으로 다가서야 합니다. 아무리 재밌는 「개그콘서트」도 1년을 넘기는 코너는 많지 않습니다. 연기자도 생존을 위해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듯이 진정한 연애의 고수들은 매번 새로운 캐릭터와 구성으로 상대방을 맞이합니다. “오늘 당신 좀 달라 보이네”라는 말을 듣는다면 성공한 것이죠.

 

Peep. 슬쩍 엿보는 겁니다.

혹시 ‘Peep Show'를 아십니까? 몰래 상대방의 성행위를 들여다보는 음란퇴폐공연이죠. 이것이 가장 짜릿한 쾌감을 준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여러분도 이런 못된 짓을 하라는 게 아닙니다. 상대방을 항상 같은 방향에서 바라보니까 설렘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양파 같아서 까면 깔수록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알고 있는 상대방의 모습을 다른 각도에서 슬쩍 들여다보세요. 몰래 관찰해보세요. 그러면 새로운 설렘이 나타납니다. 상대방에게는 나의 모습을 처음부터 다 노출시키지 말고 슬쩍슬쩍 보여줘야 상대방이 계속 설레겠죠? 남자들은 여자의 전신 나체보다 옷깃 사이로 보이는 속살에 더욱 애간장이 타는 법이니까요.

이런 노력으로 항상 설레는 관계를 유지하실래요, 아니면 사람을 매번 바꾸실래요? 그건 당신의 선택입니다. 당신이 사람이 되느냐, 개가 되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Q. 연애하고 싶은 사람,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따로 있는 걸까요?

 

연애하고 시은 사람은 ‘밥을 사주고 싶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밥을 해주고 싶다.’

 

연애하고 싶은 사람은 ‘같이 자고 싶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같이 깨고 싶다.’

 

연애는 좋아하는 걸 같이하는 것.

결혼은 싫어하는 걸 같이하지 않는 것.

 

연애하고 싶은 사람은 ‘첨에는 장점이 보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단점만 눈에 띈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첨에는 단점이 보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장점만 눈에 띈다.’

 

연애하고 싶은 사람은 ‘그 사람만 보인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그 사람의 가족이 보인다.’

 

Q. 돈은 못 벌어도 진정 원하는 일이라면 행복해질 수 있나요?

 

그러나 똑같은 돈을 벌면서도 행복도가 다른 사람이 있어요. 그것은 돈을 쓰는 태도에 달렸습니다. 그러니까 행복을 찾는다고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돈도 안 되는 일에 매달리지 말고, 돈 되는 일을 하면서 그 돈을 잘 활용하면 행복은 빠르고 쉽게 당신에게 찾아온다는 말입니다.

 

Q. 유학을 가는 게 좋을지 빨리 취직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매뉴얼도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유학을 가는 게 답이 되겠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답답한 일이 되기도 합니다. 자꾸만 남과 비교하지 마시고 자신의 길을 찾아보세요.

나이 든 사람일수록 ‘운칠기삼’이란 소리를 자주 합니다. 유학과 취업 둘 중에 어느 것을 먼저 선택하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 득으로, 혹은 실로 작용할 것입니다. 미래를 볼 수 있으면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겠죠. 그것을 모르니까 지금 갈등을 겪는 것입니다. 취직하려는 분야가 어딘지, 유학을 어디로 가는지를 안다면 미래를 점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3자의 조언일 뿐입니다. 선택도 자기가, 책임도 자기가 져야 하니까 님께서는 빨리 선택을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무엇을 선택하든 빨리하세요. 3초의 느낌으로 선택을 하나 3일간 고민해서 선택을 하나 최종 선택은 똑같습니다. 왜냐하면 결정에 사용되는 프로세스는 똑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을 믿고 추진하세요. 선택하지 않는다는 건, 안 하는 걸 선택한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

 

Q. 취업은 안 되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이런 직장인 고민 상담 책 읽지 마시고 취업 준비를 위한 책부터 읽으세요. 일단 취업부터 하세요. 취업이 안 돼 뒤처진다는 생각도 하지 마세요. 그런 생각이 바로 당신의 취업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그냥 쿨~하게 생각하세요. 내가 남보다 조금 늦구나.

예전에 우리가 어릴 땐 이런 노래도 있었어요.

“앞에 가는 사람은 선생님, 뒤에 오는 사람은 학생.”

그러면 또 뒤에 가는 아이들이 이렇게 노래를 부르곤 했죠.

“앞에 가는 사람은 도둑놈, 뒤에 오는 사람은 순경.”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와치(watch)'가 중요합니다. 잘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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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
이용범 지음 / 바움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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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적인 남녀 사이라는 것은 결국 말없는 나무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한마디 말이 없어도 항상 의지하고, 마주 서서 바라보기만 해도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 진실한 사랑이 아닐까요. 그러나 인간이란 결코 나무와 같은 존재가 될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붙들어두지 않으면 불안하고, 가까이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여기니까요.

 

그래서 인간은 두 다리를 가질 때부터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를 찾기 위해 끝없이 방랑하는 존재니까요. 차라리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 것을……. -p, 121

 

 

 

 

 

 

 

이 책을, 이별을 경험하자마자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네요.

 

서로 미워하지 않는데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억지로 받아들여야만 했던 그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비록 상대에게 전해주지 못하는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편지였지만 이 편지를 통해 화자의 심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어요. 어찌나 문체가 섬세하고 나긋나긋하던지 당연히 작가가 여자인 줄 알았는데 남자인걸 알고 정말 놀랐어요.

 

그러고보니 연애편지 뿐만이 아니라 손편지 자체를 안쓴지 꽤 오래 되었네요. 예전엔 친구랑 하루가 멀다하고 편지를 주고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요즘은 특별한 날에도 편지보단 카톡으로 안부를 묻는게 당연해진 것 같아 슬프네요.

 

이런 생각이 든 지금, 오랜만에 손편지를 써보는 시간을 가져야겠어요.

 

 

처음 생일선물을 전해주던 날, 당신은 내게 말했지요. 사랑을 시작할 때는 언젠가 그를 미워하게 될 것이란 걸 염두에 두고, 누군가를 미워할 때는 언젠가 그를 다시 사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예요. 그때만 해도 당신은, 내 사랑의 표적이 당신이 되리란 걸 몰랐겠지요. -p, 15, 16

 

하지만 나는 어린아이가 아니에요. 당신보다 먼저 사랑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으니까요. 투정이나 일삼던 나를 다소곳한 숙녀로 만들어 버린 것, 철없이 날뛰던 말괄량이에게 기다림의 인내를 가르쳐준 것,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라곤 눈곱만큼도 없던 못된 계집애를 이렇게 침묵하게 만든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란 걸, 나는 알아버리고 말았으니까요. -p, 44

 

신은 우리를 채찍으로 다스리지 않고 시간으로 길들인다지요. 시간 앞에서 인간은 무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영화롭던 시절도, 무엇이든 녹여낼 것 같던 청춘도 결국엔 시간 앞에 무릎을 꿇고 말지요.

 

그런데도 우리는 늘 허망한 꿈을 꾸며 살아갑니다. 내일이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데도 우리는 날마다 내일을 기다리지요. 그러나 우리가 미래라는 이름 앞에 늘어놓는 수많은 내일은 영영 우리 앞에 다가오지 않습니다. 내일이 다가왔을 때 이미 내일은 오늘이 되어 있을 테니까요.

 

지나간 시간은 늘 기억을 남겨놓습니다. 기억이란 고통의 다른 이름이지요. 아물지 않는 화인(火印)만이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아프게 새겨지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니체는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아마도 인간의 역사 전체를 통해서 기억보다 무섭고 섬뜩한 것은 없었을 것이다. 어떤 것이 기억에 남으려면 그것은 달구어져야 한다. 부단히 고통을 주는 것만이 기억에 남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이야말로 내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일 겁니다. 기억이 없는 나를 상상한다는 것은 너무나 끔찍한 일이에요. 상상해보세요. 내게 기억이 없다면 내가 ‘나’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어요.

 

지금 거울에 비친 얼굴조차 내가 어제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나’라는 걸 알게 되는 것이지요. 때문에 내게서 기억이 사라진다면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겁니다. 날마다 낯선 내가 있을 뿐이지요.

 

잊을 줄 아는 것이 행복이란 걸, 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이란 얼마나 야속한 것인가요? 우리는 오히려 쉽게 잊고 싶은 것들과 빨리 잊어버려야 할 것들을 가장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기억은, 내가 그것을 필요로 할 때 비열하게 나를 떠날 뿐 아니라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 교활하게도 맨 먼저 나에게 다가오곤 하지요. -p, 50, 51

 

하지만 이 세상에 위험하지 않은 사랑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의 위험을 알면서도 그곳에 쉽게 뛰어들지요. 사랑이 고통의 뿌리가 된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만일 사랑할 사람이 없다면 모든 사랑은 그냥 스쳐지나버리지요. 오직 누군가를 사랑할 때만, 영원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만 사랑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랑을 만나기는 어렵겠지요. 그래서 사랑은 늘 실패와 고통 속에서 열매 맺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 61, 62

 

세월은 상처를 아물게 합니다. 치유되지 않을 것 같던 가슴속의 상처에서도 새살은 돋고, 아무리 깊은 상처에도 딱지는 내려앉는 법이에요. 누군가 뾰족한 손톱으로 다시 긁지 않는다면, 세월은 모든 것을 덮어버리죠.

 

망각이란 얼마나 고통스럽고, 또 얼마나 많은 부끄러움을 감추고 있던가요. 하지만 잊혀짐이란, 한때의 아픈 기억과 부끄러움까지 무력하게 만들어버립니다. 세월은 생살에 박힌 거스러미까지 묻어주고, 마침내 가시가 박혀 있던 자국까지 깨끗하게 지워주지요. 그리고 고통마저 추억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먼 과거 속으로 사라지게 만들어버립니다. -p, 93

 

그러나 누구나 겪는 이별이 아니던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이별을 겪고, 그것을 통해 한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요. 결국 이별은 사랑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입니다. 한 사람을 잃은 내 안의 공간은 영원히 비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다시 채워지게 마련이에요.

 

당신에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빈 공간을 고통과 회한으로 채우지 말고 그냥 비워두세요. 누군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만일 그곳을 비워두지 않는다면 또 다른 사랑이 당신의 마음을 두드릴 때 기꺼이 그를 맞을 수 없을 거에요. -p, 95

 

사랑도 결국은 지긋이 낫살이나 든 뒤에야 둥글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그 이전까지는 달콤한 사랑마저도 가슴이 다 타버리도록 서럽고 괴로운 것이지요. 하지만 사랑과 이별이 반복되고 아픔을 묻어둘 줄 알만큼 성숙해지고 나면, 영원한 이별도 운명의 일부처럼 편안히 맞을 수 있겠지요. -p, 105

 

가장 이상적인 남녀 사이라는 것은 결국 말없는 나무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한마디 말이 없어도 항상 의지하고, 마주 서서 바라보기만 해도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 진실한 사랑이 아닐까요. 그러나 인간이란 결코 나무와 같은 존재가 될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붙들어두지 않으면 불안하고, 가까이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여기니까요.

 

그래서 인간은 두 다리를 가질 때부터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를 찾기 위해 끝없이 방랑하는 존재니까요. 차라리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 것을……. -p, 121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랑이란 서로에 대한 절대적인 자유와 서로에 대한 무소유 속에서 함께 사는 것이라고, 사랑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이며 자유라고……. 아, 누가 그런 바보 같은 말을. 아마 그는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했거나 인생을 꿰뚫는 성자이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사랑이란 결국 갖고 싶은 것이며, 구속하는 것이며, 또 갈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싫다면 사랑을 포기해야지요. 한 사람조차 사랑하지 못하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구원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p,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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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 마음이 한 뼘씩 자라는 이야기
사색의향기문화원 지음, 이영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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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포스팅을 하고 있는 내 옆엔(즉, 컴퓨터 책상 위엔) 읽어야 할 책이 한가득이다.

느긋하게 생각하면서 소설책이 읽고싶다 라는 생각이 스물스물 밀려올때 쯤,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사색과 독서는 두 개의 수레바퀴입니다.

독서 없는 사색은 독단에 빠지기 쉽고

사색 없는 독서는 지식의 과잉을 초래할 뿐입니다. -p, 7'

그렇다. 난 요즘 사색 없는 독서로 지식의 과잉을 경험하고 있는 중.

눈 뜨면 책 먼저 집어들고 밥먹고 또 책을 집어들고 외출하고 집에와서 책을 집어들고, 책을 읽다 잠드는 생활이 약 3주간 반복되고 있다.

 

가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가도 이렇게 책에 파묻혀 지내볼 기회가 얼마나 될까 하곤 다시 책을 읽어치운다.

 

최근에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 울지 않는 어른 중 책에 대해 언급된 부분이 있었다.

 

종이에 갇힌 또 하나의 공간을, 제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고 제 눈으로 읽어나가면서 해방시키는 능동적인 작업이 지닌 즐거움. -p, 66

 

책 읽기는 고혹적이다. 금단의 열매. 그만 읽고 싶은데 그만 둘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을 때의 흥분감은 거의 육체적 쾌락이라 할 수 있다. -p, 67

 

읽고 싶어 사놓고서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잔뜩 쌓여 있고, 전에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조만간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하는 책도 잔뜩이다. 그런 데다 일 때문에 읽을 필요가 있는 책, 누가 보내주었으니 읽고서 고맙다는 편지라도 써야지 하면서 그냥 그대로 놔둔 책, 읽어야 할 책이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책꽂이를 한차례 죽 훑어보고는 한숨을 쉬며 읽고 싶은 책이 없다고 중얼거린다.

 

골치 아픈 것은 책을 읽고 싶지 않은 것 자체가 아니다.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버릇이 들고 만 것이다.

 

전철을 타거나 목욕을 할 때, 또는 치과 로비에서 책을 읽는 버릇이 붙고 말아 무슨 책이든 들고 가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책 따위 하나도 읽고 싶지 않은데, 책보다는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싶은 기분인데도 책을 읽고 싶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탓에, 읽고 싶은데 읽을 거리가 없다는 갈증에 허덕이는 꼴이 되는 것이다. -p, 67, 68

응응, 난 지금 딱 저 상태인 듯 하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메일로 받아보던 적이 있었는데, 이 '향기메일'도 그와 비슷한 것인 듯 하다.

출근길 버스나 전철 안에서 이 메일로 인해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

난 그 메일을 알지 못했기에 이렇게 책으로 나온 향기메일을 읽으면서 '한꺼번에!!' 사색을 했다.

(비록, 책을 읽을 때마다 지금처럼 옆에서 날 괴롭히는 강아지 때문에 집중해서 사색을 하지는 못했지만.)

 

 

늘 동경하고 꿈을 꾸며

그것을 향해 모험을 시도하는 사람.

 

자신을 돌아보고 들여다보며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는 사람.

 

그중 '나'는 어떤 부류에 속하는 사람일까요.

 

산다는 것은 내 자신에게만 갇혀 있을 수도,

밖으로만 향할 수도 없는 일.

 

안과 밖이 조화를 이루며 가는 것이

인생이겠지요.

 

-안과 밖이 조화를 이루는 인생 中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아픔을 같이 아파해 주고

가는 길이 달라도 등 돌리지 않고

내 가는 길을 지켜보는 이.

 

그가 바로 친구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속 깊은 말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부자입니다.

 

-친구는 나무와 같은 사람 中

 

 

오래 저장된 포도주는

갓 저장한 포도주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숙성된 맛과 향이 있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이해와 사랑과

또한 포용력을 지니는 것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다움으로 깊게

익어가는 것입니다.

 

좋은 포도주처럼.

 

-나이를 먹는다는 것 中

 

 

타인의 잣대로 내 스스로를 측정하지 마세요.

내가 없이 남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도 있고 더불어 그들도 함께 있는 것입니다.

 

-함께 있다 中

 

 

내가 존재한다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내가 존재해야만 의미 있는 세상입니다.

 

파도처럼,

자갈처럼,

그 자리에 있는 그것들처럼.

 

-내가 존재 한다는 것 中

 

 

나는 사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조르주 퐁피두의 묘비명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조르주 퐁피두의 이 묘비명은

후회없는 최고의 인생을 살다 간 사람만이 적을 수 있는

인생의 마지막 문장이란 생각이 듭니다.

 

노벨상 수상 작가이자 극작가였던 버나드 쇼의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는

인간적 회한이 담긴 묘비명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퐁피두의 묘비명은 약간은 오만하게까지 느껴지는

통쾌한 인생의 총결산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꿔 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기 위해

그는 얼마나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자 애썼던 걸까요.

얼마나 도전하고, 얼마나 노력한 사람만이 이런 묘비명을 쓸 수 있는 걸까요.

 

당신은 인생의 마지막 문장을 무어라 쓰고 싶으신가요?

 

- 내 인생의 마지막 문장 中

 

 

잊으려고 하지 말아라. 생각을 많이 하렴.

아픈 일일수록 그렇게 해야 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잊을 수도 없지.

무슨 일에든 바닥이 있지 않겠니?

언젠가는 발이 거기에 닿겠지.

그 때 탁 차고 솟아오르는 거야. -신경숙, 『기차는 일곱 시에 떠나네 』 중에서

 

-기차는 일곱 시에 떠나네 中

 

 

우리의 꿈은 어디에 있을까요?

 

판단이 어려울 때

가장 손쉽게 알아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상상하거나

직접 하려고 할 때

작은 흥분과 기대감으로 가슴이 뛴다면

바로 그곳에 우리의 꿈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가슴 뛰는 삶 中

 

역시 독서는 사색과 함께 해야 하나 보다.

 

얼마 전, '마음이 복잡하면 독서도 잘 안돼.' 라는 말을 듣고

'전 오히려 마음이 복잡할 때,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을 때 책을 읽는데요?' 라는 말을 하면서 반박했던 적이 있다.

 

도피처로 책을 택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도피처가 오히려 책을 통해 하는 사색이었네.

 

 

 

마음 같아선 책 내용 전부를 올리고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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