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기 목욕탕 1
김경일 글.그림 / 함께읽는책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언제가 우연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괴기 목욕탕>은 인디만화로 상상마당에 연재해서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두권의 책으로 출간하게 됐다고 한다. 만화로 정말 아주 간만에 접해본 책이다 .

어른들도 그렇지만 만화라는 장르는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장르다. 나 역시 어렸을 때는 순정만화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만화를 봤었는데 커가면서 서서히 멀어진 것 같다. 요즘도 가끔 보기는 하지만 접하기가 쉽지 않은 장르이기도 하다. 방학을 맞은 우리 조카들이 집에 놀러와서 택배로 배달된 <괴기 목욕탕>을 봤던지 아주 재미있다고 자랑을 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마물들이 등장한다.
인간과 마물들이 공존하는 곳이 있다. 인간들은 사우나와 때를 밀러 오는 곳으로, 마물들은 지옥의 죄인들을 고문하느라 지치거나 쉬고 싶을 때 괴기 목욕탕을 찾게 된다.
드라큐라 생김의 주인공 헬름과 그의 아내 메두사를 비롯해서 자웅동체의 때밀이 미르마, 이발사 깍귀와 구두닦이 용탁, 그리고 삼신을 비롯한 목욕탕 식구들과 더불어 저승사자와 염나대왕을 비롯하여 악마의 대장 루시퍼와 천사 미카엘도 등장한다. 그 밖에 마물들보다 더 추악한 인간들이 마물들과 함께 나온다.
화장실에 관련된 무서운 이야기를 할때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가 "빨간종이 줄까 파란종이 줄까"다. 화장실에 빨간종이로 닦지 말라고 경고문이 붙어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경고문을 보지 않고 화장실을 들어갔다가 사라지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변신술의 귀재인 삼신할머니와 순정파 남자의 가슴 아픔 사랑이야기를 비롯하여 헬름 아들의 학교에서 벌어지는 왕따에 관련된 이야기, 남을 괴롭히는 조폭에 관한 이야기, 노인에 관련된 이야기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에피소드별로 다룬다.
망나니 아빠가 목욕탕에 갔다 마물들에 잡아먹힌 딸은 고아원에 가기 싫다며 마물들 중에 한명이 아버지가 되달라고 하는 부분은 오히려 몹쓸 인간보다 마물이 낫다는 것이라든지, 못된 혹은 마물보다 더 악한 인간들을 위해 싸움을 벌이는 괴기 목욕탕 마물들의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마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다.
최후의 결전을 위해 준비한 비장의 무기가 인간들의 돈이라는 사실은 물질만능주의 사회의 단편을 꼬집는듯하다.
 
작가는 하고 많은 곳 중에서 하필이면 왜 목욕탕이라는 공간을 설정했을까?!
세상에서는 옷과 생김새 여러가지 환경에 따라 사람을 평가할 수 있지만 목욕탕은 누구나 다 자연이 상태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다 평등한 관계로 만날 수 있다.
또한 목욕탕은 때를 미는 곳이다. 땀과 먼지, 더러움을 씻어내듯이 욕망과 허영과 모든 더러움을 이 곳에서 정화시키는 경건한 곳으로 목욕탕을 설정하지 않았는지...
 생김은 아니지만 마음은 마물보다 더 추악하고 더러운 인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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