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클래식 2
제인 오스틴 지음, 이미애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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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을 살아갈 때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수많은 사람들 혹은 매체를 통해 설득당하며 살아간다. 물건을 살 때도 전단지나 가격, 선전문구 지인들의 조언 등을 통해 선택을 하게 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날 때에도 다른 사람들의 그 사람에 대한 평가나 이야기로 인해 선입견을 가지거나 편견을 갖게된다.
<설득>에 나오는 주인공 앤 앨리엇 역시 주위사람들의 설득으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보내고 후회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준남작이라는 명예를 가진 아버지 앨리엇 경과 그의 세 딸들. 그리고 준남작 부인의 벗이자 동료인 레이디 러셀 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나간다.
허영심과 명예심 가득한 아버지 앨리엣 경과 그의 첫째 딸 엘리자베스, 엄마를 많이 닮은 둘재 앤, 찰스와 일찍 결혼해 출가한 메리. 이야기는 그다지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존재감 없는 둘째 딸 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녀가 13살에 어머니가 떠나고 난 뒤 묵묵히 자란 그녀는 20대 초반에 웬트워스라는 해군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명예와 재산을 중시하는 앨리엇 경과 언니와 반대와 어머니처럼 따르는 레이디 러셀의 설득으로 그와의 약혼을 포기하고 헤어진다.
그렇게 7여년을 홀로 보내던 어느 날 아주 멋진 모습으로 바뀐 웬트워스 대령과 재회하게 된다.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등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이 긍정적인 인물과 부정적인 인물 이렇게 두 부류로 나뉘어 진다. 간혹 그 중간에 있는 인물들도 있지만(여기서는 레이디 러셀이 중간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긍정적인 케릭터와 상반된 케릭터의 등장으로 주인공을 더 부각시키기도 한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즐거운 건 전지적 작가의 시점이면서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극의 전개에서 독자는 주인공과 동일 시 되는 점이다. 그녀의 슬픔과 기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요즘처럼 복잡한 인물들이 많은 작품들에 비해 편안함을 주면서 책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엘리자베스라든지 메리 등 주연들의 이름들이 다시 등장한다.
오만과 편견에서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보다 후자의 앤이 조금은 더 끌리는 이유는 똑 부러지는 엘리자베스보다 그녀가 왠지 더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이랄까?!

이 작품에서는 다른작품에서처럼 주인공이 너무 눈에 띠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예쁘긴 하지만 도도함 보다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다정한 모습의 매력을 가진 밝은 20대 여성이다.
 
역시나 책을 통해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듯이 저자는 앤을 통해서 사회의 부조리함을 이야기 한다.
명예와 지위, 사회적 신분 등 보여진 것만을 중시하던 사회에 대해 비판하듯이, 앨리엇 경의 부조리함이나 겉으로 보는 것과 그의 속마음이 달랐던 것이라든지, 한결같은 웬트워스 대령을 통해 비교하게 한다.
그녀는 사회의 설득으로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냈지만, 뒤늦게 나마 그 사랑을 되찾게 된다.
 

"남자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소중한 대상이 있을 때 자기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보호하고자 하겠지만 여자들은 그 대상이 사라진 후에도 사뭇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가슴속에 간직해 둔다."라는 주인공 앤을 빌려서 한 저자의 생각이 저자의 사랑관을 잘 표현한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느끼게 됐다.
역시 자신의 마음을 간직하고만 있다면 이룰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앤이 또는 웬트워스 대령이 자신의 감정들을 숨기고만 있었다면 그들의 오랜 사랑이 이루어 질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 정서상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는 것을 이유로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부모님, 친구들, 형제자매들, 동료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등...
"누군가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듯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이나 표현을 자주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혹시라도 외사랑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어 상대방에게 표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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