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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 스트릿 1
카미오 요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그 검붉은 벨벳 막이 열리던 순간
내 인생의 절정이 지났다."
"16살...
지금의 나는 여생을 보내고 있다.
전작이 워낙 유명한 작품이어서 기대반...실은 실망할것을 각오하면서 본 책의 시작은 꽤나 우울한 글귀로 시작되었다. 또한 궁금증이 일기도 하면서..16살 꿈많은 소녀가 9살에 인생의 절정을 맛보고, 16살에 여생을 보내고 있다니....
그리고 그 궁금중은 곧 채워졌다. 예쁜 외모와 천재적인 재능(으로 추측)으로 아역스타가 된 케이토..하지만 케이토는 연기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로 인해 잃은 친구들과 학교로 인해 마음속으로 괴로워했다. 그리고 9살..처음으로 사귄 친구....나코...그녀는 케이토 인생의 빛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온전히 마음을 다준 친구에게 배신당했을때...케이토는 모든것을 잃게 되고.....그때부터 케이토는 '은둔형 외톨이'로 변한다. 말도 없고 집 밖을 두려워해 학교도 초졸에서 멈추고, 가족들과 대화가 끊긴지도 오래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저녁이 다가오면 '오늘 하루가 끝났다' 며 케이토에게는 '미래'는 없고 '여생'만 있을뿐이다.
그런 케이토에게 16살의 어느날, 세 남자와 만나게 되면서 변화가 시작된다. 첫번째 남자는 엘리스톤의 고장으로 케이토에게 '인생의 산책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엘리스톤(일명 프리스쿨)로 오라는 제의를 한다. 이성적으로는 거부하지만 본능적인 이끌림으로 따라간 엘리스톤..그곳은 이상한 학교였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알아보는 한 레이라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그는 케이토의 과거를 상기시켜 상처를 헤집자 달아난다. 그래서 도착한 동네 놀이터에서 초등동창인 타이요와도 만나게 된다.
레이와 타이요는 그때부터 케이토의 인생의 변화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레이는 닮은꼴 동반자 친구로서 우정을, 타이요는 동경(혹은 사랑?)으로서...이렇게 두명을 만난 케이토는 오랫동안 잊어버려서 없어진 줄 알았던 자신의 인생의 절정이었던 때의 갖고있었던 희망 '써니'를 기억나게 만든다. 그렇게 작은 희망은 결국 엘리스톤이라는 프리스쿨(오는것도 가는것도 하고싶은 것도 마음대로 하는...)에 가게된다. 그리고 비로서 케이토는 여생이 아니라 다시 삶을 시작한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조금씩 용기를 내기시작한것이다. 그리고 레이를 비롯한 엘리스톤에서 사귄 3명의 친구 모미지와 코이치는 '다른사람들고 다르다는점'에서 스스로를 들고양이라 부르며 이해하는 소중한 친구가 된다.
전작이 왕따와 평범한 소녀를 소재로 했다면 <캣 스트릿>은 은둔형 외톨이와 천재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그것도 사회에 부적응하는 외톨이 천재들을....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거기다 성격이 원만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버림받은(?) 그들을 포용하는 가상의 학교를 만들었다. 사실 이런 소재만으로는 어둡고 가라앉는 내용일것 같지만 <꽃보다남자>에서도 보여준 작가님 특유의 유머로 인해서 은근히 밝게 느껴진다. 히트작의 뒤에 나오는 작품이라 부담감이 있을법하지만 작품만 봐서는 전혀 그런것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예뻐진 그림체와 조금 성숙해진듯한 분위기, 그리고 간간히 보이는 코믹스러움과 우정과 사랑을 말하려는 작가님의 의도가 잘 어울려져서 초반이지만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것 같다. 몇번이나 봐도 왠지 즐거운 느낌이 드는 만화로 들고양이 같은 케이토와 친구들이 어떻게 성장할것인지 보는것은 정말 재밌을것 같다. 요즘 만화들중에서 추천하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