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안정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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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저자분이 여러곳을 여행한 여행기인데, 단순히 여행이야기가 아니라, 그곳을 거닐면서 생각나거나 떠오르는 문학의 어느 구절을 인용하였고, 이러한 방식으로 설명은 짧은 여행이 많이 소개되어 있는 에세이이다.

사색하기 좋은 도시란 책 제목에 딱 어울리는 그대로의 내용이었다.

소개된 여행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그녀가 그곳에서 느꼈던 느낌을 책속에서 풀어내는 방식이 꽤 재미있었고, 소개된 문구가 거의 다 좋아서 더 만족스럽기도 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시내를 거리면서 저자는 루소의 말을 인용했다.

'고독과 명상의 시간들이야말로 하루 중 내가 나 자신으로 충만히 존재하며, 내 마음을 빼았는 것이나 방해하는 것 없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자, 진실로 본성이 바라는 대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요 근래 새벽에 일찍깨어 꼭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중인데, 처음에 나온 루소의 말을 보니 더 기분좋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고 한번 더 생각하는 시간은 이제는 안하면 아쉬운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프라하에서는 저자는 꿈속에서 혹은 상상에서 카프카를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프라하를 거닐면서 상상했던 카프카는 저자에게는 무척이나 깨기싫은 꿈이었다고 했다.

인류 최후의 보루란 소제목으로 정한 파트는 뉴욕의 뉴욕공공도서관이었다. 인류재난을 다룬 영화<투모로우>에 나왔다던데, 그 영화는 기억에 잘 나지 않지만, 추위때문에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태워서 체온을 유지 했는데, 영화 속 사서는 구텍베르크 성경만은 지키고자 했다던데, 왠지 다시 하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왜 영화에서 인류를 재난속에서 사람들을 구해주 ㄴ장소가 도서관이었는지를 생각했다고 했는데, 아마도 재난에 처하게 되면 컴퓨터나 전기나 기타 동력이 필요한 것들은 정지될 확률이 많을 것이다.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도 전기가 없다면 그림속의 떡일 뿐이다. 하지만 책만은 그대로 있다면 그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의 언어를 배울 수 있고, 각종 다양한 노하우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니, 저자가 책을 태워 불을 내기 위한게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도서관의 책들은 그토록 유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더 해볼수 있게 했다.

그리고 시리아의 사막을 구경하면서 상상해본 고대 로마에 의해 멸망된 팔미라의 여왕 제노비아의 이야기는 짧았지만 한 번 찾아 보게 싶게 했다. 클레오파트라에 비해서 대중적으로는 덜 알려진 그 여왕은 아름답고, 용맹했지만 결국 로마에 의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고 했는데, 고대의 유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사막한 가운데서 저자가 상상한 고대의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여왕의 상상할 수 있다는 지식과 그곳을 거닐 수 있다는 점은 꽤 부러웠다.

그리고 이곳에 소개된 32개국 80개의 도시, 이 많은 도시를 일하면서 다녔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했고, 책만으로도 더 행복했던 그녀의 사색여행은 꽤 매력적이었다. 여행을 당장 가기어렵지만 나도 인문학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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