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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요, 서울에 물들다 - Sun Yao's Seoul Diary
손요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손요씨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인 미수다가 한창 있기 있었을때도 제대로 본 적은 없어서 중국인인 손요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지만, 10년이나 한국에서 살게된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이 궁금하기도 하고, 표지나 일러스터 캐릭터도 귀여워서 읽어보고 싶었다. (검색해보니 2013년 올해 봄에 한국인 남자분과 결혼했다고 했다)
외국인이 쓴 한국에세이는 몇권정도 밖에 읽은 적은 없었지만 , 예전에 일본에서 한국인과 결혼해 일러스트 에세이 책을 낸 새댁 요코짱의 글이나, 재일교포분이 쓴 일본+한국 에세이도 일러스트를 이용한 에세이였는데 둘다 재미있게 봐서 더 기대된 점도 있었다.
글은 20살 손요씨가 한국으로 오게된 이야기부터 나와있었다. 늘 학교, 집 만으로 오갔던 십대였는데 어느날 자신이 우울안 개구리란 생각이 들면서 유학을 결심하고 결국, 한국으로 유학오게 된다. 처음에는 한국외대 어학원, 그리고 경희대학교 무역학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우연히 미수다에 출연하게 되면서 방송인이 되고, 그 인연이 이어져 결국 한국분과 결혼해 한국에서 살게 된 것이다.
10년이나 살아서 그런지 외국인이지만 글은 신기하게도 잘 읽혔다. 한국인이 썻다고 해도 믿을만큼 자연스러워서 신기했다. 책을 읽어보면 한국에 처음와서 공부할때도 다른 외국인들보다 한국어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던것 같긴하다. 그런데 처음 한국어를 공부하게 된 계기가 인상깊었다.
우연히 중국에 견학온 어린아이들의 한국어 소리가 너무 아름답게 들렸다고 한다. 그래서 조선족 룸메이트에게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는데, 그녀는 손요씨가 중국사람들이 잘 못하는 ㄹ 발음이 정확하다고 까지 말했다고 한다. 한국어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노래처럼 들린다는 그녀의 얘기에 글 첫장부터 그녀에게 무한호감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살의 발랄한 감성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빨리 적응해버리는 긍정정신은 나까지 유쾌하고 가벼운 기분이 들게 했다. 한국어에 반해 한국을 공부하다가 한류에 빠지게 되고, 결국 유학을 오게 되었다. 그 과정중에 손요씨의 어머니와 함꼐 점집에 가서 한국에 가도 괜찮을까 물어보면 여우신이 예언해준다는 집에 갔는데, ( 손요씨도 처음 가보았다고 했다) 다행히 아주 잘 될거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집은 많지만 여우신은 처음 듣는 거여서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학준비를 위해 염불을 외우듯 ㄱ ㄴ ㄷ ... 등등 한글 모음과 자음등을 외웠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을 그린 일러스트도 정말 귀여웠다.

p33
그렇게 한국에 오게 된 손요씨는 처음 하숙집을 갈때부터 문화차이를 겪게 된다. 바로 중국에서는 창고로 쓰이는 반지하방에 6명이 묶게 된 것이다. 물론 가격을 저렴한걸 부탁해서 어쩔수 없이 그곳에 묶게 된 것이긴 했지만 중국인들 문화에서는 창고방에서 자게 된 셈이었던것이다. 게다가 침대를 쓰던 그들 문화에서 방바닥에서 자기는 꽤 어려운 미션이었다. 하지만 손요씨는 금방 적응해 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 외에도 한국에서 지내면서, 중국과 우리나라가 다른 점 때문에 오해하거나, 오해를 받기도 하고, 또 놀라게 되는 이야기들은 한국인인 내게도 당연한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했다. 그 중 대학 생활의 mt와 ot를 그녀만의 방식으로 정의한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한국에세이 이야기가 끝나면 그녀의 서울 나들이가 짧게 몇몇곳 나온다. 손요씨만의 도심 속 힐링여행이란 파트인데, 외국인으로서 그녀가 힐링하고 싶을때마다 가는 그녀만의 추천 장소이다.
12곳이 나와있는데 4번째의 삼청동 여행에서 나온 '압구정이 서울의 화려함을 대변하는 귀부인이라면, 인사동은 서울의 옛 문화와 예술적인 모습을 간직한 선녀, 삼청동은 서울에서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가는 여인 같다' 란 표현도 좋았다.^^ 그렇게 서울속 힐링여행지를 끝으로 책은 끝났다. 책을 처음 읽을적에 한국어의 소리에 반했다는 이야기에 생긴 손요씨에 대한 호감은 책을 읽는 내내 그녀는 정말 우리나라를 사랑하게 된것이 분명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글에서 나온 손요씨만의 밝음과 그녀의 귀여운 일러스트는 에세이를 계속해서 읽게 만들었다. 손요씨를 좋아하는 분이나, 외국인의 입장에서 겪었던 손요씨의 한국 유학, 일, 사람 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이나, 시간이 될때 재미있고 편안한 느낌의 에세이가 읽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