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 - 145년의 유랑, 20년의 협상
유복렬 지음 / 눌와 / 201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프랑스와 열차사업을 하게 되면서 그 대가로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온다는 기사를 본것이 꽤 큰 이슈가 된적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잊혀질 무렵 2010~2011년 드디어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려왔을때 기쁜 마음과 함께 정부가 노력을 많이 했겠구나 란 생각은 잠깐 했을 뿐,   어떻게 협상을 했는지는 관심 밖 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는 내가 단편적으로 알았던 과거 기사에서 보았던 외규장각 의궤이야기와 맞물려 그것이 어떻게 진행된것인지 비로서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처음 프랑스와의 협상때 부터 시작해서 협상의 중간 과정과 또 협상이 중단되었던 중간에는 외교관으로서(특히 통역관으로서의 유복렬씨)의 외교생활과 그녀의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후반 몇번의 결렬끝에 새로운 협상테이블에 앉은 프랑스와 우리나라 정부측의 노력으로 말미암아 드디어 5년마다 갱신되는 영구임대의 형식으로 우리나라에 돌아오게 된것이다. 그리고 의궤의 일부분이 보여져있고, 마지막장에는 의궤와 관련된 년도별로 간단한 일지가 한장에 나와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 외규장각 의궤는 1782년 정조가 강화도에 설치를 명하고 1866년 10월 프랑스가 약탈해간후 우리나라에서는 불에타서 없어진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1975년 박병선 박사가 프랑스국립도서관 베르사유 별관 창고에서 외규장각 의궤를 발견하게 되고, 3년후 국내 언론의 의궤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1991년 11월 최초로 반환요청을 하게 되고, 그 이후로 교섭이 여러번 이루어지게 된후 2011년 5월 27일이 의궤가 모두 한국으로 귀환하게 된 것이었다.

 

우리나라쪽에서는 약탈된 귀한 기록물이니 당연히 무상으로 반환받아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프랑스에서는 그들나라의 유명 박물관에는 약탈한거나 타국의 귀한 문화재가 많기에 만약 우리나라에게 조건없이 내어준다면 다른나라에서도 같은 요구를 해서 그들의 박물관이 텅텅 비게될 것을 우려해서 프랑스 국내법으로 절대 아무조건없는 반환은 없는것으로 제정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분통터지는 일이었지만, 그들로서는 이미 들어온 문화재를 절대 내어주지 않으려는 의도를 법으로 막아놓은 것이다. 실제로도 우리나라가 반환이 아니라 영구임대로 들어오게 된 과정은 바로 그 법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과거 김영삼 대통령 시절 미테랑 대통령이 의궤 2권을 우리나라에 대한 신의로서 국내에 들여오려 했는것조차 '외규장각 의궤'가 있었던 프랑스국립도서관의 관장이 대통령의 명령에 불복하고서까지 의궤를 내어주지 않으려해서 미테랑 대통령은 강제로 갖고 왔을 정도로 그들은 문화재 반환에 대한 고집은 철통같았다. 자신의 신념때문이었겠지만 문화가 달라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통령의 명령을 어기다니 놀랍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의궤는 왕실어람용 의궤로서 오직 단 하나뿐인 귀한 기록문화재여서 포기할 수 없었다. 합의할뻔 한적도 있지만 여론의 반대로 무산된 적도 있었고, 결론은 나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후 우리나라에서는 아무조건 없는 반환을 하는 대신 우리 국민들의 사의(謝意)를 얻으라는 대범한 제안을 하게 된다. 하지만 프랑스쪽에서는 정의로운 해결책 보다는 프랑스 국익(?)을 더 우선시 했기에 협상은 또 결렬되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이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게 되었고 협상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결국 정부와 외교관들의 노력끝에 영구임대 형식으로 조건없이 의궤를 반환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외규장각 의궤를 돌려받기까지의 외교적 과정과 더불어, 프랑스측의 입장에서도 왜 그들이 우리의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았는지도 잘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결과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도저히 안될것 같은 협상이 어떤 조건으로 결국 협상이 이루어지게도 꽤 궁금하게 만들었고, 자세히는 몰랐던 외규장각 의궤의 가치도 한번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여성 외교관으로서의 유복렬씨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조금이지만 우리나라의 외교관으로서의 사명감으로 인해 느낄수 있었던 기쁨과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볼 수도 있었기에, 이 외규장각 의궤가 어떻게 돌아왔는지 궁금한 분 뿐만 아니라 , 통역관이나 외교관이란 직업에 관심이 있으신분도 읽어보아도 좋을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