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여행에세이에 푹 빠지게 된 계기는 손미나씨의 스페인책이었다. 그리고, 스페인 책의 뒤에 나온 도쿄에세이, 아르헨티나 에세이 또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아서 새 여행책이 나오지 않았나 가끔씩은 찾아보기도 한다. 그래서 몇년만에 또 다시 나오게된 파리 에세이는 파리를 떠나서 작가를 먼저 보고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던 책중의 하나였다. 꼭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면, 남은 페이지가 줄어가는게 아쉬운데, 이 책도 역시나 그랬다. 손미나씨의 글은 책 전체를 감도는 따뜻한 분위기와 긍정적인 힘 그리고 여행지의 그 곳으로 잠깐 떠나게 만드는 기분이 들게 만들기에,  읽기전 조금 우울했던 마음이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들기도 했다.

파리에 1년정도 이사가기로 결정한 손미나씨는 과감하게 (일차적으로 안전을 위해서) 파리의 에펠탑 근처로 이사를 결정한다. 프랑스의 번거러운 집빌리기의 과정을 거쳐 , 쓰레기를 버릴때도 에펠탑을 볼 수 있는 그런 사치(?)롭기도 한 생활이 시작되었는데, 관광객이 아니라 임시지만 현지인이 되자 그 첫 걸음은 일단 실망으로 시작하게 된다.

파리의 복잡한 서류절차보다도 더 힘들었던건 이웃과 친하게 지내려 산 초콜릿을 냉랭한  반응으로 차마 주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던것이 시작있었다. 우리나라의 도시의 아파트 관계 또한 크게 다를바 없다할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사올때 떡을 돌리는 정다운 풍속은 그래도 꽤 남아있는 반면 이곳은 이웃간에도 교류가 없는 것이 정상이 었던것이다. 손미나씨도 실망을 했듯이, 예전에 파리에서 길을 물어보려했던 쌀쌀한 파리 여성을 생각하니, 파리의 실상을 이랬지, 친절하지 않고, 깨끗한곳도 아니야 하는 첫인상과 함께 손미나씨의 생각에 공감하면서 여행이 시작되려나 했는데, 곧 의외의 반전이 있게 된다. 쌀쌀했던 그 이웃여성은 사과를 하면서 잘못 배달온 사람으로 착각했다고 말하게 되면서, 손미나씨는 챙겨두었던 초콜릿을 주게 되고 둘의 교류는 시작된다. 사소한 초콜릿 선물이 그 여성에서 감동을 주게 되면서 마음을 열게 된 것이다. 이 여성은 어릴적 부유하게 자라나서 옥스포드 대학을 나온 재원이지만 자신의 꿈을 못이루고, 파리속의 좁은 공간에서만 살고 이웃과 교류도 없이 외롭게 살아가는 여성이었고, 2년 뒤 손미나씨가 이사갈시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할 정도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이 곳 파리에서 2년간 살면서 손미나씨는 즐겨가던 카페 주인이나, 다양한 사람들, 특별한 명소들,  파리에 놀러온 가족 친구를 만나고 그리고 파리에서 겪었던 한국과 다른 파리를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자신이 썼던 소설를 쓰면서의 고민도 꽤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한국인에게 인기있던 소설 <개미>의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인터뷰할 기회가 생기게 되어 그의 집으로 가는데, 그의 이야기도 흥미롭기도 했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프랑스 남부쪽으로 가게 된다. 폴 세잔과 고흐가 머물던 곳들도 가보게 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아름다운 섬도 놀러가게 되는데, 이곳에서의 생활은 파리에서는 현지인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면 , 이곳에서는 관광객으로서 가까운 여행객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알프스 산의 스키이야기, 친한 언니들 2명과의 남부 지중해의 여행으로 여행이 마무리 되는데, 이 책 역시 전작들처럼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보물상자를 하나씩 열어보는 다양한 파리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더불의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란 달콤한 제목처럼, 힘듦속에서도 낙천적인 기운을 잃지 않고 삶을 즐기는 손미나씨의 시선으로 그녀의 생각과 파리를 알게 되는 것이 재미있었다.^^ 손미나씨의 다른 책들도 재미있게 본 사람이면 이 책도 재미있게 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