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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의 파리 - 늘 낯선 곳으로의 떠남을 꿈꿨던 17년 파리지앵의 삶의 풍경
이화열 지음 / 에디터 / 2011년 6월
평점 :
이화열씨는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서 두 아이를 낳고, 17년동안 파리에서 살아 온 한국여성이다.
이제는 서울보다 파리가 더 친숙할 뻔한 세월이기에, 짧은 기한의 여행에세이도 유학생으로서의 시선이 아닌 파리 체류자로서의 시선이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관광객으로서의 파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파리사람들에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맨 먼저 자신의 남편인 올리브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피에르, 마크와 마크탐탐, 소피, 뱅상과 이자벨, 폴, 카티, 다비드, 필립 그녀의 지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각각 사람별로 나누어서 쓰여져 있다.
그 중에서 남편 올리브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소주제는 바로 '다른별에서 온 사람들'이다. 흔히들 남녀간의 다름을 표현하기 위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고 하는데, 살아온 환경마저 다른 이 부부의 만남은 정말 다른별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오히려 다름도 이 남녀간의 소통을 막지는 못했다. 언어의 차이로 인해 저자분은 올리브의 직업이 처음에는 공무원이 아니라 그래픽 디자이너로 알아들었고,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마치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음악이라도 음악감상을 즐길 수 있다는 말에서 조금 이해가 되기도 했다.
많이 나온 편은 아니지만 '다른별에서 온 사람들' 파트에서 저자의 프랑스의 결혼식, 첫 데이트의 시작, 파리사람들의 이케아 가구쇼핑방식(?) 등 그들만의 소소한 이야기도 눈길이 많이 갔고, 결혼 초기에 저자가 이해하지 못했던 별별 종류가 많은 프랑스의 설탕 중 특히 각설탕에 대한 남편의 지극한 사랑(?)을 10년 뒤에는 저자 스스로가 즐기게 되었다고 한다. 글 내내 프랑스인과 한국인간의 문화상 차이점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역시 같은 점이 보여서 사람사는건 어디나 똑같구나 싶다란 생각도 들었다.
그 뒤에는 앞에도 소개되었던 그녀의 프랑스인 지인들과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그들의 가치관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신기하게 여러에피소드의 단편을 묶어놓은 외국단편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책에 나와있는 파리의 일상과 경치가 담겨있는 멋진 사진들도 그런 느낌을 더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파리는 관광만으로도 매력적인 도시이지만, 그 보다 진짜 살아가고 있는 프랑스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