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셰프로 일하기~

남극의 셰프 - 영화 [남극의 셰프] 원작 에세이
니시무라 준 지음, 고재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1월

남극에서 요리사로 일하면 어떤 느낌일까?  제한된 환경속에서 어떤 요리를 만들어낼까? 라는 궁금증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몇년전에 우리나라 분이 남극의 기지에서 의사로서 1년정도 지냈던 에세이를 읽은적이 있어서 , 남극이란 곳이 예전에 생각했던 곳 보다 문명의 이기가 갖추어진 곳이란것을 알고 있지만, 다른 나라사람의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이 에세이를 영화로 만든 <남극의 셰프> 또한 평이 좋았기에 더 기대감을 가지고 읽기도 한 것 같다.

 니시무라 준 씨는 운이 좋게도 2번이나 남극의 대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일본의 남극 관측대원으로 1989년과 1997년에 한번 갔었다고 한다. 특히 2차때는 1차때보다 더 혹독한 환경이 '돔 후지 기지'에서 일하게 된다. 처음에 인상 깊었던 것은 요리 환경재료가 절대 부실할 남극에서 요리할 재료들을 돔 환경안에서도 보통의 요리때처럼 잘 조리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다른곳이라면 몰라도 남극에서라면 일단 맛보다 영양만으로 만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번째 남극생활에서는 남극에는 9명의 남자대원들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 자신의 일을 하게 된다. 저자인 니시무라씨는 요리사로서, 또 여러 학자들, 의사, 기계 담당등이 일을 하지만, 워낙 적은 수의 인원이기에 서로 서로 일을 나누어 해야만 한다. 그리고 남극에서의 요리사로서의 재미난 일들과, 9명이 남자들이 생활하면서 생기게 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 그리고 궁금했던 남극생활들이 재미있게 쓰여져 있다.

맛있는 요리로 좁은 공간에서의 한정된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는 부분도 인상깊기는 했지만, 남극생활에서의 에피소드는 흥미가 가는 일이 많았다. 특히 목욕에 관한 이야기가 눈에 들었다. 물이 워낙 귀한 곳이기에 8일이 지나야 한번씩 한번 목욕을 할 수 있는데, 그곳도 물탱크의 10~15센티미터가 줄어들 정도만 쓰는게 적당한데, 무려 2~30센티미터가 줄게 되자 범인을 찾아서 혼내는(?) 장면이나, 하루에 물을 너무 적게써서 혹시 1년동안 샤워를 하지 않은게 아닐까 하는 니시무라씨의 추측도 재미있었다.  실제로는 힘들겠지만 한번쯤 남극에 짧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다가도 연료가 떨어지게 되는 목숨이 위험해질지는 상황에 갈 뻔한 이야기를 보면 남극은 남극이구나 싶기도 하고, 서로의 전문지식을 활용한 미니 강연회나 남극에서의 생일파티를 위한 메뉴등 그들만의 이야기들은 저자의 다소 유머러스한 이야기 스타일덕분에 눈을 떼지 않고 읽어나갔던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영화로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