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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 2 ㅣ 암자로 가는 길 2
정찬주 글, 유동영 사진 / 열림원 / 2010년 10월
평점 :
이 책의 저자분은 10년동안이나 일주일이나 혹은 한달에 1번씩은 꼭 암자를 찾아다니는 암자전문(?) 여행자이다. 책 속에서 스스로 ’나그네’라고 부르는 점이 재미나기도 하고, 책 분위기에 어울리는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미 <암자로 가는길 1>을 비롯해서 3권의 암자기행책을 낸 바가 있는 분이기도 하다. 서문에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암 선고를 받았지만, 그 이후로 6년째 전국암자순례를 하고 있다는 노신사분의 배낭속에 본인의 책을 넣고 다니고 있다는 걸 알고 책에 정성을 더할 것을 생각하면서 매순간을 정성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저자분의 짧은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많은 곳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절이나 암자에 가면 잡다한 생각이 사라지고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 특히 짧은 등산에 가깝게 올라가야 하는 곳에 가면 가는 길은 조금은 고되지만 그 과정자체도 좋아하기에 이 책이 끌렸다.
이 책에는 나를 설계하는 봄 암자, 나를 성장시키는 여름암자, 나를 사색하는 가을 암자, 나를 성숙시키는 겨울암자로 나누어서 30개 이상의 암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개되는 암자들은 다들 화려하지는 않지만 산 속에 고요하게 소박한 절의 모습으로 서있다. 산속에 자그만하게 있거나, 작은 불상, 암자의 마당을 지키는 작은 개, 주변의 산 속 풍경들 자주 보았던 익숙한 풍경들이 담긴 사진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진도 좋았지만, 저자인 나그네의 그 암자에 대한 이야기들도 좋았다. 어떤곳은 허황후를 위한 곳도 있고, 원효스님과 관계된 곳도 있다. 그리고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한 말씀이 기억나게 하는 암자도 있고, 작은 암자지만 소소한 이야기와 전설(?)이 담긴 곳도 있다. 가을 암자로 소개된 대련암 주변 대흥면 면사무소 앞 광장에는 어릴적에 많이 읽기도 했고, 몇달전쯤엔가 봤던 즐겨보는 예능프로그램이 테마를 따오기도 했던 ’의좋은 형제’ 이야기(형제가 추수하고 나서 서로의 가정을 염려해서 쌀을 몰래 가져다 주었는데, 줄지를 않아서 계속 반복했다는 형제간의 우애가 담긴 이야기)의 형제상이 있다는걸 알게 되서 반갑기도 했다.
이렇게 한 곳 한 곳 소개될 때 마다 보이는 암자들의 모습과, 각각에 담긴 나그네의 추억이나 , 암자에 담긴 이야기와 시 등을 마치 옆에서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 편안하게 보고, 읽고 생각하게 만든 다는 점에서도 좋고, 몰랐던 여러 암자들을 알 수 있었다. 또 지도는 없지만, 각 암자 소개 끝에는 어떤 도속도로에서 우회전하고, 어떤 입구 거리에 절이있고, 그 절에서 도보로 얼마걸으면 암자가 나온다는 위치소개와 전화번호도 안내되어 있다. 소개된 순서에 관계없이 끌리는데 순서대로 읽어보아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