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를 걷다

히말라야 걷기여행 - 평생 꼭 한번 도전하고 싶은 꿈의 길
김영준 지음 / 팜파스 / 2010년 7월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에베레스트산, 그리고 히말라야 산맥을 등반한다는 것은왠지 전문등반가들의 상상할 수 없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암벽을 타고, 자연과 싸우며 나아가는 그런 느낌의 곳이었다. 그런데, 걷는 것을 좋아하는 이 책의 저자 김영준씨는 꼭 그런 등반이 아니고서도 초보자나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는 코스도 있다는걸 알게 된다. 그래서 에베레스트 정상이 아니라 '쿰부 히말라야'라 불리는 에베레스트 지역에서 칼라파타르에 올라 에베레스트를 조망할 수 있는 트레킹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 코스는 체력적으로 많이 어려운 등산코스는 아니지만 고도가 굉장히 높은곳이기에 사람에 따라서나 주의가 부족하면 고산병에 걸릴 수 있는 점 외에는 누구나 도전해 볼만하다고 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책을 보고 많은 준비를 마친끝에 여름에 10일이상의 히말라야 등반을 시작하게 된다.

열흘넘게 트래킹을 하면서 이동경로나, 숙박시설, 포터(돈을 받고 짐을 옮겨주는 사람)고용, 롯지(매점과 숙소를 겸한곳인듯)와 현지인들, 관광객등 하루의 경험한 것들이 저자의 생생한 감정과 함께 잘 쓰여져 있어서 꼭 같이 여행을 하는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문명과는 멀리진 높은 산에서 우리나라의 라면을 끓어먹는 기쁨을 느낄때는 같이 군침을(?) 흘리고,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따뜻한 커피한잔을 마시는 모습, 설산을 보기위해 새벽부터 산책을 하는 모습 등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그리고 3000m, 4000m씩,5000m 등반선공할때마다 누렸던 만족감과 즐거움도 더불어서. 글도 적은 편은 아니지만 사진도 꽤 많아서 좋았고 또, 사진들이 커서 좋았다. 아마 저자분의 감정에 더 동조하게 되는 것도 글 중간 중간에 보이는 히말라야의 산, 마을 등을 사진으로나마 보아서일것도 같다. 
 게다가 비수기인 우기에 갔는데도 날씨가 걱정했던것보다 좋은편이어서 날씨문제나 이동에 큰 문제 없이 진행되어서 원래 계획대로 볼 것을 보고 목표했는데로 이동하고 내려올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사진속에서 느껴졌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첫째로 하고서라도 글쓴이가 마음에 들어했던건 네팔사람들의 순박함마음씨와 더불어, 머나먼곳에서 만나게 되는 한국인들과,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오는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었다. 말이 통하는 한국인이야 더 말할것 없이 반갑겠지만 (비수기라 사람들이 적어서도 그렇겠지만 트래킹코스는 같으니 비행기에서부터 트래킹중이나 혹은 롯지에서 만났던 사람들 보고 또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짧은 영어단어를 조합해가며 사람들과 인사하고 대화하는 것도 홀로하는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것 같았다. 

 이 책은 히말라야 가이드북은 아니지만 히말라야 트레킹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계획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괜찮은 정보들을 보여주어서 좋은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카트만두(네팔수도) 비행기가 뜨는 날 이나, 음식가격의 경우는 네팔화폐단위에 괄호로 한국어가격을 써놓아서 물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하고,  여행싸이트나 인터넷까페, 준비물 등의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몇미터 이상을 올라가게 되면 고산병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라던가, 하루에 얼마정도의 높이만 올라가고 무리하면 안된다는 점, 또 저자가 책에 쓰기도 했지만 성수기가 아니라 비수기에 갔기 때문에 비수기에 관한 정보가 많이 없었는데 그래도 이 책을 보면 비수기에 관한 좋은 참고가 된다는 점 등의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들을 써 놓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몰랐던 히말라야 정보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읽고나니 아~ 어쩌면 이 책의 저자가 갔던 높이까지 못가더라도 가볼만하겠는데? 한번 가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높은 곳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도 직접 보고 싶고, 비 내리는 날 롯지에서 따뜻한 커피한잔 마시면 기분이 어떨까? 란 상상도 들었다. 물론 원래 등산과 마라톤을 좋아하시는 분의 트레킹이니 내가 하면 더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들기도 하지만, 직접 가보게 되면 저자가 에베레스트 등산에 일생을 걸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짐작해보았듯이, 나도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에 한곳을 더 새겨넣으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