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금강 지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여름 여행때 표충사에도 잠깐 들렸었는데 , 그곳에 써 있는 템플스테이 현수막이 언제부터인지  어느 절이서든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때도 아마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일행들이 가이드분을 따라서 템플스테이 체험을 하기 위해 안내받는 듯한 모습이 보였기에  한국사람인 나도 아직 템플스테이를 체험해 보지는 못했는데 외국인들이 더 관심가지는 모습에 흥미로웠다.  사실 한번쯤 체험해 보고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체험해보고 싶어하는 지인이 아직 없어서 여지껏 미루어두었다. 그러던 차에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이란 책을 지은 금강 스님의 책이 호기심을 채워 줄 것 같아서  반가웠다.

 미황사란 절도 실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보고 이러저리 검색도 해보고 다른사람들의 후기도 찾아보아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미황사는 전라남도 해남에 있는 작은 절인데 어떻게 금강 스님과 인연이 닿은 후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절 건물 한채씩 더 늘려가게 되어서 지금은 처음보다 규모가 더 큰 절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1년에 10만명 정도가 방문한다고 한다) 미황사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6시간, 부산,대구 에서도 4시간 이상 걸리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기에 처음에는 신기했다. 절이 이곳 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에는 그외에도 아름답고 유명한 절이 많기 때문이다. 금강 스님의 글을 처음부터 읽어보면 이 이유가 명확히 들어오지만, 책 끝에 잠깐 언급된 한국경제신문사의 서화동 씨가 쓴 글 땅끝마을 미황사의 성공전략에 의하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황사에는 한문학당, 템플스테이, 참선수행 프로그램 ’참사람의 향기’, 괘불재와 음악회, 해맞이, 해넘이, 어르신 노래자랑 등 여러 프로그램이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생각해내고 잘 이끌어 낸 분이 바로 금강 스님이었다.  책에는 바로 10년동안 조금씩 변화한 그런 미황사의 365일이 담겨있다.  시작하는 겨울, 일어나는 봄, 길 위의 여름. 깊어가는 가을 이란 네가지 테마를 따라서 금강 스님의 일상이 고요하게 담겨있다. 사람을 끌여들이는 건 프로그램이지만 내가 느낀 것은 절에서 사람의 향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금강 스님은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 사람이나 지나가는 객들을 위해서 맛있는 차를 무료로 대접하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새로 만나는 이들을 반기고, 어린아이들과의 만남을 좋아하는 분이었다. 책을 읽을 때 과하지 않으며 부드러운 말투에 따듯함이 느껴져 나까지 차분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산 속 절에서 차 한잔 마시는 금강스님과 사람들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발우공양(발우는 스님들의 밥그릇이고, 발우공양은 스님들이 식사하는 것을 일컷는 말이다)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조금 눈길이 갔던 건 매달 진행된다던 7박 8일 참선기간의 발우공양이었다. 발우 공양은 네 개의 발우에 음식을 담고 밥을 먹은 후 숭늉을 받아서 단무지로 밥이나 반찬찌꺼기를 씻어서 함께 먹고, 청수물로 앉은 자리에서 설거지를 한 후 , 처음 발우에 놓였던 자리에 발우를 챙겨 올려놓으면  밥 한 톨 남기지 않는 완벽한 공양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사실 처음에는 그닥 내키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뒷페이지에 초등학생 아이들이 하루 한끼 발우공양을 할때 처음에는 숭늉물을 마실때 거부감을 느꼈지만 익숙해지니 오히려 즐겼다는 아이들을 보니 기특하게 느껴지고 스스로 잠깐 반성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금강스님과 주변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던 일화도 있었는데 그건 8년전 절 아랫마을의 작은 학교가 학생 수가 다섯명이 되어 폐교 위기를 맞게 되었던 일이다. 스님은 만약 학교가 없어지만 인근 동네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마을이 된다고 쉽게 예상되었기에 폐교를 막기위해 나섰다.  먼저 학부모들과 교육청을 설득하고, 방과 후 학습을 알차에 하고 여러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러 학생들이 멀리서도 오게 되었다. 그리고 멀리서 오는 학생들이 여럿 생기니 새로운 통학버스가 필요하게 되어서 이런 저런 지인분들과의 노력끝에 귀여운 녹색으로 디자인 된 통학버스가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차 이름 공모를 해 ’서정 구름이’란 예쁜 이름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차 디자인도 너무 예뻣지만 그 차에 담긴 금강 스님과 주변분들 학생과 학부모들의 노력을 알기에 더 멋져 보였다.

 미황사는 막연히 상상해보던 청정한 자연속에서 조용히 마음을 다스리고, 절과 마을사람 들이 함께 즐기고 번창해가는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절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언젠가 한번 미황사에 꼭 갈거란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