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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목격자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임경자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0월
평점 :
살아가기에 적당한 돈은 행복의 수단이지만 많은 돈은 사람들의 욕심과 욕망을 일으키게 하는 잔혹한 도구로 변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있다.
이번 <벙어리 목격자>에서도 주요 소재는 돈이다..그것도 상당히 많은돈...그리고 그 많은 돈을 소유한 나이많은 할머니...그리고 그돈을 후에 물려받게될 사람들이 등장한다.
일흔이 훨씬 넘은 나이의 에런델양은 돈이 아주 많은 미혼의 여인이다. 그녀에게는 재산을 물려줄 자식들이 없고, 조카와 손자들이 죽으면 그녀의 유산을 물려받게 되지만 이들은 각자 나름의 사정으로 절실하게 돈을 필요로 하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타 자신들만의 절실한 사유로 그들은 속으로 자신들에게 유산을 줄 에런델양이 빨리 죽기를 바란다. 이것은 그녀또한 알고있고 그들도 그러한 태도를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이 책의 첫장은 그녀가 죽음으로써 시작된다.
워낙 고령인데다가 18개월전에 앓은 병으로 사망했기에 그녀의 죽음은 갑작스럽거나 충격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경악했다.
바로 그녀의 재산을 그녀의 컴페니언(말벗)에게 모두 물려주었던것이다.
도대체 왜?
혈육들에게는 한푼도 남기지 않고...모두 믿지 않았으나 법적으로 완벽한 유언장...로슨양은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되었다.
이렇게 죽음을 앞둔 노인의 감정적인 변덕으로 사건은 일단락 지어진것 같았다. 에런델양의 죽음은 자연스러웠으며, 흔하지는 않지만 , 혈육이 있어도 곁에 있어준 컴페니언들에게 유산을 물려준 예가 없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죽고 2개월뒤, 탐정인 포와로에게 에델렌의 편지가 배송된다. 자세한 내용은 없지만 비밀스러운 그 편지에서 포와로는 사건의 냄새를 맡고 조사에 착수하게된다. 그는 의뢰자가 죽은걸 알게 되자 더욱더 호기심을 가지고 사건을 달려든다.
에델렌 주변의 인물들을 만나보면서, 혹은 거짓을 내밀고 포와로 그만의 방법으로 모든 인물들의 심리와 성격을 날카롭게 분석해나간다. 하지만 사건은 알면 알수록 미궁속으로 빠진다. 무언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범죄라면 가장 용의자는 유산을 물려받은 로슨양인데..어리숙한 그녀는 살인자같지가 않다.
또 에델렌양의 성격을 분석해봐도 도대체 왜 고작 1년동안 말벗을 한 로슨양한테 유산을 물려준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와 로슨양은 정다운 사이도 아니었던 것이다. 혈육들조차도 다 유산을 바라는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회색의 뇌세포를 가진 포와로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역시 크리스티는 독자들이 쉽게 답을 맞추게 만들지 않는다. 그녀의 애독자로서 나름 추리를 해보지만 결국 이번에도 크리스티가 승리했다. 이번 작품은 온통 돈...돈 돈으로 가득하다. 노골적으로 돈을 원한 사람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조차도 돈의 유혹에 저버리게 했다. 이런점은 작가가 이 글을 쓴 몇십년전 사회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는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크리스티 추리소설의 매력은 '악'속에서도 인간적인 따뜻함, 그리고 숨어있는 사랑을 찾아내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지금도 사랑받고 미래에도 늘 사랑받는 글이 될것임이 분명한 이유가 아닐까? 더불어 추리소설만의 매력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권선징악인것이다. 악을 행한자는 그 댓가는 반드시 받게 된다. 물론 이 소설이 그렇게 단순한 구조를 갖고있다는건 결단코 아니다.
<벙어리 목격자>도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 다운 멋진 추리소설인것 같다. 다만, 제목이 이번에는 은유적이기에, 처음 제목에서 받은 느낌이랑은 많이 다른글인것 같다. 다 읽고나서 -이 제목이 맞는지 - 제목을 한번 더 확인할 정도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