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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왜 짧은가 - 세네카의 행복론, 인생의 의미를 찾는 오래된 질문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루키우스 아니이우스 세네카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10월
구판절판


시간이 무슨 새로운 쾌락을 가져다 줄 수 있겠어요? 모든 것은 다 알려진 것들이고, 모든 것은 물리도록 즐겼던 바 아닌가요?-28쪽

그대는 백발과 주름살만 보고 어떤 사람이 오래 살았다고 믿어서는 안되오. 그는 오랜 산 것이 아니라 오래 생존한 것뿐이니까요. 출항하자마자 사나운 폭풍에 이리저리 밀려다니다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미친듯 불어오는 바람으로 같은 수면 위를 빙빙 돌던 사람을 긴 항해를 해냈다고 생각한다면 터무니없는 일이 아닐까요? 그는 긴 항해를 한 것이 아니라 많이 들까불렸던 것이지요.-28쪽

그들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시작한 대로 사는 것이라네.-75쪽

웃는 사람이 우는 사람보다는 인류에게 더 많은 기여를 한다네. 웃는 사람은 개선의 여지라도 남겨두지만, 우는 사람은 어리석게도 개선의 가망성을 찾지 못하여 울기 때문이다. 대체로 웃음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울음을 참지 못하는 사람보다 세련된 편이네. 웃음은 가장 경미한 마음의 동요를 의미하고 인생살이에서 어떤 것도 위대하게, 진지하게, 불행하게 여기지 않는다네.-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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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바다 이야기
마르틴 발저 외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조원규 옮김 / 민음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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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보이고 앉아있는 한 남자가 있다. 그의 비껴난 시선은 열려있는 문을 통해 펼쳐진 들판을 향하고 , 곧이라도 한숨이 터져나올 것만 같다. 그리고 침묵... 한숨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책이다. 첫째로 그림이 허무할 정도로 아름답고, 글들이 가슴속에 채곡채곡 쌓인다.

무언가 마음속에 쌓고 싶다면 이런 그림과 글들로 모아두고 싶다. 정말 오랜만에 침묵과 빈공간에 우러나오는 포만감을 듬뿍 맛보았다. 단시간에 읽는다면 단 20분도 걸리지 않을 분량이지만, 책장 넘어가는 것이 너무 아까워 2시간이고 하루종일이고 곁에 두고 맛보았다.

친한 친구에게 선물해도, 연인에게 건네주어도 좋을것같다. 혼자만 음미하기엔 아쉬우니까. 그러나 너무 오래동안 그의 그림에 빠져서는 안될 것 같다. 사람을 허무하게 무너뜨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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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온 편지 - 작가정신 소설향 10 작가정신 소설향 10
장정일 지음 / 작가정신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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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시오. 나는부소입니다. 나는 부소이자, 나는부소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가면입니다. 그러니 이건 소설도 아니고 평전도 아니고 역사는 더욱 아닐 겁니다. 되기로 한다면 겨우 읽을 거리나 될까요.' 이렇게 미리부터 지레 변명하는 부소의 말은 작가의 변명이기도 하더군요. 다 읽고 보니 그럴 만도 했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건 역사도 아니고, 진정 부소와 진시황의 이야기만도 아니잖은가. 이건 바로 殺父殺子의 이야기. 권력에 대한 이야기이자,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殺父殺子
-황제인 아버지는 장자인 아들이 자라 왕이 되는 것이 무서워 아들을 죽이고, 아들이 자라기 위해서는 마음속의 아버지를 죽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권력의 해법. 권력의 정석이다 이겁니다. 권력의 잉여자는 죽을 수 밖에요. 그러니 부소도 몽염도 죽어야지요. 참으로 끊기지도 않고 흘러나오는 부소의 넋두리(?)를 듣고 있으면 책 뒷머리의 말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삶을 능히 감당하는 자는 말이 없고, 그 삶을 감당하지 못하는자는 쉴 새 없이 지껄여대는 것이다'

그렇다면 삶을 능히 감당하지 못하는 자는 다 죽어야할 운명이랍니까. 그러나 삶을 능히 감당하는 자가 세상천지에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니 너도 나도 부소같이 지껄여 댈 수 밖에요. 그것도 가벼울수록 더욱 좋겠지요. 삶도 이렇게 무거운데 하물며 넋두리조차 무거워서야 되겠습니까. 그러나 부소의 주절거림을 간과해서는 안될겁니다. 부소의 참담한 지껄임이 바로 우리 삶 전체니까요. 등너머로 제껴버리고 싶지만 항상 짊어지고 가야할 '꺼리'들을 부소는 쉴새없이 재잘거리는 겁니다.

부소가 당신에게 중국에서 보낸 편지를 야참용 읽을 거리로 읽어도 좋습니다. 아니면 책꽂이에 꽂아놀 역사적 소설로 분류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부소가 바로 우리라는 것, 아버지고 아들이고 누이고 남편이고 형제라는 걸 잊지말아주세요. 우리가 바로 부소이자 진시황이랍니다. 그것만 알면 다 끝난 이야기 아닙니까. 쫑 the end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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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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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내일 죽는다면 다른 어떤 날에 죽는 것과 같이 그것도 꽤 괜찮은 일이었다.
매일매일의 모든 날들은살아있게 되거나 또는 이세상을 떠나가게 되거나 그 어느한쪽으로 되기 마련인것이었다. 모든 것은 단지 이 한마디에 속해있었다-막투브.'
'연금술사가 그일을 하는 거야, 우리보다 더 나은 것이 되기를 갈구할때, 주위에 있는 다른 모든 것들까지도 같이 진화 한다는 것을 그들은 보여 주려는 거지.'

양치기 산티아고는 어린왕자 혹은 순례자 싣달타와 같다. 그가 찾는 보물은 생의 진정한 선물이며 진리이다. 그것은 바로 영혼의 일릭서(납, 구리등을 금으로 바꾸는 유일물질의 절정,지혜자의 돌)다. 우리는 무언가 우리가 가지지 않은 것을 가지고싶어하고 그것을 위해 희생하거나 노력하거나, 혹은 포기하거나 절망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필요한것은 노력이 아니다. 우리가 그것을 갖기 위해 더 나은 것이 되기 원할 때 그것은 이미 나의것이다. 필요한 것은 노력이 아니라 마음인것이다. 세상의 모든것은 나의 마음의 움직임에 같이 진화한다. 산티아고의 여행은 단 하나의 진실로 귀착된다. 내가 원한것은 이미 내것이었노라고.

장자는 '노력해서 얻는 道는 진정한 道가 아니다'라고 했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노력하고 갈구해서 얻어지지 않고, 스스로 내품으로 들어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의 것. 그 외의 것은 다 소용없는 것이다. 연금술사의 마음, 산티아고는 여행에서 바로 그것을 얻었다. 그가 얻은 진정한 보물은 그의 깨달음의 절정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이책을 다 읽고 나면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 자신을 느낄 수 있다. 시끄러운 장터소리, 뜨거운 햇빛의 열기,귀를 스치는 사막의 속삭임, 코끝을 간지르는 달콤함. 산티아고와 같이 여행하며, 사막의 바람소리를 느끼고, 고요속에 침몰하며, 모래바람에 휩쓸린다. 그러나 행복하다. 그만큼 산티아고의 여행은 풍족한 여행이다. 영혼이 풍족해지는 여행. 끝을 바라지 않는 여행. 돌아오지 않아도 좋은 여행. 어느 날 문득 당신도 한밤중에 의식을 깨우는 꿈속의 계시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모든걸 받아들이는 여행을 위해 짐을 꾸리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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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 - 개정판 생각의나무 우리소설 7
송혜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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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여자만이 더 깊이 느낄 수 있을 것같은 책이다. 사랑하고 결혼하고 꿈같이 산다는게 얼마나 허망한것인지. 현실이 얼마나 잔인한것인지 그 앞에서 시간이란 게 어떻게 사람을 무너뜨리는지...

그 모든걸 여자라는 영사기로 투영하는 잔인한 흑백영화같다. 내면의 슬픔과 상처를 외면의 화려함으로 감춘채 도도하게 턱을 치켜 든 귀부인마냥 그 떨림이 안쓰럽기 그지 없다. <이태리요리를 먹는여자>나 <무도회의 수첩>처럼 화려하게 시작해 처절하게 무너지는 형식은 그 화려함만큼이나 허무하다. 모든 여자들이 그럴까.. 모든 삶이 그럴까..

우리는 너나 할 것없이 수면위의 목은 우아하지만 수면밑은 발버둥치는 백조같은 걸까.
그럼에도 여자들만이 가지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탐미하는 본능은 여자작가가 아니라면 묘사할 수 없었을 만큼 간지럽고 음흉하기 조차하다. 사랑받지 못할 수록 상처받을수록 일상의 탐미에 (음식이름, 기억하지 못할 외국꽃이름, 앤틱 등) 집착하는것이 여자들의 숙명적이고 자학적 본능이 아닌가싶다. 남자들이 자신의 상처를 타인을 상처입힘으로 풀어내는 것이 본능인것같이..

가슴이 무척 아팠다. 삶이 여자에게 주는 폭력이 작렬했다. 모든것이 지나간뒤에 남는 고요함에 소름 끼쳤다. 아프게 정말 아프게 웃고 있는 그녀들이 안쓰러웠다. 여자라면.. 한번쯤 사랑을 하고.. 결혼 혹은 헤어짐을 겪은 여자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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