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루는 인류 최대의 스포츠 잔치, 올림픽. '올림픽'이라는 말은 비단 스포츠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언제인가부터 "대규모 국제대회=올림픽"이 됐다. '게임 올림픽' '기능올림픽'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올림픽'은 어디서 유래된 말일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최고의 신 제우스를 기리기 위해 4년에 한 번씩 올림피아에 모여 종교행사를 가졌다. 이것을 '올림피아 제전'이라고 불렀는데, 올림픽은 여기서 따온 말이다. 고대올림픽(올림피아 제전)은 BC 776년부터 293회에 걸쳐 393년까지 빠짐없이 계속됐다. 하지만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인정한 로마의 테오도시우스 1세는 제우스를 떠받드는 올림피아 제전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결국 중단됐고, 1896년 쿠베르탱의 노력으로 그리스 아테네에서 근대올림픽으로 부활됐다.

고대올림픽에서는 경주, 5종경기(단거리 달리기, 멀리뛰기, 투창, 투원반, 레슬링), 복싱, 판크라티온, 나팔수 경주 등이 치러졌다. 특히 경주가 열렸던 스타디움(212.54mⅹ28.50)은 많은 전설을 갖고 있다. 스타디움의 길이를 정하기 위해 헤라클레스가 왼발, 오른발 번갈아가며 6백보를 걸었다고 한다. 경주로의 실제 코스는 출발선을 기준으로 정확히 197.27m. 따라서 헤라클레스의 발 시이즈는 320임을 알 수 있다고. 혹자는 또 말한다. 2천8백년 전에 지어진 경건한 스타디움에서 맨발로 뛸 때 “처음으로 내 몸이 하는 말을 들었다”고 말이다.

오늘날의 올림픽은 운동선수들이 힘과 기를 겨루는 장이다. 하지만 고대올림픽은 스포츠 시합에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 운동시합 외에도 시, 예술, 철학 등의 경연이 열렸다. 특히 올림픽 기간 동안 모든 전쟁행위가 중단됐다. 올림픽은 성스러운 축제이자 도시국가(폴리스)들의 평화를 증진시킨 대회였던 것이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은 올림픽의 이상을 인간의 완성과 세계 평화에 두었다. 그러나 올림픽의 숭고한 정신은 점점 퇴색되었다. 그간 1,2차 세계대전으로 올림픽이 3차례 중단됐었고, 정치적인 문제의 개입으로 테러가 일어나고, 출전 보이콧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인류 평화의 제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수 없다.

아테네 올림픽 개막을 한 달 가량 앞둔 지금, 제우스의 성소에서 나체로 역량을 겨뤘던 고대 그리스인들을 다시 떠올린다. 육체를 단련시켜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어서고자 했던 그들의 순수성을 다시 음미해 본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숨결과 맥박이 느껴지는 아테네 올림픽. 혼탁한 세상, 시원한 물줄기처럼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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