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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트 : 음식으로 본 나의 삶
스탠리 투치 지음, 이리나 옮김 / 이콘 / 2024년 12월
평점 :
*본 포스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했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 책은 배우 겸 감독 스탠리 투치의 음식 에세이다. 음식을 매개체로 '60년 인생'의 희로애락을 맛깔나게 풀어낸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줄리 앤 줄리아'로 익히 알려진 스탠리 투치는 음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탈리아인 부모를 둔 그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이탈리아, 영국을 오가며 생활했고 여러 나라로 영화 촬영을 다닌 덕분에 다양한 요리를 섭렵했다.
그가 가진 요리 실력의 뿌리는 조부모와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가족 레시피다. 책 중간중간 스탠리 투치의 요리 레시피를 자세히 소개하는 덕분에 입에 군침이 도는 건 물론이고 당장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올라온다.
"가장 귀한 유산은 가족 레시피일 것이다. 물리적인 유산처럼 레시피도 우리가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왔는지 상기시켜주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에서 온 또 다른 민족에 관한 얘기를 들려준다"(p101)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즐겨 봤던 TV 요리 프로그램 '프렌치 셰프' 옛 방영분을 여러 해가 지나 부모님 집에서 우연히 시청했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흑백 영상 속 요리사 줄리아 차일드가 인사말 하는 모습을 보자 엄마와 함께 했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났고 자신이 하는 일에 행복해하는 줄리아의 모습에 감동받았기 때문이다"(p145)
나라마다 다른 촬영 현장의 케이터링 서비스, '줄리 앤 줄리아'에 함께 출연했던 메릴 스트립과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작은 식당에서 있었던 '말고기 사건' 등 웃음짓게 만드는 부분이 적잖다.
스탠리 투치는 세계 곳곳에 단골 식당이 있는데 '혼자일 때는 레스토랑을 제 집처럼 여겨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는 요리사 친구가 있는 것이 특히 부럽다.
인스타그램에는 그가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릴스가 쉼 없이 올라온다. 스탠리 투치에게 음식은 어떤 의미일까.
"음식은 내 삶의 큰 부분이 아니라 내 삶의 전부였다. 음식은 나를 땅에 붙잡아 놓았고 다른 곳으로도 데리고 갔으며 나를 위로했고 힘들게도 했다. 또 나의 창의적인 자아와 가정적인 자아를 구성하는 직물의 일부였다. 음식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 사랑을 표현하게 해줬고 사랑하고픈 새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해줬다"(p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