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필통 안에서 - 제10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길상효 지음, 심보영 그림 / 비룡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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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필통 안에서>

길상효 글 | 심보영 그림 | 비룡소




🍀 그림을 그리고, 글을 끄적이고, 제도를 할 때에는 부드러운 연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언제부터 였을까, 연필의 자리에 다른 아이들이 채워지기 시작했을 때가.

🍀 아마도 설계사무실을 그만두던 그때부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 이후에는 그림도 잘 그리지 않았고, 설계 도면을 손으로 그릴 일이 전혀 없었으니까.

✍ 하지만 이것 저것 끄적이는 것을 좋아하기에 늘 필통은 가지고 다닌다. 예전처럼 큰 필통은 아니지만, 작은 나의 필통 안에는 사용할 때마다 점점 줄어드는 연필 대신에 길이가 일정한 샤프가 들어있고, 또 그 옆에는 얇은 펜들과 정말 작은 지우개가 함께하고 있다.

💬 담이의 필통 안에 있는 물방울 연필, 딸기 연필, 돌고래 연필, 물방울 연필, 당근연필, 그리고 지우개의 대화를 들으면서 나의 필통 안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가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 나의 필통 안에서 너희들은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니?

😊 책상 위에 있는 연필과 샤프와 색연필과 펜과 지우개가 담겨있는 통 안에서 너희는 어떤 대화를 하니?

🤔 내가 너희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없니?

📖

담이는 아침마다 늦어서 맨날 뛰어다니기 일쑤이고, 일기는 매일 단조로운 일들만을 나열한다.

담이의 필통 속 친구들은 이런 담이에게 불만이 참 많다.

어느 날, 담이가 친구에게 빌려 준 딸기 연필은 돌아오지 못하고 집에까지 다라가게 된다. 돌아온 딸기는 자신에 대해서 일기까지 썼다면서 너무나도 행복해 한다.

"그렇게 일기를 술술 쓴 건 처음이었어. 게다가 내가 주인공이었다고!" _p.16_

또 어느 날은 쥐고 있으면 색이 변하는 미국에서 온 새 연필이 들어온다. 하지만 너무나도 소중하게 여겨서 쓰임을 받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구경만 받는 새 연필은 너무나도 속상하다.

"뭐라도 쓰고 싶다고!" 한밤중에 들려온 소리에 연필들이 화들짝 잠에서 깼어요. 새 연필이 잠꼬대하는 소리였어요. _p.39_

잃어버린 자신을 찾으러 다시 돌아왔던 의리있는 담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는 지우개도 있다.

"듣고 보니 그랬어요. 담이가 가끔 입에 물고 머리를 씹긴 해도 자기들을 함부로 대하거나 아무 데나 둬서 잃어버리는 일은 없었어요." _p.66_

필통 안 식구들은 이렇게 함께하며 서로를 챙겨주고 담이에 대한 우정도 쌓아가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도 들썩들썩 신나는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

물건들을 함부로 다루거나, 아무런 생각 없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슬쩍 읽어주세요! 🤗

(뜨끔 주의 + 문구류 쇼핑 폭증 주의 🤣 )

📝

요즘에는 일정을 정리하거나 간단한 메모를 할 때, 그리고 모닝페이지나 일기를 쓸 때에는 볼펜을 보통 사용한다.

<깊은 밤 필통 안에서> 책을 다 읽고, 오랜만에 연필로 일기를 썼다.

먼저 '튜브 연필 깎이(수동식)'를 이용해서 서걱서걱 슥슥 새 연필을 돌려서 깎았다. 책 표지의 푸른색이 눈에 띄어서 하늘색 연필을 골랐다.

글을 쓸 때 평소에는 HB를 많이 사용하는데, 오늘은 '스테들러 노리카 연필 2B'를 사용해서 조금 더 부드럽게 쓸 수 있었다. 쓰다가 틀려서 무의식적으로 연필 꼭지에 달린 지우개를 사용했는데 번지지 않고 꽤 잘 지워져서 순간 놀람! 그래서 지우개를 따로 사용할 기회가 안생겼음! 😆

책 지원해 주신 비룡소, 문구 지원해 주신 스테들러 코리아 감사합니다 😍

#깊은밤필통안에서 #길상효 #심보영 #비룡소 #도서지원 #스테들러 #staedler #문구지원 #학용품 #동화추천 #연필 #지우개 #연필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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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도 집이 필요해! I LOVE 그림책
트로이 커밍스 지음, 이지수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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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도 집이 필요해!>

트로이 커밍스 글.그림 | 이지수 옮김

보물창고 ( I LOVE 그림책 )


어렸을 때 길고양이들을 보면 그들은 사람을 많이 경계했다. 그래서 모두가 다 무섭게만 느껴졌다. 또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개들은 대부분이 늙어보였고 볼품이 없어서 내가 먼저 경계를 하며 피해다니게 되었다.

좀 크고보니, 고양이들은 배가고파 보였고 새끼들도 꽤 많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개들은 눈에 거의 띄지 않았다. 그 사이에 20년 가까운 오랜시간 동안 반려견과 함께 했기에 더 동물에 대한 친밀감이 생긴 것 같다. 그래서 날이 선선해 지고 겨울이 다가오면 내가 책임져 주지도 못 할 거면서 신경이 쓰이고 안타깝고 그런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ㅡㅡㅡ


집 없는 고양이와 개에 대한 그림책을 쓴 작가가 여기 있다. 트로이 커밍스 작가의 전 작 <날 좀 입양해 주실래요?>에서는 주인을 찾기 위해서 집집마다 편지를 보내던 유기견 아피의 주인 찾기 모험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 후속작이 <길고양이도 집이 필요해!> 이다. 이번에 아피는 자신이 아닌 아기 길고양이의 집을 찾아주기 위해서 이웃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어느 날, 아피는 낯선 냄새를 맡는다. 바로 새 친구 아기고양이 스캠퍼의 냄새였다. 스캠퍼에게 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아피는 이웃들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캠퍼를 음악 선생님에게 소개를 시켜주고, 닮은 구석이 참 많은 이웃집 아기들에게도 소개를 시켜주고, 생쥐가 많은 정비소의 멋진 누나에게도 소개를 시켜 주지만 스캠퍼와는 어울리지 않는 집들이었다.

이웃에서부터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아피는 편지를 보내면서 노력을 한다. 스캠퍼는 이런 아피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노래도 부르고, 사람들 품에 안기기도 하고, 신나게 놀 수 있는 스캠퍼에게 완벽한집은 어디에 있을까?

ㅡㅡㅡ




자신이 유기견이었던 아픈 과거를 생각하며 유기묘의 집을 찾아주려는 아피의 노력이 너무 아름다웠다. (작가의 전 작 <날 좀 입양해 주실래요?>를 꼭 읽어봐야겠다!!) 스캠퍼를 통해서 고양이의 특징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생쥐를 잡아야 하는데 생쥐들과 어울려서 놀고 있는 스캠퍼는 너무나도 귀엽다.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반려 동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림책의 맨 뒤에는 "여러분이 집 없는 고양이와 개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가 나와있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유기 동물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자그마한 것이라도 실천을 하여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길고양이도집이필요해 #트로이커밍스 #보물창고 #ILOVE그림책 #보물창고신간 #보물창고지원도서 #제18기푸른책들신간평가단 #유기동물 #그림책추천 #날좀입양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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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도서관 1
자넷 스케슬린 찰스 지음, 우진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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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도서관 1>

자넷 스케슬린 찰스 장편소설
우진하 옮김 | 하빌리스

프랑스 파리의 테헤란 거리 9번지에는 미국 도서관이 있다. 오후 1시30분부터 7시까지 연중 무휴이고 모든 열람실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를 들을 수 있는 곳, 타국에서 살아가는 영어권 국가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나라를 기억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그곳이 바로 파리의 미국 도서관 (The American Library in Paris).

이 책에서 만들어 낸 도서관일까? 아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 도서관의 역사는 19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 <파리의 도서관>은 이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곳을 이용하는 사람들, 이 곳의 직원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났을 때의 프랑스의 상황 등을 알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한다. 책이 나오는 이야기는 늘 흥미로운 것 같다. 이 책에는 그 당시의 사건 뿐만이 아니라 도서관과 우정과 책과 사랑이 모두 다 나와 있어서 더 재미있다!

📖
1939년 2월, 프랑스 파리의 오딜
1983년, 미국 몬테나주 프로이드의 릴리

오딜과 릴리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전개된다. 과거의 오딜과 현재의 오딜이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단순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거의 오딜은 미국 도서관의 사서를 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그 시대의 현재를 살고 있고, 현재의 오딜은 마을 사람들과는 멀리 떨어져서 여전히 이방인으로 살고 있지만 중학교 2학년인 릴리의 시선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 도서관을 통한 오딜의 성장기이기도 하고, 오딜을 통한 릴리의 성장기이기도 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

[1983 - 1985년, 미국 몬태나주 프로이드]
릴리의 엄마가 아프다. 그래서 릴리는 오딜에게 더 의지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릴리의 아빠는 엄마가 세상을 떠난지 1년이 조금 지나, 엘리너와 재혼을 한다. 오딜의 보살핌을 받고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안정을 찾아가던 릴리는 엘리너로 인해 혼란스럽다. 게다가 엘리너는 릴리의 동생을 임신했고 모든 것을 릴리의 엄마와 비교를 하려든다.

[1939 - 1940년, 프랑스 파리]
오딜은 꿈에 그리던 파리 미국 도서관에 드디어 출근을 하게 된다. 그리고 파리(타국)에서 정을 붙이지 못하고 방황하는,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영어권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또 아버지의 부하직원인 폴과 사랑에 빠진다.

세계는 전쟁으로 고통을 받고 있고 프랑스에도 전쟁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곧 파리에 있는 남자들이 징집당하기 시작한다.

자원 입대를 한 오딜의 쌍둥이 동생 레미가 포로로 잡혔다. 파리는 점점 더 지내기 힘들어져간다. 배급받는 음식도 너무 적어서 사람들이 말라만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이 위안을 얻기 위해 계속 문을 열고 있는 파리 미국 도서관을 찾는다. 하지만 도서관도 조금씩 압박이 가해오기 시작한다.

📝
"레미와 내가 나흘 이상 떨어져 있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태양이 떠오르고 식탁에 빵이 올라오듯 레미는 당연히 집에 있어야 했다. 카페오레를 홀짝이거나,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이를 닦거나, 나와 독서를 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말이다. 내 일상의 음악과도 같았던 레미가 사라지고 내 인생은 침묵에 휩싸였다." _p.189_

"파리에 남기로 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그녀가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라는 것이었다. 상대가 악의를 품은 동료건, 미국 의회 도서관의 권위적인 상사건 뒤로 물러설 순 없었다. 원칙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 된다." _p.251-252_ 

"마거릿이 얼그레이를 담은 찻잔을 들고 돌아왔다. 신맛이 나는 베르가모트 향기가 희망의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았다. 그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동료 사서이자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들. 비록 전쟁은 우리들을 갈라놓았지만 책에 대한 사랑은 우리를 여전히 하나로 묶어주고 있었다." _p.308_
📕

전쟁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 우리는 괜찮을거라고 믿는 사람들, 전쟁 속에서도 책을 통해 도서관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사람들, 전쟁터에 사랑하는 이들을 보내고 아파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와중에도 사랑하며 그 사랑을 미안해 하고 아파하는 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이들과 함께 내 마음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이들은 어떻게 변화를 할까?

릴리는 오딜의 어떤 비밀을 발견하게 될까? 오딜은 왜 파리가 아닌 미국에 와 있는 걸까?

익명의 제보자가 도서관에 관련된 사람들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가 릴리와 오딜의 시선으로 몇 개 나오는데 그게 무엇인지 정말로 궁금하다. 2권에서는 어떤 내용이 전개가 될지 벌써부터 두근거린다.

#파리의도서관1 #자넷스케슬린찰스 #장편소설 #하빌리스 #전쟁과도서관 #과거와현재 #책과우정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신갈살롱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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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조약돌 I LOVE 그림책
웬디 메도어 지음, 다니엘 에그니우스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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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 친구 조약돌>

웬디 메도어 글 | 다니엘 에그니우스 그림 |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조약돌에 행복한 얼굴을 그리고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한 소녀가 있다. 이 소녀는 어디에서 왔을까?

🍀 하얀 곰인형에게 이것저것, 모든 것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던 어린시절의 내가 생각난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늘 그 곰인형을 안고 있었고, 어디에 가든지 대리고 갔었다. 곰인형은 나의 절친한 친구였다.

📖

루브나는 바닷가의 한 텐트촌에 아빠와 둘이서 한밤중에 도착을 한다. 루브나를 지켜줄 이들은 아빠와 조약돌 단 둘 인것 같다. 조약돌은 남동생에 대해서, 집에 대해서, 전쟁에 대해서 루브나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늘 웃어주며 안심을 준다.

🍀 이 어린아이에게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엄마는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전쟁의 공포도 상당할 텐데, 이 낯선 곳에서 얼마나 두려울까. 가슴이 아팠다.

"사랑해, 조약돌아."

루브나는 가만히 한숨지었어요.

얼마 후, 한 남자 아이가 도착한다. 말이없고 주위만 둘러보는 아이. 조약돌로 인해서 루브나와 아미르는 친구가 된다.

🍀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전쟁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의 부모는 또 얼마나 큰 모험을 감수하며 전쟁을 벗어나서 안전한 곳으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을까.

다행히도 루브나와 아빠에게는 새집이 생겼고, 이 텐트촌을 떠나게 된다. 아빠가 활짝 웃고 있다.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루브나. 아미르는 슬프다. 하지만 조약돌이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

처음 이 책의 그림을 보면서 훌훌 넘기며 읽었을 때에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웠고, 친구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여러 번 더 자세히 읽으면서 많은 물음표가 나의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이 세상의 많은 고통받고, 소외되고, 전쟁에 갈 곳을 잃어 떠도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 루브나와 웃는 모습을 하고 있는 조약돌은 힘든 삶에서 우리모두에게 희망을 전해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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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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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스트 인 러브>

마르크 레비 장편소설 |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령이 나타나서 생전에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어 달라고 아들에게 부탁을 한다는 설정만으로도 흥미를 끌기에는 충분했다. 제목도 <고스트 인 러브>, 사랑에 빠져있는 유령이라니. 유령 아버지의 이루지 못한 연인에 대한 러브일 수도 있지만, 책을 다 읽고나면 그 '러브=사랑'이 꼭 아버지의 그녀에 대한 사랑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피아니스트인 토마와 외과의사였던 아버지 레몽은 40년이라는 나이차이때문인지 서로 그리 가까워 지지 못했다. 토마에게 아버지가 필요할 때 아버지는 늘 바빴고, 모든 여자들에게 친절했지만 엄마와는 그리 오랫동안 함께 지내지 못했던, 그런 아쉬움이 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5년만에 유령으로 나타났다.

믿기지는 않았지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아버지가 사랑하는 그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참석해서 유골을 훔쳐서 아버지의 유골과 섞어서 바다에 뿌려주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떠난다. 굉장히 소중한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서 둘다 툴툴대기만 한다.

"어깨가 짓눌릴 정도로 네 비난의 무게를 느끼고 있어. 하지만 우리가 함께할 이 작은 모험이 너에게도 꿈을 실현할 기회가 될 수도 있어." _p.95_

"오늘 저녁은 아버지를 저버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세상에서 누가 이런 기회를 얻는단 말인가? 대체 왜 아버지가 나타난 뒤로 진정한 대화를 하지 못하는 걸까? 아버지와의 암묵적 대화의 침묵을 그토록 후회하던 그였는데." _p.97_

비행기에서 아버지의 도움으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혼자서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토마를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기기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한다.

"너는 왜 내가 생전에 한 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내가 죽은 뒤에 일어난 일에만 질문이 많은 거니? 흘러가는 시간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가 대화없이 보내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야 빙빙 돌리지 말고 물어보렴. 네 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뭐니?" _p.152_

아버지의 그녀는 마농이라는 딸이 있다. 토마와 마농은 어린시절 휴가지에서 종종 마주치곤 했지만 너무나도 오래전의 기억이라 둘다 명확하지는 않다. 어머니를 잃은 마농의 슬픔을 토마는 이해할 수 있고, 유골을 훔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마침내 우리 둘만 있게 됐어요, 엄마. 이상하게도 엄마가 아직 여기 있는 느낌이 들어요. 지난 몇 달 엄마는 오늘보다도 더 말이 없었어요. 내가 그토록 엄마에게 알려주고 싶던 자유, 엄마는 이제 원하는 곳으로 떠날 수 있어요. 어쩌면 훨씬 더 멀리 떠날 수도 있고요. 이따금 나를 보러 돌아온다는 조건이라면요. 엄마가 내 말을 들을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도 내어줄 수 있어요." _p.211_

유골을 훔치려는 작전은 수포로 돌아간다. 토마는 아버지에게도 미안하다. 아버지는 토마를 위로하고 둘은 한층 가까워짐을 느낀다. 그리고 토마는 아버지를 이제 진짜로 떠나보내야한다.

"언젠가는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 심포니 홀 무대에서 연주할 것. 그리고 연주회가 끝나고 청중이 갈채를 보내면 네 아버지를 생각할 것."

"나는 무대에 오를 때마다 아빠를 생각해요." _p.218_

"슬퍼하지 마, 아들아. 함께 노력했잖아. 이 여행은 우리에게 주어진 덤의 시간이야.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니지. 나 때문에 불행해하는 너를 보고 싶지 않아. 나는 멋진 인생을 보냈고, 네 인생은 훨씬 근사할 거야. 너를 기다리는 모든 걸 생각해. 너의 연주회, 사랑, 아름다운 아침, 살아 있는 기쁨, 네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모든 것들을. 살아볼 만한 멋진 인생이잖아. 네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알아? 내 운명에 대해 탄식하는 것으로 이 귀한 시간을 단 한순간도 날려버리면 안 돼. 내 선택이었고, 조금도 후회하지 않아. 나는 열심히 일했어. 그리고 너를 키웠고, 너를 사랑했고, 네가 성장하는 걸, 어엿한 남자가 되는 걸 봤어. 이렇게 멋진 남자가 되는 너를! 그러니까 내 말을 믿으렴. 나는 미련 없이 다시 떠나는 거야. ..." _p.249-250_

📘

개인적으로 상당히 오랜만에 만나는 "마르크 레비"의 책이었다. 그의 신작 <고스트 인 러브> 주인공들의 재기넘치는 대화가 재미있어서 큭큭 거리며 많이 웃기도 했지만, 그 안에 가슴이 따뜻해져오는 감동이 있어서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살아야 하는가,

만약 내일 죽는다면 오늘 무엇이 하고싶을까,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

많은 생각들이 마음속에 남았다. 그리고 하나씩 그에 대한 답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삶에 대해서, 소중한 이들에 대해서 상기하고 싶을 때,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이들이 생각날 때, 그리고 마음껏 웃고 싶을 때, 이 책을 꺼내서 다시 읽어야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고스트인러브 #마르크레비 #이원희옮김 #작가정신 #작가정신신간 #도서지원 #따뜻한책 #재미있는책 #책추천 #유령아버지 #다양한사랑 #사랑 #영혼 #영원한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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