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링 - 집을 온전히 누리는 법,
애나 맥거번 지음, 샬럿 에이저 그림, 김은영 옮김 / 유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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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온전히 누리는 법,

포터링

 

 

애나 맥거번 지음

김은영 옮김

유영 (다산북스)

 

이 책의 제목 포터링의 포터를 검색해보면, 캠브릿지 사전에 아래와 같이 나와 있다.

 

potter

verb [ I usually + adv/prep ] mainly UK (US usually putter)

to move around without hurrying, and in a relaxed and pleasant way

 

아하, 그렇다. 포터는 영국에서 주로 쓰는 말이구나.

작가는 영국의 BBC에서 디지털 프로젝트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가 경험한 우아한 빈둥거림인 포터링을 이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책이 표지부터 산듯하고 편안하다. 그리고 한 손으로 들기 쉬운 적당히 작은 사이즈이다. 표지에 쓰여 있는 문구 또한 눈길을 끈다. ‘우아한 빈둥거림에서 시작되는 작은 행복 pottering (영어에 포인트를 주려고 은색으로 작게 쓴 것 같은데, 아쉽게도 잘 안 보인다.)'

 

이 책은 표지도, 그림도, 문구도 표제도 모두가 다 내용과 어울린다.

 

프롤로그에 포터링에 대한 설명이 전반적으로 나와 있다. 작가의 말대로 자유롭게 소소한 즐거움을 얻는 것이 포터링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고 있는 작은 일들이 포터링에 속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차를 끓여서 마시는 것이나 꽃을 돌보는 일 등이다.

 

작가는 여덟 가지로 나누어서 포터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준다.

 

하나. 포터링, 어렵지 않아요.

- 아래 둘, , , 다섯, 여섯의 내용을 총 정리해서 포터링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아래의 다섯 가지 원칙을 꼭 지켜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포터링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원칙을 다 지키면 좋겠지만 마음의 평화가 깨지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 있는 것을 활용해요.

- 즉흥적 대처능력과 타협능력이 향상 된다는 부분이 재미있다. 그러니까 포터링은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쉬면서 나를 충전하는 시간이 아니고 사소한 것이라도 무엇인가를 하면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있는 것을 활용해서 하는 것이다. 티가 없으면 커피를 마신다든지, 티폿이 망가졌으면 냄비에 물을 끓인다든지 하면서.

 

. 너무 애쓰지 말아요.

- 편하게 하기.

 

. 조금만 움직여요.

- 포터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운동이 되는 것처럼, 혹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처럼 많이 움직이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가만히 누워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은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게 약간의 움직임을 통해서 나를 충전하는 것이다.

 

다섯. 동네를 즐겨요.

- 이 부분에서는 동네가게나 전문상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조금금 영국스러운(?) 혹은 서양의 동네 느낌이었다.

 

여섯. 디지털 기기를 멀리해요.

- 요즘 사람들은 디지털 기기에 노예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 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날로그적인 나조차도 하루에 상당 시간이 폰과 컴퓨터에 노출 되어있다. 환경이 그렇게 만든다고 탓을 해 보지만, 사실 끊을 수도 있다. 그렇게 안하는 것이지. 이 책에서도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 쉬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통해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일곱. 계절별 포터링

- 봄맞이 옷 꺼내기

- 여름에는 반려식물 기르기

- 가을에 새로운 강좌 듣기

- 겨울에는 이불속에 들어가기

 

여덟. 포터링 계획을 세워볼까요?

- ‘포터링 시간을 정해놓으세요.’ 정말로 필요한 것 같다. 주말이나 퇴근하고 저녁시간으로 자유롭고 싶은 시간을 정해 놓는 것이다.

- ‘포터링은 미루기가 아니에요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다보면 미루는 것들이 생길 수가 있다. 하지만 미루기와 포터링을 잘 구분해야 한다고 작가는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미루기에 대처하는 방법까지도 친절히 설명 해준다.


 

이렇게 책을 읽고 작가와 함께 하는 편안한 시간이 지나갔다.

작가의 말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하고, 친구와 옆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책을 읽는 동안 편안했다.

이 책에 나오는 포터링의 대부분이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소소한 일들이다. 나는 아직 미혼이라서 집안일에 대해서는 작가처럼 그렇게 쉽게 포터링으로 다가서기는 힘들다. 하지만 가정을 이루고 있는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집안에서 나만의 포터링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있고, 그 포터링을 통해서 소소한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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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오인석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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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일본 문화의 틀

 

 

루스베네딕트 지음

김윤식, 오인석 옮김

을유문화사

 

 

이광규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명예교수의 해설 죄의 문화와 수치 문화의 서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처음 국화와 칼을 읽으면 일본이 우리와 아주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고, 두 번 읽었을 때쯤에는 비로소 일본과 우리의 차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호기심이었다. 추천을 받아서였기도 했지만 일본의 문화가 어떤지, 제목은 왜 국화와 칼인지 그리고 표지가 빨간색인데 검정으로 한쪽이 되어있고 국화가 그려져 있는 이 모습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이 궁금했다.

 

막내 고모네 식구는 일본에 산다. 고모가 일본으로 시집을 갔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일 것 같다. 고모는 조금 달랐다. 한국인이라고 하기에는 한국보다는 일본에 산 세월이 더 길었다. 고모부는 마냥 한국을 좋아하는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아는 일본인. 그리고 큰 언니는 한국이 궁금해서 대학까지 일본에서 나오고 그 뒤에 몇 년 동안 한국에서 공부를 했다. 지금은 결혼해서 미국에 산다. 미국에 지내는 언니를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일본과 한국과 미국의 문화에 대해서 다 체험을 해봤으니 어느 정도는 각 국의 문화를 마음으로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둘째언니와 막내는 한국말을 못한다.

 

내가 일본소설을 좋아하고 일본에 관심이 많았던 것도 고모네 식구들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모네 식구들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내가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졌던 그 차이가 어디서 온 것인지 알 것 만 같았다.

 

처음 읽을 때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그래서 한 장을 읽을 때도 여러 번 다시 읽어야만 했다. 아직도 다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니다. 읽으면서 한국과 비슷한 부분이 참 많은 것 같은데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서양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동양이기에 조금은 부족한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은 달랐다. 미국인들이 일본인들을 너무나도 특이하게 바라보는 것처럼, 한국인도 같은 동양이어도 일본을 이해하기에는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인이 '알맞은 위치를 갖는다'는 신념을 표명한 것 역시, 사회적 체험을 통해 그들에게 깊이 뿌리를 내린 생활원리에 근거한 것이다.

계층제도를 인정하는 행동은 그들에게는 숨 쉬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일이다. _p.79_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분수에 맞는 위치를 추구하는 일본인의 모습이다. 그 계층 간의 태도가 확연하다는 부분이 영화 속에서 그리고 책 속에서 많이 보았던 사무라이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다. 나는 사무라이들뿐만 아니라 전쟁 영화에서 군인들이 절대로 항복을 하지 않고 차라리 자살을 하거나 할복을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들에게는 충 사상이 뼛속깊이 배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렇구나 그랬구나 싶었다. 그렇다고 그 문화가 이해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름에 대한 기리는 자신의 명성에 오점이 없도록 하는 의무다.

'분수에 맞는 위치'가 요구하는 잡다한 모든 예절을 계속 지키고, 고통에 임해서는 태연자약한 태도를 나타내며, 전문 직업이나 기능에서는 자기의 명성을 옹호하는 일을 포함한다. _p.201_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8장 오명을 씻는다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오갔다는 것이다. 최근에 알게 된 일본의 문화라든지, 일본의 소설속 등장인물이 취했던 행동이라든지, 일본 영화 속의 어떤 장면이라든지, 일본에 대해서 알고 있는 문화가 이 곳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보통 밥을 혼자 먹는 거구나, 초중고대까지 큰 무리 없이 진학할 수 있는 학교가 있는 거구나, 프리터들이 많이 생기는 데에도 이런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나 자기방어 때문에 그런 것이었구나 싶어서 무언가 그간 조금 비어있었던 부분이 매워지는 것 같았다.

 

일본인은 예로부터 늘 무엇인가 교묘한 방법을 궁리하여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려 했다. 일본의 초등학교에서는 경쟁의 기회를 미국인들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있다. _p.212_

 

나는 사실 역사를 돌아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아픈 것은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에 아우슈비츠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과거도 직면하고 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시작이 우리나라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일본에 대해서 아는 것이었다.

국화와 칼은 일본인이 왜 그렇게 예의바르게 겸손하고 얌전한 국화의 모습 속에 칼을 품고 있는지 알게 해주는 초석이 된다. 사람을 대할 때에는 문화를 알아야 이해를 할 수가 있다. 자기의 문화가 세계의 문화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화를 알고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면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알게 되는 것 같다.

 

오래전에 쓰여 진 책이기에 지금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들이 분명히 들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 이 책을 읽고 일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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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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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생각의 힘

 

 

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리차드 메이어 (Richard Meier, 1934~)게티 파이어같은 비상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것일까?” _p.248_

 

 

건축가 리차드 메이어라는 이름에 내 두 눈이 크게 떠졌다.

나는 건축을 전공했다. 그리고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부분이 미술관 설계였다. 보통 건축이라고 하면 공대생, 공학을 많이 생각 한다. 하지만 이과에 공대생인 것은 맞지만 건축학을 공부하는 것과 건축공학을 공부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건축학은 설계부분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어떤 학교에는 예술대에 포함되기도 한다. 그만큼 건축은 예술과 공학을 한꺼번에 공부하고 그에 대한 부분을 알고 있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설계할 때에도 상당 부분을 고려해야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건축과 복원과학은 굉장히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훌륭한 보존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가지 H가 있어야 한다. Head, Hands, Heart. 머리와 손 그리고 가슴이다. 미술과 과학에 대한 지식과 정교한 손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을 사랑하는 정직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_p.177_

 

이 책은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I.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

II.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III. 미술관의 비밀

 

우리가 궁금해할만한 명화들에 관한 숨은 이야기는 대부분 ‘I. 그림이 들려주는 복원 이야기에 나와 있다. 미술관 설계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미술관에도 많이 다니고 작품들도 좋아해서 책도 많이 읽고 많이 접해본 나에게 파트 I’은 사실 많이 흥미롭지는 않았다. 그냥 조금 더 미술품 복원과 과학에 관한 이야기가 추가 되었구나 정도. 하지만 ‘II.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III. 미술관의 비밀은 훨씬 더 재미있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아서 재미있던 것도 있었지만 알고 있던 사실들도 과학과 접목이 되는 부분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II. 미술관으로 간 과학자

 

1. 빛과 작품은 굉장히 연관이 많이 되어있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조명에 따라서 작품이 많이 달라 보이고 손상이 될 수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여러 가지 조명에 대한 파장의 분석을 보고 설명을 듣고 나니 똑같은 조건의 색만을 사용한다고 해서 복원이 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요즘에는 LED가 대세다.

 

2. 작품을 과학분석 할 때,

1) 작품 분석을 이유로 작품을 훼손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2) 회선의 보존 처리 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 대상으로 결코 실제 작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3)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과학뿐만 아니라 예술적이 부분도 복원과학자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인 것이다.)

 

보존가와 보존과학자는 같은 목적을 위하여 다른 일을 한다. 보존가가 직접 작품을 다루고 상처를 치료하는 사람이라면, 보존과학자는 보존가의 활동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 분석은 과학자의 영역으로, 보존 처리는 보존가의 손에, 미술사적 해석은 미술사가에게 전문적으로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여러 분야의 융합이 미술품 보존에서 중요한 이유다.” _p.218_

 

3.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 (Macro X-ray Fluorescence)

처음 그린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나, 경제적인 이유로 비싼 캔버스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할 때 배경색을 다시 칠 하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흔하던 시기가 있었다. 매크로 엑스선 형광분석법을 통해서 그런 작품들을 발견 할 수가 있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서 언급 되었던 작품도 그렇게 감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구지 발견된 작품을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원래대로 복원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III. 미술관의 비밀

 

1. 게티센터는 미국의 석유 재벌 장 폴 게티 (Jean Paul Getty)가 개인 소장품으로 설립한 미술관이다.

작품이 걸려 있는 벽은 철골 구조의 강화 콘크리트이고 미술관의 각 구역은 조그만 방으로 분리되어 있다. 각 방 사이에는 접이식 벽이 준비되어 있는데, 불이 나더라도 이 벽을 펼치면 다른 방으로는 불이 절대 번지지 않는다. 공기 시스템은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압력을 조절하는 장치가 포함되어 있고... 건물의 외벽은 크래버틴이라는 석회암으로 마감되어 있고, 지붕은 파쇄석으로 덮었다.” _p.250-251_

 

불이 났을 때 미술품이 철저히 보호하기 위한 설계다. 불로부터의 보호라기보다는 불을 끄기 위한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부터의 보호가 더 적절할 표현 일 것 같다. 물은 작품에 치명적이다.

 

2. 벌레들이 있다!

벌레들에 대한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그래, 맞다, 습도도 일정하고 나무도 있고 종이도 있고 여러 가지 벌레들이 좋아하는 환경이 갖추어진 곳이 미술관 아니던가.

전시장 정기 소독과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의 가스로 소독하는 훈증과정, 그리고 작품에 충해관리와 친환경 전략등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어서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 주었다.

 

3. 액자도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것을 조금만 더 소중히 간직하면 그것은 역사가 된다.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면, 액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작품의 이야기를 내놓기 시작한다. 그림을 가두는 틀이 아니라 바깥 세상과 그림을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 _p.297_

 

나는 예쁘게 생긴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은 예쁘게 생겼다. 그리고 내용도 풍부하다.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미술품 복원과 그에 따른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어렵지 않게 담겨 있다. 비전문가들이 읽기에 편안하고 구성도 잘 되어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사로 일하고 있는 작가가 복원을 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로 서술이 되었다면 더 생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파트 I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의 정통 이과생이었던 이력이 어려울 수도 있었던 과학을 예술과 연결시키는 전문적인 내용을 보다 쉽게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 할수 있지 않았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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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에서 최고의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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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사이트 오브 유
홀리 밀러 지음, 이성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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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ght of you : 더 사이트 오브 유


홀리 밀러 지음

이성옥 옮김

한스미디어


사랑하는 사람의 더 깊은 행복을 위해서 그를 보내줄 수 있으신가요?


남녀가 사랑을 하면 그 행복은 함께 있을 때 더 크고 깊어진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혹은 그녀를 위해서 이별 한다는 것은 모두가 다 핑계에 불과하다고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저에게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그렇다고 이별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아닙니다.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당신 인생에서 최고의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어요.”


예지몽을 꾸는 한 남자와 자연을 사랑하는 한 여자가 있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삶에서 나름의 고민거리를 가진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조엘입니다. 어린 시절 사촌이 다치는 꿈을 꾸고 나서 실제로 그 일이 벌어집니다.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둘 만의 비밀로 붙여지게 되지요. 그 뒤로는 아무에게도 그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습니다. 조엘은 주위의 아주 가까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지몽을 꿉니다. 그 꿈을 통해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안도를 느끼기도 하지만, 심각한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본인의 개입으로 인해서 그 안 좋은 사건들이 벌어지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저는 먼 곳에 끌리는 것 같아요. 있잖아요,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

“그래요.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그런 곳들이 있죠.

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보면 인간이 정말 보잘것없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여자의 이름은 캘리입니다. 캘리는 어린 시절부터 식물과 동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가까이서 살펴 보기도하고, 공부도 많이 해서 야생 동물들의 서식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워터펜은 그 지역의 자연보호 구역입니다. 워터펜은 캘리의 안식처 같은 곳이죠. 에스터와 그레이스와는 초등학교 일학년 첫날 학교에서 만났습니다. 그 이후로는 늘 함께 하던 친구들입니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18개월 전 교통사고로 허망하게 떠났습니다. 캘리는 당연한 수순인 듯 10년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그레이스의 카페를 묵묵히 지켜나가며 자연을 사랑하는 본인의 감정을 숨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조엘은 예지몽 때문에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합니다. 그래서 늘 아침이면 진한 커피가 간절히 필요합니다. 어느 날 늘 가던 카페가 문을 닫아, 낮선 카페에 갔을 때 카운터에 있는 캘리를 보았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겠다고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은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캘리를 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아무 관계로 맺지 않는 것이 캘리에게 내가 갖출 수 있는 예의인 것 같다.”


어느 날 처음 본 남자가 카페에 와서 엎드려 잠을 자다가 계산도 하지 않고 가버렸습니다. 그런데도 그 남자에게 어떤 사정이 있을 거라며 자꾸만 두둔해 주고 싶은 캘리입니다. 그 남자는 카페가 문을 닫기 직전에 허겁지겁 돌아와서 사과를 하며 계산을 합니다. 심지어 캘리는 이 남자에게 케이크 한 조각 까지 들려서 보냅니다. 자꾸 시선이 그 남자에게로 향합니다.


이렇게 조엘과 캘리는 만났습니다. 서로의 내면을 숨기면서 카페 매니저와 단골손님으로 매일 만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런데 캘리가 이사를 들어간 집의 일층에 조엘이 살고 있었습니다.


캘리와 조엘은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해줍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줍니다.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많이 웃고 긴장이 풀립니다. 그것이 사랑임을 서로 알고 있습니다. 캘리가 조엘의 1층집으로 다시 이사를 들어오면서 둘은 더없이 행복한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조엘은 캘리와 가까워질수록 캘리를 더 많이 사랑할수록 안 좋은일이 캘리에게 생기는 것은 아닐까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내 곁에 있으면 당신에게 미래는 없어요. 가능성도 없고요. 당신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요.

하지만 그 꿈을 안고 사는 한 당신은 행복해질 수 없어요. 당신도 알잖아요.”


캘리에 대한 꿈을 꾸었습니다. 너무나도 가슴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캘리는 조엘이 너무 힘들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는 아무런 단서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그리고 캘리의 행복을 위해서 그녀의 꿈을 위해서 더 크게 날개를 펼치고 세상으로 나가게 해 주기 위해서 조엘은 캘리를 보내줍니다.


“믿어줘요. 그냥 내가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 책은 프롤로그로 시작을 해서, PART 1,2,3,4, 그리고 에필로그로 마무리가 됩니다.

크게 ‘만남 - 사랑 - 걱정과 고통 - 진정한 사랑의 의미’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각의 모든 장면에서는 책표지의 평화로운 그림과 굉장히 잘 어우러집니다. 가슴이 많이 아프기도 하지만 이렇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 또한 우리에게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아 이 책을 읽은 잔잔한 여운이 오래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과학이니 치료제니 하는 건 다 잊어. 잊고 그냥 네 삶을 살아.

캘리와 함께 그냥 최선을 다해서 살아.”


그리고 하나 더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캘리와 조엘의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캘리와 조엘을 사랑해주는 가족들, 친구들, 직장동료들등 여러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들의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것이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내 주위를 둘러보고 내 곁에 함께 있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나도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한 가지만 있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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