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온도 미래의 고전 63
정복현 지음 / 푸른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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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고전 63]


우정의 온도


정복현 지음 | 푸른책들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은 삶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유치원에서 친구를 처음 만나지만 그때까지는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조금씩 관계를 배워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우정이라는 단어가 끼어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친구가 굉장히 중요해지기 시작하죠.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가하면 나를 좋아해주는 친구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도 있습니다. 어떤 그룹이 형성되어 (책에서는 '최강미녀파', '우주보이클럽' 등이 있습니다.) 그 그룹안에 들어가고 싶기도 하고, 빠져나오고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 가게 되는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친구들을 사귀고 헤어지고 기쁘기도 아프기도 하면서 자란것 같아요. 아직까지 초등학교 때 친구와 연락을 하고 지내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참 감사한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정의 온도>는 단짝이었던 소미가 시골로 전학을 가고 외톨이로 지내다가 해미가 새롭게 친구를 만들어가게되는 이야기입니다. 해미의 시선으로 서술되지만 다른 아이들의 마음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클럽을 만들고 그 클럽에 필요한 친구를 영입하는 모습이 영악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순수함이 읽혀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또 진실로 나쁜 마음을 먹고 그런 행동을 하는 어른들은 얼마나 많은지. 에휴 한숨이 나옵니다.


학교의 일상, 가족들과의 관계와 집에 대한 고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 이해할 수 없지만 내가 그 안에 있음으로해서 포기하고 이해해야하는 것들이 잘 녹여져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또 나도 그 시절을 이렇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적응하고 바꾸어나가면서 보냈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중학생들의 공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어른들도 읽으면서 우리의 삶과 친구들을 생각할 수 있는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람과의 관계는 적당함, 그 온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재미있게 읽었고, 공감하며 읽었고, 또 추천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그동안 너무 뜨거웠던 것 같아. 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았잖아? 이제부터는 온도를 잘 유지하자."
"그래, 알맞은 온도는 몇 도일까? (...)
"사람의 체온은 36.5도 잖아? 그 이상 올라가면 열이 나고, 내려가도 아파. 그러니까 그 온도가 제일 적당할 것 같아." _p. 141_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꼼꼼히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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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눈 키우는 법 - 우세한 눈이 알려주는 지각, 창조, 학습의 비밀
베티 에드워즈 지음, 안진이 옮김 / 아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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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한 눈이 알려주는 지각, 창조, 학습의 비밀]

보는 눈 키우는 법

베티 에드워즈 지음
안진이 옮김 | 아트북스

'우세한 눈'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처음 들어본다. 또 '발잡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보았는데 계단을 오르거나 춤을 출 때 어느 쪽 발이 먼저 앞으로 나아가느냐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어느 손을 더 자유롭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오른손잡이, 왼손잡이로 구분되는 '손잡이'라는 용어와 유사하다.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장 읽기 능력과 보기 능력
2장 우세한 눈과 우세한 뇌
3장 감정을 드러내는 눈
4장 초상화 속 우세한 눈
5장 드로잉과 눈의 상징성
6장 초상화를 그리는 이유
7장 우세한 눈으로 그리기

우세한 눈을 알기 위한 간단한 테스트가 책에 나온다. 자신의 우세한 눈, 상대의 우세한 눈을 알게되면 관계에도 큰 변화가 온다고 한다. 대화를 더 진중히 관심가는 쪽으로 나눌 수 도 있다. 상대가 마음에 안들 경우에는 상대의 우세하지 않은 눈을 지속적으로 쳐다봄으로써 그 대화를 종결할 수도 있다는 게 작가의 의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손잡이이듯이 오른쪽 눈이 우세한 사람들이 더 많이 있고, 양손잡이가 있듯이 양쪽눈이 동일하게 작동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오른쪽 두뇌로 그림 그리기>의 저자이기도 한데, 이 책은 그림 그리기 입문서의 고전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보는 눈 키우는 법>은 <오른쪽 두뇌로 그림 그리기>의 두 번째 책이자 보는 것과 그리는 것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 구체적으로 쓴 책이라고 할 수있다.

자신의 우세한 눈을 알면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사물을 구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보고 이해하는 능력도 높아진다고 한다.

여러가지 자화상 작품들이 나온다. 그 설명을 읽어보면 화가가 그런 의도로 이 자화상을 그렸구나, 이해할 수있다. 하지만 사실, 내가 보는 것과 설명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져서 계속 물음표를 달고 다니고 있다.

드로잉에 관심이 많고 그림그리기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 혹은 눈과 뇌와 창조 등에 관심이 생긴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많은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 아트북스 서포터즈 2기로 도서를 지원받아 흥미롭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보는눈키우는법 #베티에드워즈 #아트북스 #아트북스신간 #아트북스서포터즈 #아트북스서포터즈2기 #6월도서 #우세한눈 #눈과뇌의관계 #눈과창의성 #그림그리기 #자화상 #오른쪽두뇌로그림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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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르테미시아 - 최초의 여성주의 화가
메리 D. 개러드 지음, 박찬원 옮김 / 아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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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성주의 화가]


여기, 아르테미시아


메리 D. 개러드 지음

박찬원 옮김 | 아트북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카라바조를 뛰어넘는 '21세기 슈퍼스타', 이런 호칭을 받고 있는 예술가가 있다. 바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아르테미시아를 안다는 것은 미술에 새롭게 눈뜨는 것이다."

-> 아르테미시아에게 어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을까?


작년부터 꾸준히 여성예술가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자화상 그리는 여자들> - <완전한 이름> -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이 세 권의 책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이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라는 이름은 (아마도) 여러 번 들어봤을 것이다. 이름 보다는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나 '회화의 알고리즘' 같은 제목은 잘 기억이 안날 수도 있지만 작품을 보는 순간 아! 탄성이 나오는) 한 작품을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들도 많을 것 같다. 듣고 읽고 잊어버리고를 반복하던 어느 날, <자화상 그리는 여자들>이라는 책을 통해 조금 더 각인이 되었던 그녀. 멋있어요 언니!!!! (멋있으면 다 언니 =ㅁ= v)


전체적으로 여성주의 예술사와 여성 예술가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위 세 권의 책이라면 <여기, 아르테미시아>는 아르테미시아의 삶과 작품을 통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당대의 여성주의 예술가와 그 풍토를 알 수 있다. 흥미로운 부분이 상당하고, 놀랍고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너무 재미있게 집중해서 읽었고 '아하, 모멘트'가 많았었기에 완전 좋다고, 꼭 읽어보라고 가볍게 쓰고 싶지만, 내용이 과히 가볍지는 않다. 작가가 미술사가이고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연구자이기도 해서 쉽게 설명하려고 했겠지만 전문적이고 이해가 다소 어렵거나 그 시대를 다루는 너무 방대한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1장. 아르테미시아와 작가들 - 초기 근대 유럽의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는 전투에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으며 온전한 평등은 여전히 꿈으로 남아 있다. 페미니즘 운동이 한 세대 이상 지속하지 못했다는 것은 슬프게도 사실이다. 물결은 한 번 치고 나갔다가 그 반동으로 다시 밀려나곤 했다. 하지만 페미니즘 물결은 15세기 이후 세기마다 다시 일어났고, 매번 상당한 진전을 가져왔다. _p.70-71_


2,3,4장이 특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신화나 성경에 나오는 여성 인물들과 사건들을 중심으로 한 작품들이 대다수이고, 당대 다른 여성 작가들과 남성 작가들의 작품들과도 비교하면서 설명이 되어 있다. 인물, 표정, 시선, 주름, 소품 등 어느 것 하나 빼놓고 지나갈 수 없다. (성경은 쬐콤 알고 있지만 신화는 잘 몰라서 그 부분이 쏙쏙 떠오르지 않아서 아쉬웠고, 나의 부족함에 통탄스러웠다. 엉엉)




2장. 섹슈얼리티와 성폭력 - 수산나와 루크레티아

3장. 허구적 자아 - 뮤지션과 막달라 마리아

4장. 여성과 정치적 힘 - 유디트


아르테미시아는 단 하나의 이미지를 통해서 성적으로 피해를 당하기 쉬운 여성의 딜레마에 나타난 인간의 여러 면모를 보여주었다. 수산나가 장로들의 성적 괴롭힘에 고통받는 모습이 확연히 보이는 한편, 장로들이 수산나의 자연적 성 정체성을 조종하고 왜곡하는 것에 괴로워하는 그의 심정도 섬세하게 암시하고 있다. _p.80-81_


보통 미술작품을 볼 때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보기 보다는 그 작품이 풍기는 이미지와 내가 느끼는 감정을 나는 중시하는 편이다. 평소대로 아르테미시아의 이 작품들을 감상했다면 깊게 다가가지 못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것이 더 좋았던 이유다. 다행이다싶었다. 아르테미시아의 작품전을 보고싶다. 오래오래 가까이 다가가서 내가 읽은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싶다. 그 누구도 아닌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수잔나와 막달라 마리아와 유디트를.




아르테미시아의 기교는 전통적인 미술사 관행에서 보면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의 미술에서 스타일 차이는 진화적 미술 정체성의 결과가 아니라 주제의 표현적 도전에 따른 적용이기 때문이다. (...) 아르테미시아의 급진적 페미니즘 표현은 우리의 규칙을 깨뜨렸고 작품의 감정 작업에 젠더라는 차원을 하나 추가했다. _p.129_


5장. 젠더 간 대결 - 여성 우위

6장. 분열된 자아 - 알레고리와 실제

7장. 모계 승계 - 그리니치 천장


악명 높은 여성의 이미지는 잠재적으로 당대 여성들도 공범이라는, 그들 모두 이브의 후손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돈네 인파네'(오명을 입은 여성)라는 이미지는 당대에 드물기에 아르테미시아의 그림들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이다. _p.199_


실제 삶에서, 어머니로서의 위험 부담과 책임감 때문에 많은 여성이 지적 능력을 완전히 발전시키는 일이 어려웠지만, 그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르네상스 페미니스트들은 더 높은 위치를 얻기 위해 싸웠다. 교육 기회에 대한 그들의 열정적인 요구가 명백한 예이며, 그보다는 덜 명백하지만, 여성작가와 예술가는 창작 능력을 이용해 남성주의 담화를 무력화했다. _p.216_




아르테미시아 젠틀레스키는 카라바조의 제자였지만 스승을 뛰어넘는 도전을 서슴지 않고 했다. 미술사나 여성주의에 관련된 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생각해야할 많은 내용들이 들어가 있다. 남성들은 남성 자신들만이 일구어냈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에 여성들이 어떻게 작용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깨닫고 기억해야할 것이며, 여성들은 뒤로 숨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삶에서 깨어나 조금더 세상을 일구어 나가면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이것이 페미니즘이 아닐까싶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불편하지만 알아야하는 것이다.


덧.

1. <바로 보는 여성 미술사>라는 책. 여성주의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입문으로 큰 흐름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못 읽었음)

2. 책을 다 읽고나서 알게 된 책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 - 미술사가 놓친 위대한 여성 예술가 15인>. 이 책을 <여기, 아르테미시아>를 읽기 전에 먼저 읽으면 아르테미시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넓게 알고서 깊게 들어갈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읽어봐야할 것 듯! (두근두근. 읽을 책이 또 늘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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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집
TJ 클룬 지음, 송섬별 옮김 / 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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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와 선택된 아이들]

벼랑 위의 집

TJ 클룬 장편소설

송섬별 옮김 | 든


금요일마다 울 둥이 조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놀이를 한다. 매 주 고모가 어떤 책을 가지고 올지, 무얼하며 놀지 둥이들은 늘 궁금해 한다.

<벼랑 위의 집>에 푸욱 빠져있던 터라 지난 주에는 표지를 보여주면서 둥이들에게 책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집은 바닷가의 절벽 위에 있어요.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할아버지도 고모도 가족이 아무도 없는 여섯 명의 아이들이 아서 원장선생님과 함께 살고있는 집이에요. 이 아이들은 겉모습이 우리와는 조금 다르기도하고 특별한 힘도 가지고 있어요. 마법같은 특별한 힘. 매직. 아직 어리기 때문에 자신의 힘을 제대로 다루는게 어려우니까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연습을 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겉모습만으로 판단을 하고 오해를 하고 겁을 내면서 못되게 굴려고 하지요. 우리도 모두 배우고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자라는데 말이에요.

천시는 초록색인데, 우리 지난 번에 젤리피쉬 책 읽은적 있죠?, 젤리피쉬처럼 투명해서 속이 다 들여다보여. 호텔직원이 되는게 꿈이에요.

탈리아는 노움이고 정원가꾸는 걸 아주 좋아하고 잘 해요. 여자아이인데 턱수염도 있대!

피는 숲 정령이어서 나무와 꽃들과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땅에 손을 넣어서 씨앗들의 노래를 듣기도하고 노란 꽃도 피게 만들었어.

샐은 아주 얌전하고 예민한 아이여서 두려움을 느낄 때는 작은 강아지로 변해. 우리 샐한테 자상하게 잘 해줘야겠다! 그리고 샐은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시어도어는 비늘이 달린 작은 새 처럼 생신 와이번이에요. 감정을 느끼고 대화를 나눌 수 있지. 동전같이 반짝이는 걸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루시. 루시는 장난을 좋아하고 세계를 어둠에 휩싸이게 만들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있어요. 6살! 우리 겸이들이랑 친구다!

표지에서 우리 친구들을 찾아보자! 여기 초록색 천시가 보이네. (...)

빨리 읽어주세요. 재미있겠다!

(엄청 두꺼운 책을 후루룩 넘기던 겸이들, 당황하며.) 어? 그림이 하나도 없네...?

응! 고모가 읽고있는 책인데 너무 재미있어! 나중에 울 겸이들 크면 고모가 이 책 빌려줄께. 그 대신 오늘은 책 맨 뒤랑 맨 앞 표지에 있는 책갈피를 선물로 줄게요! (책갈피가 너무 예쁘다)



기억해야 할 이들과 잊지말아야 할 사건들이 4,5월에는 특히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책을 읽으며 이들을 기억하고 잊지않는 것이라 사건과 인물들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었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몸도 덩달아 콕콕 아파왔다. 그렇게 힘든 날들을 보내다가 5월이 다 지나갈 무렵에 만난 책이 <벼랑 위의 집>이다.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지 몰라도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었다." _p.541_

마법적 존재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홀로 남겨진 아이들은 마법아동 고아원에서 특별한 관리를 받고 있다. 4급 기밀을 지닌 마르시아스섬의 고아원으로 라이너스 베이커가 한달간 파견을 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른 과제랑 별다를 것도 없어. 이런 상황, 전에도 겪어 봤잖아. 해 보자고, 나 자신. 할 수 있어." _p.144_

내용과 글이 재미있다.

인물과 스토리 전개도 흥미롭다.

시선과 관계, 다름과 틀림, 공동체와 어울림등 생각할 거리들이 많이 있다.

"오늘 난 선물이란 어떤 형태도, 크기도 될 수 있다는 것, 또 우리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난다는 걸 알게 됐단다. 베이커 씨? 당신은 오늘 무엇을 배웠습니까?" _p.156_

깔깔거리며 웃다가도 가슴이 몽글몽글해져서 눈물이 맺히기도 하고 인물들의 순수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따뜻한 순간들이 참 많다.

"그래, 훨씬 낫구나. 그리고 앞으로도 아까처럼 겁이 나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변신하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_p.416_

겉 모습이 다르고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관찰받는 대상이 되어야하는 마법적 존재들. 지금의 현실과도 다를 바가 하나도 없음에 화가 나기도 하고 이런 세상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를 새삼 깨닫기도 했다.

집이라는 공간, 그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대해서 보다 더 깊이 머물게 해 주는 책이다. 좋다.

"집이란 그 어디보다도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곳이지. 우리도 그렇지, 얘들아? 우리 집에선 우리들 자신이 되잖아." _p.163_

원서도 찾아보고 작가님 책을 더 찾아봤는데 번역서는 이 책 한 권이고, 다른 책들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원서라도 읽어봐야겠다!!!

지금 바로 읽어보세요! 매우 좋아요, 장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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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가능성 - 나에게로 돌아오는 그림 독서 여정
조민진 지음 / 아트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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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 돌아오는 그림 독서 여정]


<내일의 가능성>


조민진 지음 | 아트북스




작년, 길어진 코로나로 사람들이 지쳤다. 나도 지쳐갔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에 반해 낯선 곳이나 여행지를 현지인마냥 유유자적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코로나가 힘들었다. 훌쩍 떠날 수도 없었고, 마음을 놓고 어디를 갈 수가 없었다. 여행을 못 가면 문화생활이라도 해야하는데, 밀폐된 영화관은 신경이 쓰여서 영화는 집에서 봤다. 전시회는 안가다보니 게을러져서 좋은 전시들이 있어도 그냥 흘려버리게 되었다. 힘들고 지친 경지를 넘어서서 게으름과 익숙해짐의 단계에 이른 것이다.


가끔은 코로나 이 전의 나로 반짝 풀릴 때가 있었다. 예를 들어 제주도로 가족 여행 계획이 잡혔을 때나 부산 국제 영화제 기간이 되었을 때, 또 집에서 멀지않은 미술관에서 좋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대형 전시가 오랫동안 기획 된 것을 보았을 때 등이다. 가족 여행이 다가왔고 코로나는 급격히 심해져서 4번이나 여행이 취소되었다. 부산에 머물고 여유부릴 자금이 없었다. 전시회 기간이 길어서 하루이틀 미루다보니 미리 예약해 놓은 티켓을 쓸 수 있는 날짜는 하루밖에 남지 않아 있었다.




나의 마지막이자 늘 가까운 친구이자 희망은 책. 책으로 작품을 만나보고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곤조곤히 마음을 다스려갔다. 그렇게 검색하고 알아가다가 조민진 작가님의 <모네는 런던의 겨울을 좋아했다는데>를 만나게 되었다. 여행 에세이는 그 곳으로 여행을 떠날 때에만 읽고 보통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평소같았으면 이 책도 그러했을텐데, 작년은 특이한 상황이었으니까.


조민진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 <내일의 가능성>. 제목은 둘째치고 표지가 너무 매력적이다. (나는 표지에 정말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내용은 일단 둘째다. ㅡ_ㅡ;;;) 존 레이버리의 "캐슬로스 자작 부인, 팜스프링스" 부분인데, 앞 뒤가 한 작품으로 연결되어 있다. 책을 읽고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자의 말을 듣고나니 최근에 읽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과 연결이 지어져서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물론 저자는 마지막에 P.S.를 통해서 그림의 인물들이 <슬픔이여 안녕>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 준다. (3부 슬퍼도 걷는다_ 나와 또 다른 나_ p.155-161_)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나는 안의 나이에 이르고서야 이 책을 읽었다. 여름휴가 직전에 카를라 브루니가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려둔 책 사진을 보고 즉흥적으로 '휴가 책'으로 정했다. 가만 보면, 인생을 빛내는 보물은 이렇게나 우연히 만난다." _p.159_


표지가 첫음으로 나의 시선을 끌었다면, 그 다음으로는 부제가 나를 책 속으로 이끌었다. '나에게로 돌아오는 그림 독서 여정'.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도 마음에 들고, 그림도 마음에 들고 독서까지 있으니 일석 삼조가 아니던가! 그림과 독서가 어떻게 나와 조화를 이룰지 궁금해졌다.


<모네는 런던의 겨울을 좋아했다는>는 1년간의 연수 기간 동안의 그림을 중심으로 한 기자이자 작가의 이야기라면, <내일의 가능성>은 퇴사 후 온전히 작가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과 그림에 자신을 담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한 분야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책이 나와서 좋았고, 책이 많이 보이는 그림이 많아서 또 좋았다. 예쁘고 침착해지고 미소가 지어지는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그림을 살며시 살펴보고 작가의 느낌과 나의 느낌은 어디가 같고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해 보는 재미도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있고, 각각에 8권의 책과 그림과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부 어른이 된다는 건

2부 추억하기 좋은 날

3부 슬퍼도 걷는다

4부 새로운 내일


"연애시대의 오브제"를 통해서 오래된 드라마 '연애시대'를 떠올리며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관련된 작품은 웨인 티보의 "두 개의 도넛". 드라마를 열심히 재미있게 보았는데 던킨만 기억나고 바나나 머핀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연애시대>를 다시 읽고 도넛을 사 먹었고, 철 지난 드라마를 다시 봤다. 옛날 책을 다시 읽고, 옛날 드라마를 다시 보는 건 추억 때문이다. 좋았으나 빛바랜 추억은 가끔 덧칠이 필요하다." _1부 어른이 된다는 건_ 연애시대의 오브제_ p.45_




모든 글들은 막힘없이 술술 잘 읽힌다. 책과 그림과 나의 이야기이라는 것도 분명한 매력이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책 이야기만으로도, 그림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좋았을 것 같다는 점. 즉, 잘 어우러지는 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몇몇은 그림과 책을 둘다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하나만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게 정말로 아쉬웠다. 좋은 책이고 마음에 드는 글이기에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내가 회사를 관둔 건 일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더 끌리는 일을 더 자유롭게 실컷 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 그래서 회사에 구속되는 시간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취지가 그랬으니 이제는 스스로 일의 효율과 생산성을 독려하게 된 것이다. 회사 대신 내가 스스로를 완벽하게 구속하겠다는 시도. 자유로워졌지만 자유롭지 않다." _4부 새로운 내일_ 언젠가는 게으르게_ p.216_


이른 새벽과 커피, 그리고 와인을 좋아하는 작가님. 때때로 아침에 마시는 샴페인으로 하루의 기분을 상승시킨다는 작가님. 언제나 중요한 건 상상력과 패기라고 생각한다는 작가님. 전업 작가로서의 조민진 작가님을 응원한다.


"글을 쓰는 일이 본업이 된다면, 고독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사랑을 선택한 이상, 하루하루 충실하게 설레면서 이 길을 가보려 한다." _4부 새로운 내일_ 새로운 사랑 앞에서 퇴로를 끊다_ p.230_


* 아트북스 서포터즈 2기로 도서를 지원받아 흥미롭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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