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의 집
TJ 클룬 지음, 송섬별 옮김 / 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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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와 선택된 아이들]

벼랑 위의 집

TJ 클룬 장편소설

송섬별 옮김 | 든


금요일마다 울 둥이 조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놀이를 한다. 매 주 고모가 어떤 책을 가지고 올지, 무얼하며 놀지 둥이들은 늘 궁금해 한다.

<벼랑 위의 집>에 푸욱 빠져있던 터라 지난 주에는 표지를 보여주면서 둥이들에게 책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집은 바닷가의 절벽 위에 있어요.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할아버지도 고모도 가족이 아무도 없는 여섯 명의 아이들이 아서 원장선생님과 함께 살고있는 집이에요. 이 아이들은 겉모습이 우리와는 조금 다르기도하고 특별한 힘도 가지고 있어요. 마법같은 특별한 힘. 매직. 아직 어리기 때문에 자신의 힘을 제대로 다루는게 어려우니까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연습을 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겉모습만으로 판단을 하고 오해를 하고 겁을 내면서 못되게 굴려고 하지요. 우리도 모두 배우고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자라는데 말이에요.

천시는 초록색인데, 우리 지난 번에 젤리피쉬 책 읽은적 있죠?, 젤리피쉬처럼 투명해서 속이 다 들여다보여. 호텔직원이 되는게 꿈이에요.

탈리아는 노움이고 정원가꾸는 걸 아주 좋아하고 잘 해요. 여자아이인데 턱수염도 있대!

피는 숲 정령이어서 나무와 꽃들과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요. 땅에 손을 넣어서 씨앗들의 노래를 듣기도하고 노란 꽃도 피게 만들었어.

샐은 아주 얌전하고 예민한 아이여서 두려움을 느낄 때는 작은 강아지로 변해. 우리 샐한테 자상하게 잘 해줘야겠다! 그리고 샐은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시어도어는 비늘이 달린 작은 새 처럼 생신 와이번이에요. 감정을 느끼고 대화를 나눌 수 있지. 동전같이 반짝이는 걸 좋아해요.

마지막으로 루시. 루시는 장난을 좋아하고 세계를 어둠에 휩싸이게 만들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있어요. 6살! 우리 겸이들이랑 친구다!

표지에서 우리 친구들을 찾아보자! 여기 초록색 천시가 보이네. (...)

빨리 읽어주세요. 재미있겠다!

(엄청 두꺼운 책을 후루룩 넘기던 겸이들, 당황하며.) 어? 그림이 하나도 없네...?

응! 고모가 읽고있는 책인데 너무 재미있어! 나중에 울 겸이들 크면 고모가 이 책 빌려줄께. 그 대신 오늘은 책 맨 뒤랑 맨 앞 표지에 있는 책갈피를 선물로 줄게요! (책갈피가 너무 예쁘다)



기억해야 할 이들과 잊지말아야 할 사건들이 4,5월에는 특히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책을 읽으며 이들을 기억하고 잊지않는 것이라 사건과 인물들에 관한 책을 꾸준히 읽었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몸도 덩달아 콕콕 아파왔다. 그렇게 힘든 날들을 보내다가 5월이 다 지나갈 무렵에 만난 책이 <벼랑 위의 집>이다.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지 몰라도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었다." _p.541_

마법적 존재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홀로 남겨진 아이들은 마법아동 고아원에서 특별한 관리를 받고 있다. 4급 기밀을 지닌 마르시아스섬의 고아원으로 라이너스 베이커가 한달간 파견을 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른 과제랑 별다를 것도 없어. 이런 상황, 전에도 겪어 봤잖아. 해 보자고, 나 자신. 할 수 있어." _p.144_

내용과 글이 재미있다.

인물과 스토리 전개도 흥미롭다.

시선과 관계, 다름과 틀림, 공동체와 어울림등 생각할 거리들이 많이 있다.

"오늘 난 선물이란 어떤 형태도, 크기도 될 수 있다는 것, 또 우리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난다는 걸 알게 됐단다. 베이커 씨? 당신은 오늘 무엇을 배웠습니까?" _p.156_

깔깔거리며 웃다가도 가슴이 몽글몽글해져서 눈물이 맺히기도 하고 인물들의 순수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따뜻한 순간들이 참 많다.

"그래, 훨씬 낫구나. 그리고 앞으로도 아까처럼 겁이 나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변신하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 _p.416_

겉 모습이 다르고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관찰받는 대상이 되어야하는 마법적 존재들. 지금의 현실과도 다를 바가 하나도 없음에 화가 나기도 하고 이런 세상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를 새삼 깨닫기도 했다.

집이라는 공간, 그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대해서 보다 더 깊이 머물게 해 주는 책이다. 좋다.

"집이란 그 어디보다도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곳이지. 우리도 그렇지, 얘들아? 우리 집에선 우리들 자신이 되잖아." _p.163_

원서도 찾아보고 작가님 책을 더 찾아봤는데 번역서는 이 책 한 권이고, 다른 책들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원서라도 읽어봐야겠다!!!

지금 바로 읽어보세요! 매우 좋아요, 장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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