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아르테미시아 - 최초의 여성주의 화가
메리 D. 개러드 지음, 박찬원 옮김 / 아트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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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성주의 화가]


여기, 아르테미시아


메리 D. 개러드 지음

박찬원 옮김 | 아트북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카라바조를 뛰어넘는 '21세기 슈퍼스타', 이런 호칭을 받고 있는 예술가가 있다. 바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아르테미시아를 안다는 것은 미술에 새롭게 눈뜨는 것이다."

-> 아르테미시아에게 어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을까?


작년부터 꾸준히 여성예술가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자화상 그리는 여자들> - <완전한 이름> - <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


이 세 권의 책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이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라는 이름은 (아마도) 여러 번 들어봤을 것이다. 이름 보다는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나 '회화의 알고리즘' 같은 제목은 잘 기억이 안날 수도 있지만 작품을 보는 순간 아! 탄성이 나오는) 한 작품을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들도 많을 것 같다. 듣고 읽고 잊어버리고를 반복하던 어느 날, <자화상 그리는 여자들>이라는 책을 통해 조금 더 각인이 되었던 그녀. 멋있어요 언니!!!! (멋있으면 다 언니 =ㅁ= v)


전체적으로 여성주의 예술사와 여성 예술가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위 세 권의 책이라면 <여기, 아르테미시아>는 아르테미시아의 삶과 작품을 통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당대의 여성주의 예술가와 그 풍토를 알 수 있다. 흥미로운 부분이 상당하고, 놀랍고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너무 재미있게 집중해서 읽었고 '아하, 모멘트'가 많았었기에 완전 좋다고, 꼭 읽어보라고 가볍게 쓰고 싶지만, 내용이 과히 가볍지는 않다. 작가가 미술사가이고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연구자이기도 해서 쉽게 설명하려고 했겠지만 전문적이고 이해가 다소 어렵거나 그 시대를 다루는 너무 방대한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1장. 아르테미시아와 작가들 - 초기 근대 유럽의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는 전투에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으며 온전한 평등은 여전히 꿈으로 남아 있다. 페미니즘 운동이 한 세대 이상 지속하지 못했다는 것은 슬프게도 사실이다. 물결은 한 번 치고 나갔다가 그 반동으로 다시 밀려나곤 했다. 하지만 페미니즘 물결은 15세기 이후 세기마다 다시 일어났고, 매번 상당한 진전을 가져왔다. _p.70-71_


2,3,4장이 특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신화나 성경에 나오는 여성 인물들과 사건들을 중심으로 한 작품들이 대다수이고, 당대 다른 여성 작가들과 남성 작가들의 작품들과도 비교하면서 설명이 되어 있다. 인물, 표정, 시선, 주름, 소품 등 어느 것 하나 빼놓고 지나갈 수 없다. (성경은 쬐콤 알고 있지만 신화는 잘 몰라서 그 부분이 쏙쏙 떠오르지 않아서 아쉬웠고, 나의 부족함에 통탄스러웠다. 엉엉)




2장. 섹슈얼리티와 성폭력 - 수산나와 루크레티아

3장. 허구적 자아 - 뮤지션과 막달라 마리아

4장. 여성과 정치적 힘 - 유디트


아르테미시아는 단 하나의 이미지를 통해서 성적으로 피해를 당하기 쉬운 여성의 딜레마에 나타난 인간의 여러 면모를 보여주었다. 수산나가 장로들의 성적 괴롭힘에 고통받는 모습이 확연히 보이는 한편, 장로들이 수산나의 자연적 성 정체성을 조종하고 왜곡하는 것에 괴로워하는 그의 심정도 섬세하게 암시하고 있다. _p.80-81_


보통 미술작품을 볼 때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보기 보다는 그 작품이 풍기는 이미지와 내가 느끼는 감정을 나는 중시하는 편이다. 평소대로 아르테미시아의 이 작품들을 감상했다면 깊게 다가가지 못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것이 더 좋았던 이유다. 다행이다싶었다. 아르테미시아의 작품전을 보고싶다. 오래오래 가까이 다가가서 내가 읽은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싶다. 그 누구도 아닌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수잔나와 막달라 마리아와 유디트를.




아르테미시아의 기교는 전통적인 미술사 관행에서 보면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다. 그의 미술에서 스타일 차이는 진화적 미술 정체성의 결과가 아니라 주제의 표현적 도전에 따른 적용이기 때문이다. (...) 아르테미시아의 급진적 페미니즘 표현은 우리의 규칙을 깨뜨렸고 작품의 감정 작업에 젠더라는 차원을 하나 추가했다. _p.129_


5장. 젠더 간 대결 - 여성 우위

6장. 분열된 자아 - 알레고리와 실제

7장. 모계 승계 - 그리니치 천장


악명 높은 여성의 이미지는 잠재적으로 당대 여성들도 공범이라는, 그들 모두 이브의 후손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돈네 인파네'(오명을 입은 여성)라는 이미지는 당대에 드물기에 아르테미시아의 그림들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이다. _p.199_


실제 삶에서, 어머니로서의 위험 부담과 책임감 때문에 많은 여성이 지적 능력을 완전히 발전시키는 일이 어려웠지만, 그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르네상스 페미니스트들은 더 높은 위치를 얻기 위해 싸웠다. 교육 기회에 대한 그들의 열정적인 요구가 명백한 예이며, 그보다는 덜 명백하지만, 여성작가와 예술가는 창작 능력을 이용해 남성주의 담화를 무력화했다. _p.216_




아르테미시아 젠틀레스키는 카라바조의 제자였지만 스승을 뛰어넘는 도전을 서슴지 않고 했다. 미술사나 여성주의에 관련된 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생각해야할 많은 내용들이 들어가 있다. 남성들은 남성 자신들만이 일구어냈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에 여성들이 어떻게 작용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깨닫고 기억해야할 것이며, 여성들은 뒤로 숨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삶에서 깨어나 조금더 세상을 일구어 나가면서 살아가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이것이 페미니즘이 아닐까싶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불편하지만 알아야하는 것이다.


덧.

1. <바로 보는 여성 미술사>라는 책. 여성주의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입문으로 큰 흐름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못 읽었음)

2. 책을 다 읽고나서 알게 된 책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라 - 미술사가 놓친 위대한 여성 예술가 15인>. 이 책을 <여기, 아르테미시아>를 읽기 전에 먼저 읽으면 아르테미시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넓게 알고서 깊게 들어갈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꼭 읽어봐야할 것 듯! (두근두근. 읽을 책이 또 늘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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