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쇄국양이 정책을 고수하던 은둔의 나라 조선이 드디어 문호를 개방하였다. 개화냐 척사냐 두 가지 갈림길에서 개화는 각자의 신념에 의해 또다시 온건, 중도, 급진이라는 분화를 이룬다.  그러나 그들의 공통적으로 지향했던 점은 오직 조선의 부국강병을 위한 것이었다. 물론 일본의 교묘한 술수에 넘어가 친일파가 되거나 또는 서구화를 맹신하거나 친청, 친러의 길을 걷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비교적 저자의 객관적인 관점에서 개화파 15인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사상을 확립하고 여러 정책을 내놓았는지 서술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료를 뒷받침하여 개화파 인물들이 당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을 하였는지 추측해 보게 한다. 저자의 머리말에서도 서술되어 있듯이 망국의 기로에 선 개화파 15인의 선택을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 근현대의 출발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목표인 것이다.
 특히 저자는 온건 개화파에 주목하고 있다. 개화파 15인 중 김옥균을 제일 처음으로 등장시키는 것은 급진적인 개화 정책을 추진하였던 김옥균을 일단 전면에 내세우고 그 후 온건 개화파인 김윤식, 김홍집 등을 내세워 그들을 비교해 보게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독립신문을 창간하는 서재필에 대해 그동안 긍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서재필이 철저한 서구화를 외친 문명개화론자였음을 알게 되었다. 서지필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도 암울한 조선의 현실 때문에 더더욱 조선 정부와 조선인에 대해 냉담하게 행동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도 그는 3.1운동으로 민족의 혼이 깨어 있음을 알고 독립운동에 투신한다.

  또, 초대 주러공사였던 이범진(헤이그 밀사인 이위종의 아버지)은 이번 광복절 특집으로 그의 생애 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나온 이범진의 생애가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고종황제에게 충정을 다하였고 가산을 털어 독립운동을 지원하였으나 끝내 한일합방으로 좌절하여 먼 이국 만리 러시아에서 자결하는 그의 삶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조국의 운명이 하루하루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을때, 그들은 서구 문명과 일본의 개화를 보고 조선의 현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조선의 근대국가 수립을 위하여 다양한 개화 정책을 내놓았다. 강병에 초점을 맞춘 사람도 있었고 부국에 초점을 맞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노선이 달라도 그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한 정책은 교육을 통한 백성들의 계몽이었다. 개화는 오직 백성들의 의식이 바뀔 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진정한 개화를 이룰 수 있음을 그들은 깊이 통찰했던 것이다.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오늘날에도 개화파들의 교육계몽에 대한 생각에 깊이 공감을 느끼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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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도서관 1
요시자키 세이무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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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주의 모든 지식이 이동하기 쉬운 어떤 물건에 담겨 있다면?

2. 책을 빌려드립니다. 대출 기간은 1년입니다.

3. 저자 : 요시자키 세이무
          
 한 아저씨가 가방을 들고 세계 곳곳을 돌며 여행을 한다. 그런데 이 가방은 예사 가방이 아니다. 그 가방은 도서관이다. 세상에 모든 책은 그 가방에 담겨 있다. 가방은 심지어 말도 한다. 괴테의 말을 시기적절 인용하며.  이 가방은 심지어 사람이 들어가 책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밧줄을 매고 들어가지 않으면 가방 안 도서관에서 영영 길을 잃고 만다. 책 대여 기간은 최대 1년. 반납은 어떻게 하냐고? 사서 아저씨는 책을 빌려간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서든 다시 나타나 책을 돌려 받는다. 연체? 대출 연장? 규정상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다. 사서 아저씨는 그런 점에서는 엄격하다.  이 만화는 가방 도서관이 사서 아저씨와 함께 만나는 사람마다 책을 빌려주며 겪는 에피소드들을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아이디어는 좋은 데 만화가 자나치게 정적이라 할까? 가방 도서관의 특징을 에피소드에서 잘 나타나고 있지만 만나는 사람들과 일어나는 이야기는 다소 약하다는 점이 흠이다. 사건 전개를 좀 더 극적이거나 풍부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단선적이라 무엇인가 아쉬운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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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수첩 - 현장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클래식 음악 이야기
김성현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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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장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클래식 음악 이야기

2. 클래식 입문자에게 추천할 만한 책

3. 저자 : 김성현(조선일보 문화부 음악 담당 기자)
       
  내가 처음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릴 때 우리 집에 있던 큰 전축에서 나오는 드보르자크의 레코드에서였다.  책과 음악에 다소 관심을 보였던 엄마가 그 당시 거금을 주고 전축을 구입한 것이다. 거실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던 전축과 그 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신세계 교향곡에 맞추어 나는 온 거실을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다. 음악에 맞추어 마치 내가 무용가가 된 듯.
  선율에 온 몸을 맡기며 나는 어린 마음이지만 희열을 맛 보았다.  시간이 흘러 그 전축은 우리 집 벽면을 장식하게 되고, 씨디가 대세가 되면서 크기는 훨씬 작으면서 더 좋은 성능의 오디오를 구입하게 되었다. 아빠가 클래식 씨디를 사오기 시작하면서 주빈 메타가 지휘하고 세계 3대 테너가 미국 월드컵을 기념하며 공연했던 음악을 듣기 시작하였다.  중학교 시절 ’동물의 사육제’, ’사계’, 슈베르트의 가곡집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했던 ’레 미제라블’ 음악까지.
  대학 4학년 때 임용고시 준비를 하면서 나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음악은 쇼팽의 즉흥 환상곡과 쇼팽의 ’발라드 1번’이 었다. 씨디 플레이어에서 들려오는 발라드 1번의 선율을 더듬어 가며 나는 시험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리고 굴드가 연주하는 바흐의 골든베르크 연주 등. 클래식 음악은 생각해 보면 나의 마음 한 쪽에 큰 흔적을 남겨왔다.  내 몸에 새겨진 유전자와 같이 그것은 고비 때마다 생각나게 하는 음악이다.
 그리고 서른이 되면서 더 클래식에 마음이 가기 시작하였다. 노다메 칸타빌레라는 만화를 보면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7번은 피아노 협주곡의 참맛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클래식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니 음반도 사서 들어보고 또 클래식에 대해 좀 더 지식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래식 수첩’은 클래식에 대해 문외한인 나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책이다.  책 표지에도 쓰여 있듯이 현장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클래식 음악 이야기는 어렵기만 한 음악사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클래식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들과 거장들의 일화, 음반에 얽힌 이야기 등을 쉽고 친근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100가지의 소소한 이야기들은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어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클래식을 처음 접하고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에게 아주 적합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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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베토벤 : 교향곡 5번 & 7번 - DG Originals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작곡, Carlos Kleiber 지휘, / DG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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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명연주 5번 2악장, 3악장 전율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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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논술 개념사전 - 뉴스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60개의 주제로 꿰뚫는 시사 상식 개념사전 시리즈
김찬환 외 지음, 남경희 외 감수 / 아울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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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이라는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관념 속에서 공통적인 요소를 뽑아내어 종합한 하나의 관념.'이라 나와 있다. 이 의미는 각 개인이 살아온 환경과 경험, 느낌과 학습으로부터 형성된 관념들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개념은 사람마다 다르게 형성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므로 개념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의 경험과 학습의 종합적인 산물이라 할 수 있다.  

 학습에 있어서도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에게 핵심 개념을 잘 알아야 문제해결을 정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애매모호한 개념은 애매한 결과를 낳는다. 특히 논술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학습 풍조에서 자신의 사고를 논리적이고 조직적으로 풀어내려면 정확한 개념을 많이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시사논술 개념사전"은 초등3학년부터 예비중학생을 대상으로 사회, 경제, 과학 분야의 60개 주제로 시사 상식을 알려주고 있다. 두께가 제법되는 이 책은 표지에 '개인 우주 여행 시대, 새로운 자원의 보고, 바다, 암 극복의 길이 보인다, 환경 노력한 만큼 좋아져'와 같이 이 책이 담고 있는 분야들을 함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아이들에게 친근할 수 있도록 만화체의 그림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집필진들은 교육대학교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한 초등교사와 대학 교수들이라 이 책의 주대상인 어린이를 충분히 고려하여 신뢰감을 주고 있다. 

 책 내용은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역사, 환경 중에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우리가 관심이 많은 표제어를 선정하여 초등 학생 어린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본문 옆에 개념과 관련된 읽을거리와 이미지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시각적 이해를 돕고 더 잘 기억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용어 해설'란은 어려운 어휘를 풀이하여 본문을 읽는 중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점도 잘 되어 있다. '생각해보자'는 개념을 익힌 후 개념이 들어있는 문제를 제시하여 어린이가 자신만의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점도 돋보이는 구성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사건과 현상들을 논리적이고 분석적으로 사고하는 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이 개념을 잘 형성하여 어떤 현상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자신있게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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