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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분이의 약속 ㅣ 꿈터 책바보 21
김원선 지음, 이유나 그림 / 꿈터 / 2022년 12월
평점 :
꿈에서도 그리운 내 동생을 드디어 만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1948년, 분이 아버지는 사상 검열로 더 이상 평양에 있을 수 없게 되자, 경성으로 떠난다. 아버지의 소식이 끊기면서 분이 어머니는 가족을 일부 데리고 아버지를 찾아 남쪽으로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이미 남쪽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감시가 심해지자 할머니와 어린 동생 둘은 평양에 남게 된다. 어머니와 분이는 갖은 고초를 겪으며 어렵게 남쪽으로 떠나게 되고 여러 번 어려운 고비를 넘긴다. 임신한 어머니는 남동생을 낳게 되고 어린 아기가 폐렴에 걸려 죽을 번 하기도 하지만 결국 분이는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휴전선에 가로 막혀 결국 북에 두고 온 어린 두 동생이 평생 가슴에 한으로 파묻히게 된다. 꿈에서도 보고 싶고, 그리워했던 순이, 옥이 동생들...오랜 세월이 흘러 강분이 할머니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최종 상봉자로 당첨되어 오매불망 동생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어느덧 한국 전쟁은 우리 역사 뒷 편에 훨씬 밀려나게 되었다. 70여년 전, 일본의 압제에서 벗어난지 겨우 얼마 되지 않아 동족 간의 비극은 개개인의 가족들이 헤어질 수 밖에 없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휴전선에 가로 막혀 정치적인 이유로 가족을 만난 수 없다는 것은 얼마나 사무친 한이 될 수 밖에 없을까, 얼마 전 국내 방송사 다큐에서 실향민 할아버지의 사연을 보았다. 할아버지는 북에 있는 자신의 고향과 부모님을 너무나 그리워하셨다. 다큐에서는 신기술을 이용해 현재 할아버지의 고향 모습을 촬영한 것을 토대로 할아버지가 실제 그 고향을 방문한 것처럼 가상 현실을 만들었다. 드넓은 평야와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 현실처럼 고향에 왔다고 생각한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면서 신발을 벗고 이미 돌아가셨을 부모님을 향해 절을 하셨다. 아이처럼 엉엉 울며 어머니, 아버지를 부르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헤어진 가족을 끝없이 그리워하는, 다시 만나고 싶은 그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1948년 분이의 약속'은 어린이 동화로 전쟁으로 가족이 헤어지는 비극이 어떠한지 어린이들이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좋은 동화라 생각된다. 아이들이 가족의 소중함과 역사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