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 - 증보판
장선용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199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리책하면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는 게 보통인데.. 물론 처음 펼칠 때까지는 그럴 생각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사진이 없는 요리책을 중간중간 훑어보는데 뭔가 와 닿지 않았다. 아니 그 보단 이건 그렇게 보는 책이 아니란 말이 맞을 것 같다. 처음부터 다시 차례대로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비로소 책의 진가를 느끼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특별한 요리법이 있는 게 아니라 어머니의 정성이 듬뿍 담긴 깔끔한 상차림을 배울 수 있다. 자주 상에 오르고 먹어보던 것들도 그 맛을 따라잡기 쉽지 않았다. 작은 손맛에서 나는 차이를 일정한 맛을 내도록 쉬운 말로 알려준다. 멀리 떨어져 있는 며느리에게 편지형식으로 보내준 요리법이 책으로 나오게 된 배경을 알면 더 이해가 되는 책이다. 즉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걸 해보려다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전화로 물어볼 때가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이 책을 뒤적이면 될 테니 말이다. 방법들도 한가지가 아니라 식성대로 만들 수 있게 몇 가지 덧붙여 놓아 입맛 따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지혜롭고 알뜰한 어머니에게 듣는 연륜에서 나오는 비결이라든지 요령도 배울 수 있으니 그만큼 시간이 절약되는 것 같다.

화보가 없는 요리책에 습관이 안되어 아쉽기도 하지만 3단으로 나뉘어 그리 혼란스럽지 않다. 어릴 때 보았던 어머니의 요리노트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으니까... 가끔 TV요리프로를 보며 노트에 적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런 요리노트 같기 때문이다. 밑줄 치고 동그라미하며 나중에 만들 때 보기 쉽도록 표시를 해가며 단숨에 읽은 요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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