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호텔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
브렌다 기버슨 지음, 이명희 옮김, 미간로이드 그림 / 마루벌 / 199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시중에 나와 있는 권장목록을 그리 즐겨 찾지 않는다. 몇 번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나온 지 오래된 책은 가끔 놓칠 때가 있다. <선인장 호텔>은 우연히 지나간 목록 중에 발견하고 그리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이젠 따뜻한 과학책이 됐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중후한 느낌마저 주는 그림 톤과 우뚝우뚝 솟은 선인장들이 심상찮은 분위기를 준다. 고운 가루를 흩뿌린 듯한 선인장의 까만 씨들과 가시 하나 하나까지 섬세한 표현에 놀라게 된다. 그러다 점점 커지는 선인장의 크기가 엄마 손 한 뼘에서 다섯 살 아이 키만큼 자라더니 엄마 키 두 배만큼, 다시 아빠 키 열 배나 자란다는 이야기에 아이는 엄마를, 아빠를 번갈아 돌아본다. 점점 감탄사도 더 해가며... 이백 년이나 산다는 시간은 짐작할 수 없겠지만. 사람이나 동물, 식물이 살아가기에 척박한 환경에서 묵묵히 자연에 순응하며 역할을 다하는 오히려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구아나 선인장에서 숭고함까지 느껴진다.

더불어 책을 덮으며 스치는 생각은 우리 부모님들의 삶과 닮아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수명에 두 세배라는 것 말고는, 자신은 없고 오직 후손들 잘 되기만 바라는 헌신적인 부모님들의 사랑이 그것만 못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