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들의 섬 비룡소의 그림동화 76
요르크 뮐러 그림, 요르크 슈타이너 글, 김라합 옮김 / 비룡소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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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이야기지만 현대인의 삶을 빗대어 꼬집는 어른들의 가슴을 두드리는 내용입니다. 사진이라 느낄 정도로 사실적인 그림과 섬뜩하기까지 한 이야기가 읽으면서 마음이 무겁더군요. 먹고 잠자리만 있으면 그 곳에 자유가 없고 구속과 억압이 있더라도 아니 미래가 없는데도 안주하고 마는 회색토끼가 안타깝습니다. 사각의 답답한 토끼 공장은 토끼 사육장입니다. 철창 속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운반되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살만 찌우고 있는 토끼들의 운명이 살아있다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갈색토끼의 출현으로 회색토끼도 탈출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새로운 생활에 두려움을 느끼고 예전의 도저히 돌아가고 싶지 않을 공장 같은 사육장으로 돌아가고 마는군요. 멀어져 가는 용기 있는 갈색토끼를 바라보는 회색토끼의 부러움이 가득한 애처로운 눈빛이 한동안 떠나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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