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시 아키코의 책을 접하게 되면서 남자아이라 어떨까 하며 보여주는데 항상 아이의 반응에 놀란답니다. 살며시 몸을 기대오기도 하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기도 한답니다. <은지와 푹신이>도 혼자서 가만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읽어달라고 가지고도 오고 그럽니다. 아이에게도 제일 먼저 사준 로봇을 가장 아끼는 마음이 있더군요. 워낙 로봇을 좋아하니 자꾸 다른 것을 사달라고 하지만 그래도 처음 정이 들었던 로봇이 힘도 제일 세고, 변신도 잘 하고, 착하고, 멋지고 등 뭐든지 일등으로 설정합니다. 그런 걸 보니 아이들의 마음이 비슷한가 봅니다. 제목만으론 끌리지 않던데 좋은 서평에 결국 보게 되었지요. 역시 하야시 아키코란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아이가 가장 아끼는 책이랍니다. 푹신이와 은지의 추억이 소록소록 쌓여 가는 정겨운 그림에 아이는 미소짓는답니다. 가끔 아이랑 기차를 타고 가던 일도 떠오르고 아이도 그 기억이 새롭게 다가오나 봅니다. 은지가 푹신이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유리창문에 얼굴을 기댄 것을 보고 창문에 얼굴을 대면 이렇게 되는 거라며 가리킵니다. 그림보다 글을 읽어주기 바쁜 엄마보다 먼저 발견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출입문에 꼬리가 끼어 꼼짝 못하는 푹신이를 보고 웃습니다. 잔잔하게 흐르는 이야기가 아이들의 시선이라서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